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린느는 씩씩해 -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그림책 보물창고 63
루드비히 베멀먼즈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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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75살이 된 마들린느를 제가 처음 접한 것은 약 10년 전, 그러니까 마들린느가 65세가 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1939년에 처음 출간되면서 <마들린느> 시리즈는 '칼데콧'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면서 그림책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지요. 마들린느의 인기가 오랫동안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마들린느> 시리즈를 처음 출간한 바이킹 출판사는 올해로 일흔다섯 살이 된 마들린느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마들린느 75주년 기념 에디션'을 제작할 정도라고 하네요. 출간 당시 '마들린느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던 것은 1930년대 사회적인 배경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오늘날에도 무시무시한 병원조차 신 나는 놀이터로 바꿔버리는 씩식한 마들린느의 캐릭터는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적 사고와 밝은 성격의 아이콘이 되어줄 거 같아요. 이렇듯 이번에 마들린느의 캐릭터에 푹 빠져있었기에, 보물창고에서 <<마들린느는 씩식해>>가 새롭게 출간 되어 서둘러 읽어보았습니다. 역시! 독자를 사로잡는 마들린느의 매력은 여전하네요.



파리의 한 낡은 학교 기숙사에는 열두 명의 여자아이가 두 줄로 나란히 살고 있지요. 옷도 표정도 다 똑같은 아이들은 밥 먹을 때도, 이 닦을 때도, 잠을 잘 때도 나란히 두 줄이랍니다. 아이들은 착한 사람을 보면 웃고, 나쁜 사람을 보면 얼굴을 찡그리고, 또 어떤 날은 무척 슬퍼하기도 해요. 모두 두 줄로 나란히 똑같이 말이죠.



이 열두 명의 여자 아이들 중 가장 작은 아이가 바로 마들린느랍니다. 이 작은 여자아이는 생쥐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동물원의 호랑이 앞에서도 "흥!"하고 콧방귀를 뀔 정도로 아주 씩씩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클라벨 선생님이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마들린느가 침대에 앉아 눈이 빨개지도록 엉엉 울고 있었거든요. 마들린느를 살펴본 의사 선생님은 마들린느가 맹장염에 걸렸다고 했지요. 두 시간 후에 마들린느는 금세 기운을 차렸고, 클라벨 선생님은 아이들과 마들린느에게 문병을 왔어요. 여전히 두 줄로 말이죠. 두 줄로 나란히 병실에 도착했지만, 병실 가득 장난감과 사탕, 인형의 집을 본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마들린의 배에 난 수술 자국이었지요. 영광의 흉터인 듯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마들린느를 아이들은 모두 경이로운 듯 바라보고 있네요.



기숙사로 돌아온 아이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두 줄로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지만, 클라벨 선생님은 한밤중에 잠에서 깨야했어요. 아이들이 모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거든요.





"으앙, 우리도 맹장 수술 받을래요!" (본문 51p)



<<마들린느는 씩씩해>>는 작가 루드비히 베멀먼즈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있을 당시 맹장 수술을 받고도 씩씩함을 잃지 않은 소녀를 만난 후에 이 책을 쓰게되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의 배경이 되는 기숙사는 193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거 같아요. 언제나 얌전하고 조신해야하는 수동적인 존재였던 여성들의 모습을,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변함없이 두 줄로 나란히 활동하는 모습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는 아이들 속에 마들린느는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개성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존재였던 것이지요. 요즘 우리 아이들도 경쟁이라는 전쟁 속에서 학교, 학원을 오가며 자신의 개성과 감정을 잊은 채 부모들이 짜준 계획표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1930년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인 셈이지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들린느가 보여주었던 개성과 감정, 그리고 씩씩함을 찾아주고 싶네요. 특히 감정표현이 서툰 내성적인 우리 아들에게 마들린느가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씩씩하고 솔직하게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말이죠.



전체적으로 노란색으로 그려진 삽화는 단순한 듯 하지만 스토리와 너무 잘 어우려집니다. 으앙, 울어버린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어린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거워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변함없는 매력을 과시하고 있는 마들린느는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마들린느를 좋아하는 독자라서 100살이 된 마들린느와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봅니다.

(이미지출처: '마들린느느 씩씩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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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 2014-04-05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65세 인데 희망을 가저야겠습니다^^ 다시공부 하거든요^^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