색깔 먹는 괴물 다릿돌읽기
김해우 지음, 이수영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에게 하는 잔소리 중 '책 좀 읽어라!'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잔소리 중의 하나이지요. 책 읽기가 숙제이자 학습이자, 공부가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책 읽기는 정말 하기 싫은 것 중의 하나일지 모릅니다. 물론 책 읽는 일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단순히 재미있게 책 읽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고 깨닫는 것 외에도 독후감도 써야한다고 하죠. 그러니 아이들에게 책 읽기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 책 속의 주인공 무현이 역시 우리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네요.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무현이를 통해 아이들은 많은 공감을 하게 될 거 같아요.

 

 

'이놈의 책만 아니면 지금쯤 친구들하고 신 나게 놀고 있을 텐데...' (본문 8p)

 

어제저녁 엄마가 방에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적어놓은 규칙에는 하루에 1시간 이상 책을 읽고, 일주일에 3권 이상 책을 읽고, 책을 읽은 뒤에는 독서 감상문을 꼭 쓰라는 것이었지요. 만화책은 물로 안되구요. 무현이에게 책 읽는 것보다 더 지독한 건 독서 감상문 쓰기입니다. 느낀 점도 없는데 억지로 꾸며서 글을 쓰느니 차라리 바퀴벌레랑 잠을 자는 게 낫을 거 같아요. 무현이는 독서 감상문 쓸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픕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책상 위에 새 책이 놓여 있었지요. 엄마가 좋아하는 '엄동한' 작가의 책이었지요. 무현이는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얘기를 꾸며 대는 데 천재인 이 작가에게 '엉뚱한'이라는 별명을 지어 줬습니다. 무현이는 작가들이 글을 쓰지 않으면 자신이 책 때문에 시달릴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엉뚱한 작가에게 항의 편지를 보내기로 합니다. 책 뒤표지 안쪽에 쓰여있는 이메일 주소로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똑똑하고 생각도 아주 잘하고 있다. 작가님 책은 아주아주 지루하고 재미없으니 제발 글 같은 거 쓰지 말아라. 작가님도 글 쓰는 시간에 펑펑 놀면 좋지 않느냐' 라는 식의 글을 보내지요. 그리고 다음 날, 무현이는 작가로부터 답장을 받습니다. 답장에는 엉뚱한 작가의 특별한 제의가 담겨 있었습니다.

 

작가는 무현이를 위해 책을 한 권 보내주기로 합니다. 아직 미완성 된 책인데, 작가는 무현이가 책 속에 나온 수수께끼를 풀면 그 답대로 글을 쓰기로 합니다. 수수께끼를 다 풀어서 책을 완성하게 되면, 대신 부모님에게 편지를 써 주기로 하셨어요.

'무현이는 굉장히 똑똑하고 생각이 깊어서 책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절대 무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지 마세요' 라고 말이에요. 무현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며칠 뒤, 무현이에게 <<색깔 먹는 괴물>>이라는 제목의 책이 도착했고, 엉뚱한 작가가 말한 대로 미완성된 책이었지요. 무현이는 책 읽는 건 싫었지만 정말일지 궁금해서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우주에 떠 있는 작은 별에는 어린이만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하게 생긴 괴물이 나타났지요. 괴물은 수수께끼를 내서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색깔을 하나씩 먹겠다고 했지요. 처음에는 초록색이 사라졌고,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보라색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으로 코코가 남았지요. 코코는 용기를 내서 괴물에게 자신을 도와줄 친구를 찾도록 허락해달라고 합니다. 무현이는 책 속의 코코와 눈이 딱 마주쳤고, 무현이는 코코의 간절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지요. 그리고 무현이는 코코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무현이는 자신만의 생각과 상상력으로 코코를 도와주었고 엉뚱한 작가의 말처럼 책은 무현이가 수수께끼를 푼 답대로 쓰여지고 있었지요. 무현이의 도움으로 코코네 별은 뺏았겼던 색깔을 모두 찾게 됩니다. 그리고 엉뚱한 작가는 무현이와 약속한대로 부모님에게 편지를 써주었지요. 부모님은 책을 안 읽어도 되고, 독서 감상문도 쓸 필요 없으며 만화책도 실컷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무현이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지요.

 

"엄마가 그동안 너희들한테 괴물처럼 군 것 같아. 너희들한테는 나름대로 색깔이 있는데 그걸 엄마 맘대로 뺏으려고 했어. 이제부터는 안 그럴게. 공부해라, 책 읽어라 잔소리하지 않을 테니까 맘껏 뛰어놀아. 엄마는 너희를 믿어!" (본문 100p)

 

<<색깔 먹는 괴물>>은 무현이를 통해 책 읽고 독후감을 써야하는 어린이들의 고통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무현이를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고 위안을 얻지요. 그리고 책 읽기가 그리 나쁜 것이 아님을 스스로 깨닫게 합니다. 더불어 어른들을 향한 질책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책 속의 문구처럼, 부모는 아이들만의 색깔을 마음대로 빼앗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지요. 어른들이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자신의 개성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 그들이 가진 색깔을 어른들은 보지 못했나 봅니다. 뚝딱뚝딱 만들기를 잘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작은 아들, 그 아이만이 가진 색깔을 존중해 주어야 겠어요. 오늘아침까지도 한참을 늘어놓은 잔소리가 너무 미안해집니다. 책 속에서 또 다른 책을 만날 수 있는 구성이 참 재미있는 이야기였어요. 언급할 수 없는 놀라운 비밀(반전?)도 즐거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 되어줄 듯 싶네요.

 

 

(이미지출처: '색깔 먹는 괴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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