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보푸리
다카하시 노조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는 망가져서 볼품없어 보이는 장난감에 애착을 보이는 아들, 이제는 기억마저 퇴색되어버린 작은 수첩을 아끼고 아끼는 딸.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져버릴 때도 되었건만, 엄마인 저는 그런 아이들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이해하려 애쓰고 있을 뿐이죠. 그러다 기가막힌 책을 한 권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내 친구 보푸리>>라는 이 그림책이지요. 콜라주 기법으로 그려진 4~7세를 대상으로 한 이 작품은 아이들의 마음을 정말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어른들은 볼 수 없는 아이들만의 세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도 그림책 한 권으로 우리 아이들을 이해해갑니다.

 

 

귀여운 주인공 여자아이는 노란색 스웨터를 입고 있습니다. 아이는 이 스웨터를 제일 좋아하지요. 아이가 이 스웨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옷은 더럽히면 야단을 맞지만, 이 옷은 더러워져도 괜찮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옷에는 아이의 친구인 보푸리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 옷을 입으면 보푸리랑 맘껏 놀 수 있어 정말 좋지요. 스웨터가 더러워지면 보푸리랑 같이 빨래를 할 수 있지요. 낡은 스웨터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은 어른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있는 것이었네요.

 

 

아이가 노란 스웨터를 입고 엄마 심부름을 갑니다. 이런 보푸리가 나뭇가지에 걸렸군요. 하지만 아이는 그것을 모른 채 빵과 우유를 사러 갑니다. 아이가 걸어갈때마다 아이의 스웨터는 조금씩 짧아지고 있네요. 마침에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의 스웨터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깜짝 놀란 아이는 보부리를 찾아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 보푸리가 걸린 곳에 도착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보푸리는 이제 털실 뭉치가 되었네요. 엄마는 뜨개질을 시작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아이가 좋아하는 스웨터가 돌아왔습니다. 물론 친구 보푸리도 돌아왔지요.

 

 

<<내 친구 보푸리>>는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상상과 생각이 가득한 어린이들의 세상을 너무도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아이은 물건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 물건은 어른들은 상상할 수 없는 소중한 친구가 되기도 하지요. 물론 어른들도 어린시절에는 그런 세상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할 뿐이죠. 이 책에서는 아이들의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부모가 아이들의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여주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듯 합니다. 낡은 스웨터를 좋아하는 아이를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이지만, 아이를 위해 다시 스웨터를 뜨기시작하는 엄마는 그런 아이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이들만의 세상을 너무도 잘 표현한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엿보고 이해하게 되네요.

 

 

귀여운 삽화, 귀여운 설정, 아이들만의 귀여운 상상이 정말정말 너무도 귀여운 작품입니다. 짧은 그림책이지만 참 많은 것을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책은 보푸리처럼 아이들의 또 다른 좋은 친구가 되어줄 듯 싶네요.

 

(이미지출처: '내 친구 보푸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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