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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
사비네 루드비히 글, 사비네 빌하름 그림, 유혜자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의 이름은 '네네'입니다. 네네를 보면서 저는 작은 녀석을 떠올렸습니다. 친구가 집에 와서 장난감을 달라고하면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끼던 장난감을 주는 아이, 친구의 짖궂은 장난에도 친구가 속상할까봐 하지말라는 말도 못하는 아이가 바로 제 작은 아이입니다. 선생님은 친구들에게 친절하고, 매너가 있어 주변에 친구가 아주 많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그런 말씀이 오히려 저를 속상하게 합니다. 엄마인 저는, 싫다고 말 못하는 아이에게 '싫다'고 말해야 한다고 일러주지만 아이는 '그럼 친구들이 슬퍼할껄?'이라고 말합니다. 아이고...정말 속이 터집니다. 네네는 제 아들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제 아들이 닮아야 할 모습이기도 합니다. 꼭 필요할 때는 '싫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하니까요.
날씨가 아주 좋은 날, 아기 돼지 네네는 바다에 가서 수영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튜브, 공, 책, 모자와 수건,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준비했지요. 밖에 나갔다 오겠다는 엄마에게 손을 흔들자 엄마 돼지가 네네를 불렀습니다. 뽀뽀를 하고 가야했거든요. 그런데 버스가 벌써 오고 있군요. 네네는 걸어가면 건강에도 좋을 거라 생각하고 엄마에게 뽀뽀를 했지요. 그때 강아지가 튜브를 던지면 잡아 보겠다고 합니다. 비싼 튜브로 장난 치고 싶지 않아 망설이자 강아지는 터뜨리지 않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네요. 하지만 강아지가 앞발로 잡는 순간 튜브가 찢어져 버렸습니다.
할 수 없이 네네는 튜브 없이 바다로 향했고, 고양이를 만났어요. 고양이는 네네의 모자가 네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모자를 빌려달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귀가 들어갈 수 있도록 모자에 구멍을 두 개 만들었어요. 할 수 없이 네네는 모자 없이 바다로 향했지요. 그러다 토끼 축구단 토끼들을 만났고 네네의 공을 가져가 멀리 차기 시합을 벌였습니다. 잘 놀고 다시 돌려주기만 하면 좋겠고 생각했지만, 멀리 차 버린 공은 돌아오지 않았지요. 이제 네네는 튜브, 모자, 공 없이 바다로 향했어요. 그래도 조그만 가면 모래사장이 있는 바다가 나온다는 생각이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길가에서 울고 있던 악어가 선글라스가 가져갔네요. 네네는 싫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너구리에게 과자를 주게 되었지요.
"괜찮아, 벌써 바다 냄새가 나잖아."
하지만, 네네는 이번에 진흙탕에 빠진 곰을 만났고, 곰은 수건을 이용해서 도와달라고 하네요. 하지만 곰은 뚱뚱하고 힘도 센 탓에 수건이 찢어졌고, 네네도 진흙탕에 빠지고 말았지요. 동물들은 그걸 보고 깔깔대며 웃었구요. 이제 정말 네네가 화가 났네요.
"싫어!"
드디어 네네가 싫다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물들을 향해서 이제 나를 도와줘야 할 때라고 말했지요. 동물들이 네네를 붙잡고 꺼내주려하자 곰은 진흙탕에 빠진 자신을 남겨두고 친구들이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네네를 잡아당겼습니다. 그러자 모든 동물들이 진흙탕에 빠졌지요. 그리고 모두 진흙 목욕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신 나게 한바탕 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동물들이 내일 수영하러 가자고 합니다. 동물들이 튜브, 모자, 과자를 챙겨온다고 하네요. 신 나게 놀고 온 네네는 너무 피곤해보이네요.
네네는 싫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친구들과 즐겁게 놀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싫다'고 말하면 친구들이 속상할까봐 말하지 못하는 아들에게 싫다고 말한다고 해서 친구들과의 사이가 나빠지는 것도, 친구들이 속상해하는 것도 아님을 알려주고 싶어요.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 수도 있지요. 싫다고 말하지 않으면, 친구들은 내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할 거에요. 싫다고 말하는 법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말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네네는 잘 보여주었네요. 작은 아이가 네네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네네에게 배우고 싶은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네네의 긍정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는 싫다는 말을 못하던 네네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되는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싫다'고 말했을 때 친구들은 네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함께 어울릴 수 있게 되었죠. 비록 네네는 바다에 가지는 못했지만, 친구들과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가끔 우리는 계획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때가 있어요. 그럴때는 네네처럼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더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제 아이가 네네를 통해서 조금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미지출처: '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