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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 ㅣ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2
강영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8월
평점 :
얼마 전에 타 출판사에서 출간된 <부모의 자격>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교육피로 사회'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서로 비교하고 비교당하며 '만성 교육 피로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역설했지요. '이젠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는 신드롬이 퍼져 있는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은 명문대에 들어가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모순적인 교육제도에 꿈과 행복을 저당 잡히고 있다고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위안받으며 부모의 자격 그리고 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행복과 현 교육제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입니다. 루소는 그의 대표작 <에밀>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과 교육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서양 사상과 프랑스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인간의 불평등과 평등에 대한 심각한 생각, 인간성 회복을 위한 고뇌 등 루소의 사상을 동화적 스토리를 가미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루소의 사상을 이해하게 된다면, 껍질만 자랑하는 학문 대신 참다운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고로, 저는 이 책을 비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알찬 내용으로 어른들이 읽어도 무방한 탓에 부모들에게도 권해보고자 합니다.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 -루소
이 책의 주인공은 하나입니다. 엄마는 이번 방학에 하나 혼자 어학연수를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였고 어렵게 비행기 표를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온통 하나의 교육에 매달렸지요. 아빠는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만, 세상 물정 모른다는 엄마의 핀잔에 이내 지고 맙니다. 6교시 하는 날인 오늘, 하나의 일정은 매우 빡빡합니다. 6교시가 끝나면 방과후 글짓기 수업, 그다음엔 플루트 레신, 영어 학원을 다녀와선 학습지 선생님의 방문 수업이 있으며 저녁을 먹은 후엔 전화로 영어 선생님과 몇 분간 통화하고, 숙제를 끝내고나면 비로소 잠자리에 들 수 있지요.
방학이 얼마남지 않은 시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방학 계획을 묻습니다. 학원을 다녀야한다는 친구, 방학 특강을 들으러 가야한다는 친구도 있었고 과학 교실을 다니기로 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선생님은 어린이다운 교육 단계를 거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함과 걱정스러운 마음을 갖고 루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방학동안 '인간이 본래 가진 선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자연적인 교육을 시켜야 한다. 문명이 지나치게 발달하면서 본래의 선한 인간 본성이 악해지고 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생한 경험을 하며 자연스러운 성장을 해 나가기를, 그래서 인간의 본성을 되찾기를 바랐다'는 루소의 마음을 담은 <에밀>을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요즘 하나는 마음의 병이 생겼습니다. 두통이 생겼고, 원형탈모도 생겼지요. 과도한 부담을 주고 이것저것 많이 시킨 탓에 스트레스로 인해 병이 왔다는 의사의 말에 엄마는 당분간 하나에게 학원을 그만두라고 합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들 초원이를 낫게 하려고 귀농을 결심한 외삼촌이 서울에 왔다가 이런 하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하나를 시골로 데리고 갑니다. 영어 연수 가야한다며 반대하는 엄마에게 삼촌은 루소의 사상을 이야기하면 반박했고 결국 하나는 시골로 갈 수 있었어요. 심심한 듯 했던 시골, 화장실에 대한 불편함으로 힘들었던 하나는 삼촌이 들려주는 루소의 '시기별 교육 과정'을 듣게 되고, 시골에서의 생생한 체험으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갑니다. 다행이 엄마도 루소의 <에밀>을 읽어보면서 생각이 많이 변했지요. 올바른 교육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는 루소의 사상을 현 교육현실에 빗대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습니다. 동화 스토리를 통해 루소의 사상을 엿보고, [철학 돋보기]를 통해 철학 내용을 심층적으로 설명해주는가 하면,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로 사고력까지 기를 수 있어 그 구성이 정말 알찹니다. 루소의 교육의 목적은 인간다운 인간의 형성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현실은 그렇지 못하지요. 인성교육의 부재로 인한 병폐가 드러나면서 요즘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루소의 교육과 맞물려지는 부분이지요. 좋은 성적, 좋은 대학이 전부가 되어가는 교육 현실에서 루소의 사상은 우리가 꼭 되짚어봐야 할 부분인 거 같아요. 이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는 부모가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은 아닌가 싶네요. 또한 루소의 <에밀>도 함께 읽어보면 더 좋을 듯 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우리 아이들 교육에 대한 고민들이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 드네요. 조만간 <에밀>도 꼭 읽어보렵니다.
(이미지출처: '루소가 들려주는 교육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