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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 - 동화로 읽는 어린이 인권
서지원 지음, 윤세정 그림, 국제앰네스티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올해가 아동의 권리 내용을 담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된 1989년으로부터 25주년 되는 해라고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보호받아야 할 다섯 명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 부록에 수록된 유엔 아동 권리 협약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19조 '우리의 부모님이나 다른 보호자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우리에게 폭력을 쓰거나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시사프로그램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칠곡 계모 사건에 대해 좀더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선생님, 계모의 삼촌까지 계모의 폭력에 대해 신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정부의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아이는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된 지 25주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단 이뿐만 아닙니다. 세상 곳곳에는 생명을 보호받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난민이 되었을 때 특별한 보호와 도움을 받아야 할 권리와 제대로 먹고 교육받을 수 있는 생활수준에서 자랄 권리, 교육받을 권리, 위험하거나 교육에 방해가 되거나 몸과 마음에 해가 되는 노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권리,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성과 관련된 활동에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권리 등등의 권리부터도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은 있습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어린들이에게 희망과 행복 그리고 꿈을 선물할 수 있으며, 그 어린이들은 더 큰 희망이 될 수 있으니까요.
실화를 바탕으로 썼기에 더 아프고 슬픕니다. 지난 주말 SBS <희망 TV>에서 질병과 가난, 배고픔에 힘겨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참 많이 울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눈물을 글썽이게 되네요. 유럽하고 가깝고, 아프리카의 야생동물과 식물들을 보호하는 국립공원이 있어 일 년 내내 관광객들이 많은 나라 세네갈, 하지만 그곳에 사는 발다는 언제나 빨간 깡통을 매달고 구걸을 해야합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발다가 배고프고 매질에도 참을 수 있지만 제일 참을 수 없는 건 가족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배불리 먹인다는 삼촌의 말을 믿고 부모님은 발다를 보냈지만, 삼촌은 발다를 팔았어요. 그때부터 지저분한 다카르 거리에서 구걸을 하게 되었지요. 매질에 아픈 몸에 이끌고 도망친 발다는 다행히 아동 보호소인 '어린이제국'에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습니다. 마라부에는 학대와 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이 다카르에만 1만 명, 세네갈 전체에 10만 명이나 있다고 하네요.
16세 소녀 조지안은 산만하다고, 쌍둥이라고, 손이 축축하다고, 간질에 걸렸다고, 몽유병에 걸렸다고 마녀로 몰려 어른들에게 사냥을 당하는 콩고민주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 마녀로 지목받지 않기 위해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가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했던 조지안은 결국 마녀로 지목을 받게 되고, 마녀로 지목되어 창고에 갇혀있던 카빌라와 도망을 치게 됩니다. 다행이도 어린이를 보호하는 인권단체인 '어린이들의 목소리'에서 도움을 받게 되었지요. 부모들이 아이들을 돌볼 능력이 없어서 아이들을 키울 수 없어서, 지독한 가난과 미신 때문에 아이들을 내쫓을 구실을 찾으려고 마귀와 마녀라는 누명을 씌워 아이들을 마귀로 몰아 길거리로 내쫓는 현실에 분통이 터집니다.
중아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는 13세 소년 소피는 지뢰를 밟아 한쪽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신의 저항군으로부터 부모를 잃고 강제로 나치되어 소년병이 된 소피는 한쪽 다리를 잃고서야 자유를 찾았지요. 하지만 전쟁의 상처가 너무도 컸습니다. 수단에 사는 아홉 살의 아북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물을 길어오는 일을 합니다. 수단의 소원은 학교에 가는 것이지요. 다행히 한국 자원봉사자들이 학교를 지으면서 수단은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대한이는 청각장애인입니다. 그런데 학교 옆에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환하고 밝았던 학교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일조권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요.
앞으로 나는 전쟁을 반대하고, 소년병을 반대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지구의 평화와 어린이 인권을 지키는 일에 앞장섰으면 합니다. (본문 72p)
어린이 인권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는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지요.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는 어른들로 인해 어른인 것이 부끄럽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입니다. 어린이들이 어린이답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마땅히 어른인 우리가 해야할 일임에도 어른들은 그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네요. 어른들 모두가 어린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고 살 수 있는 그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어린이 인권을 알고,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이가 있는지, 또 그러한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 날은 더욱 빨리 오지 않을까요?
실화를 바탕으로 쓴 동화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를 통해서 우리 어린이들이 어린이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지구촌에 함께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깨닫는다면 더욱 기쁜 일이겠지요.
(이미지출처: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 주세요!'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