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보물 상자 노란상상 그림책 15
마거릿 와일드 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김선희 옮김 / 노란상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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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챙기게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값이 나가는 비싼 물건이나 소중한 물건을 가지고 피난을 가게 되겠지요? 저 역시도 우리 가족의 안위를 먼저 챙긴 후에는 돈이 되는 물건들을 챙길 듯 합니다. 그런데 오늘,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적인 그림책을 읽어보게 되었네요.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챙겨야 하는 것은 돈이 되는 물건이 아니라, 희망과 용기를 먼저 챙겨야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그림책이었습니다.

 

 

도서관에 폭탄이 떨어져 모든 것이 불타 버렸습니다. 새까맣게 타 버린 종잇조각이 힘없이 날아다녔지요. 콜라주 기법으로 그려진 기법 속에 흩날리는 종잇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희망의 노래, 희망, 우리의 꿈, 위로, 소중한 등등. 절망 속에서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지요. 그렇게 도서관이 불타 모든 책들이 새까맣게 타 버리자 남은 것이라고 단 한 권의 책뿐이습니다. 바로 피터 아빠가 공부하려고 도서관에서 빌려 왔던 책이죠. 가장 아끼는 책이기도 합니다. 군인들이 모두 나오라고 명령하자 아빠는, 보물을 무사히 잘 지켜 줄 네모난 상자를 꺼냈습니다.

 

 

"보물이라고요? 우리 집에는 돈이나 보석도 없잖아요."

"이 책에는 우리 민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단다. 우리들의 이야기가 바로 보물이지. 돈이나 보석보다 귀한 보물." (본문 中)

 

피터는 아빠와 함께 불타는 마을의 집들을 뒤로한 채 사람들 틈에 끼어 몇 날 며칠 동안 걸었습니다. 길에서, 울타리 밑에서, 웅덩이 속에서 웅크린 채 잠을 잤지요. 헌데 날이 갈수록 아빠는 기운을 잃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피터에게 속삭였지요.

 

 

"피터, 용기를 잃지 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우리의 보물을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약속해다오." (본문 中)

 

다음 날 아침, 아빠는 깨어나지 못했고, 피터는 여행 가방 대신 보물이 담긴 상자를 들었어요. 마지막 마을에 도착했을 즈음, 팔이 아픈 피터는 더 이상 상자를 들고 산을 넘을 수 없었고, 마을 끝자락에 있는 오두막 집 앞에 있는 늙은 보리수나무 아래 상자를 묻었습니다. 폭탄이 터져도 불이 나도 끄덕없을 거 같았지요. 낯선 나라로 가게 된 피터는 어른이 되었고, 문득문득 아빠와 아빠가 아꼈던 그 책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을 때, 피터는 그 오두막을 찾아갔습니다.

 

 

피터는 마당에서 놀고 있는 여자 아이에게 보물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함께 상자 꺼내는 일을 도와주던 아이는 보물이 그냥 책이라는 것에 실망했지만 피터는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민족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가 돈이나 보석보다 귀한 보물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지요. 상자를 가지고 어릴 적 살던 마을로 돌아온 피터는 새 책이 가득한 새로운 도서관에 책을 꽂았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말이죠. 어린시절 아빠와의 약속을 마침내 지키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보물 상자>>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와 진정한 보물이라는 것은 돈이나 보석이 아닌, 우리 민족의 이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보물을 지키겠다는 약속은 피터를 절망 속에서 용기를 내게 해주었고, 전쟁이 끝나고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을 잊어버릴지도 모를 어린시절의 기억, 잃어버린 고향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아버지로 인해 잃어버리지 않았던 희망, 용기 그리고 기억들은 이제 피터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우리 문화와 얼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문득 생각해보게 됩니다.

 

짧은 그림책 속에 희망, 진정한 보물의 의미와 감동까지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절망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것인지를 너무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었어요. 무엇보다 우리 이야기,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잊지 않아야함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 민족의 얼, 그것이 바로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어줌을 우리 아이들도 오랫동안 기억해준다면 좋겠습니다.

 

(이미지출처: '아버지의 보물 상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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