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원투 펀치 라임 청소년 문학 3
에린 제이드 랭 지음, 전지숙 옮김 / 라임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푸른숲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새로 선보인 브랜드 <라임 청소년 문학> 시리즈는 요즘 내가 빠짐없이 읽고 있는 책이다. 청소년 딸을 둔 엄마인 나에게 청소년들의 고민, 그들만의 문화 등을 이해하는데 청소년 문학은 나의 가장 좋은 육아서가 되어주는 탓이다. <<내 인생의 원투 펀치>>는 강제 전학 위기에 놓은 마크 트웨인 고등학교의 짱인 데인과 걸핏하면 친구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는 다운 증후군 소년 빌리와의 특별한 우정을 담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문학에서 이 주제는 그리 신선한 소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재는 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약자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은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아 늘 배우게 된다는 점도 좋다. 더욱이 여기에 특별한 양념을 가미하여 스토리에 재미를 더하고 있는 이 책은 그 재미와 감동이 두배가 된다.

 

데인이 빌리를 처음 본건, 빨강색 무스탕 자동차를 타고 있던 녀석에게 폭력을 휘두를 때였다. 데인의 싸움은 언제나 손바닥이 가려워지면서 시작되었고, 그 가려움은 싸움이 끝나면 사라졌다. 사실 데인은 이 주먹질 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나기 일보 직전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진즉 교문 밖으로 내쳐졌을 것이지만. 데인의 집 바로 건너편에는 키가 작고 약간 통통한데다 눈꺼풀부터 팔까지 모든 것이 무겁게 축 늘어져 있는 빌리가 이사를 왔다. 데인은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빌리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경고했다.

 

"운 좋은 줄 알아. 난 너처럼 덜떨어진 애는 안 때리거든."

"나, 덜떨어진 애 아냐." (본문 11p)

 

학교 가는 길, 빌리가 자신을 잡으러 오는 아이들을 피해 데인을 따라다닌 일을 선생님이 알게 되고, 선생님은 데인이 빌리를 잘 보살핀다면 등교 정지나 강제 전학을 당하지 않게 되며 징계 기록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데인은 빌리를 도와주기로 하는데, 빌리는 데인에게 아빠를 찾는 일과 싸움하는 걸 가르쳐달라고 부탁한다. 말도 안되는 빌리의 제안이었지만, 데인은 빌리의 제안을 들어주기로 한다. 빌리는 자신을 도와주면 데인의 아빠를 찾는 일을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데인은 아빠를 찾고 싶지 않다. 이 특별한 거래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빌리의 아빠가 지리부도에 남겨놓은 퀴즈를 통해 빌리의 아빠가 있음직한 곳의 단서를 풀어나간다. 빌리는 엄마의 차를, 데인은 엄마가 당첨되어 벽에 걸어둔 복권들을 꺼내들고 빌리의 아빠가 있는 곳으로 떠난다. 그러던 중 데인은 빌리와 아빠의 관계를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질문들이 아니야, 질문이지. 질문은 하나야, 왜 때리는 걸까?'

난 이후 사실상 빌리는 줄곧 그것을 내게 묻고 있었다.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이다. 빌리는 여전히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본문 330p)

 

자신의 징계 기록을 없애기 위해 빌리를 보살펴 주기로 한 데인, 하지만 데인은 점점 빌리를 친구로서 생각하게 되었고, 빌리를 통해 자신이 휘둘렀던 폭력에 대한 부끄러움도 깨닫는다. 빌리와 데인이 보여주는 우정은 웃음과 감동을 선물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한 부모 가정이라는 점인데,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두 엄마의 모습은 진한 모성애와 함께 엄마의 내 모습도 되돌아보게 한다.

<<내 인생의 원투 펀치>>는 다운 증후군 소년과의 특별한 우정을 담은 책이다. 다소 식상할 수 있을 법한 소재에 갖가지 양념을 첨가하여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으며, 그 안에 한 부모 가정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도 녹아내어 폭넓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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