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 피천득 동화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8
피천득 글, 권세혁 그림 / 현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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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피천득의 동화 '자전거'로 만든 그림책 <<자전거>>가 현북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자전거'는 피천득의 시문집 <금아신문선>에 처음 실린 작품으로 자신보다 조금 더 큰 아이의 자전거를 부러워하는 어린 아이의 마음을 일화로 풀어낸 동화입니다. 누구나 자전거에 대한 추억 한 가지씩은 있게 마련이지요. 저는 어릴 때 뒷자리에 동생을 태우고 신나게 비탈길을 내려오다가 브레이크를 잡지 못해 그대로 곤두박질 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한테 혼날까봐 가슴을 졸였었지요. 간혹 자전거를 타는 날이면 이런 어린 시절의 그 추억이 떠오르곤 한답니다. 우리 집 두 아이도 모두 자전거에 대한 추억이 하나씩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엄마인 제가 아이들과 자전거를 통해 기억하고 있는 추억과는 또 다른 기억들을 가지고 있겠지요? 그리고 여기에 현북스의 <<자전거>>가 또 다른 추억 하나를 더해줄 듯 싶네요.

 

 

칠성이는 남이네 단골 반찬 가게 심부름하는 소년입니다. 남이는 자전거를 타는 칠성이를 불러 자전거를 태워달라고 조릅니다. 다쳐서 안된다고 해도, 어머니가 아시면 큰일 난다고 해도 남이가 하도 조르는 탓에 칠성이는 마지못해 남이를 안아서 자전거 앞채에다가 두 다리를 한편으로 뻗게 모로 앉혔지요. 칠성이는 조금 끌고 가다가 나는 듯이 올라탔습니다. 자전거 맛이란 엄마가 사다 준 게으름뱅이 세발자전거에다 댈 바가 아니었지요. 남이는 '나는 언제 커서 자전거를 타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나.' 라는 생각에 칠성이가 퍽 부러웠지요.

 

 

칠성이가 내리라 하지만 남이는 다신 태워 달라지 않을 테니 더 태워달라고 합니다. 남이는 자신의 자돋차, 마차, 집 짓는 나무 등 자신의 장난감을 구경시켜 준다며 계속 조릅니다. 칠성이도 남이가 하도 타고 싶어 하는 것이 애처로워서 계속 태워줍니다. 그렇게 타고 얼마쯤 달리니 앞바퀴에서 '스르르'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남이가 살펴보니 제 구두가 앞바퀴 가장자리에 스쳐서 그런 소리가 나는 것이었죠. 남이가 재미있어 제 구두 끝에 더 가까이 갖다 댔더니 이번에는 '치이 치이'하는 소리가 나네요. 칠성이가 발이 바퀴에 가 끼면 부러진다며 머라하니 얼른 발을 치우지만, 남이는 그 스치는 소리가 재미나서 자꾸 갖다 대고 싶었지요. 몇 번이나 대려다가는 말고, 대려다가는 말고 하던 남이는 결국은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정신이 들어 눈을 떠 보니 발 하나가 하얀 붕대로 감겨 있네요. 발이 아프다고 우는 남이는 어느 새 칠성이가 걱정되었습니다. 엄마가 어린아이 하자는 대로 한 칠성이를 타박하자 남이는 얼른 자신의 잘못이라며 칠성이 걱정을 합니다. 칠성이는 남이가 걱정되어 해쓱한 얼굴로 서 있습니다. 엄마는 걱정말고 그만 가보라고 하지만, 남이는 칠성이를 부릅니다. 칠성이에게 장난감을 구경시켜줘야 하니까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세계를 동경하곤 합니다. 자신은 게으름뱅이 세 발 자전거를 타야하지만, 칠성이와 같은 어른들은 두 발 자전거를 탈 수 있으니까요. 이 그림책 <<자전거>>에는 이런 아이들이 마음이 잘 녹아있습니다. 칠성이는 그런 남이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었지요. 그런 칠성이가 고마웠는지 장난감을 보여주겠다는 남이의 마음도 참 예쁘고 순수하네요. 남이의 순수함, 칠성이의 이해심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남이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엿보고, 칠성이를 통해 부모가 해주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마음 따뜻해지는 그림책 <<자전거>>였습니다.

 

(이미지출처: '자전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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