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인문학의 생각읽기 2
박우성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기획 / 김영사on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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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생각읽기>시리즈는 인류 문명의 정신사에 큰 영향을 미친 현대 명사들의 저작을 중심으로 그 생애와 사상, 인류 정신사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는 인문학 해설서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이나 대학생, 특히 이공계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가장 빠르고 강렬한 지름길입니다. (표지 中)

 

2014년 첫 스타트를 함께 끊은 책은 <인문학의 생각읽기> 시리즈 01 <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였다.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였음에도 만화의 특성상 편하게, 이해하기 쉽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드는 시리즈였던 탓에 두 번째 이야기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자니 생각나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이 책의 저자 박우성 작가도 머리글을 통해 언급한 바 있는, 우연히 보게 된 다큐프로그램 <SBS 최후의 제국>이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본주의의 병폐로 곪아가고 있는 미국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방영하여 충격을 준 프로그램이었다. "자본주의는 돈의 제국입니다. 누구나 돈을 갈구하고, 돈은 세상을 지배합니다." 라는 말에는 냉정한 자본주의의 실상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그에 앞서 미국의 이런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한 인물이 있다. 바로 노암 촘스키이다. 미국 사회의 문제점은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 사회에서도 충분히 자행될 수 있는 병폐이기에 좌시해서는 안 될 부분이므로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는 것은 이제 필수 불가결한 부분일 게다.

 

촘스키는 언어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학자였으나,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회 문제에 뛰어들어 미국의 주류 언론도 외면하는 진실의 실체를 전달하고자 동분서주하는 사회활동가로 더욱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지금 이 순간도 세상을 바꾸기 위하여 지식인들의 반성과 양심적 행동, 대다수 시민들의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 (머리글 中)

 

2011년 5월 2일, 9.11 테러를 총지휘한 것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특수 부대에 의해 사살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서방 세계가 축제와 환호로 떠들썩하던 무렵, 다름 아닌 미국에서 찬물을 끼얹은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미국에서 비판적 지성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노암 촘스키이다. 1953년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고, 1964년 브라질 정권을 무너뜨리고, 1973년에는 칠레 정권을 갈아치우고, 1981년에는 파나마 정권을 무너뜨리고 1991년에는 이라크에서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려 전쟁을 일으켰으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던 미국은 자신들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지 않는 각 나라의 정권을 오로지 힘의 논리를 앞세워 여러 차례 전복시켰으며,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된다면 독재자들을 군사력을 동원해 지켜 주기도 한 것에 대해 촘스키는 미국의 위선적인 대외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그 이유에 대해 촘스키는 미국에서 경제 권력을 쥐고 흔드는 다국적 대기업들의 탐욕 때문이라고 말한다.

 

촘스키가 투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사회는 극소수의 가진 자 몇 사람이 아닌 세상 모든 사람드링 골고루 잘 살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세상이야. 지금처럼 기형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라 모두가 주인이 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지. 촘스키는 이런 사회를 건설하려면 지식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본문 36,37p)

 

 

촘스키는 생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지성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그의 학자로서의 출발은 언어학이었다. 그는 '언어학의 혁신의 아버지'라 불리며 독자적인 변형생성이론을 통해 구조주의 언어학이 주류인 미국 언어학계에 새바람을 불어놓았다는 평가와 비판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또한 촘스키는 미국의 존경받는 대학 교수이자 정치비평가로 미국의 정책, 특히 대외 정책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내놓았는데, 그의 의견은 대부분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쪽이었다. 그는 미국의 국익은 미국 국민을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국적 기업으로 대표되는 거대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나아가 그 기업을 지배하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거대한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 나아가 극대화화기 위해 정부 고위 인사들과 정치인들을 뒤에서 돈의 힘으로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촘스키의 주장이 맞다면 미국의 국익이란 빛깔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미국의 대기업들이 미국 사회와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군림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경제 권력의 실상은 다수가 원하는 보다 좋은 세상을 실현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해야하는 언론조차 프로파간다를 통한 지배층의 민중들의 세뇌 교육에 동참하고 있는 권력과 대자본의 하수인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억압 고조에서 탈피하여 진정한 민주주의 가는 길이 있을까? 촘스키는 소수의 지배 엘리트가 권력을 독점하여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민주 사회가 아니라고 했다.

 

그가 바라는 사회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는 좋은 사회'야. 각 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사회를 말해. 촘스키가 지향하는 민주주의는 '만인을 위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어. 이건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뜻해. 극소수의 귀족, 기업, 기업에 들러붙은 정부, 관료, 지식인들만을 위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노동에서, 풍요에서, 인간다움에서 소외된 대다수 민중들을 위한 민주주의여야 한다는 것이지. 이를 위해 그는 '참여'와 이웃과의 연대'를 강조했어. 그리고 민중들의 각성을 위하여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어. (본문 147,148,149p)

 

 

촘스키는 권력층들이 원하는 것은 조용한 국민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이 골치가 아프도록 매일 떠들어야만 그들의 권력 남용을 막고 우리의 이익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권력이 참을 수 없도록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민중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투쟁에는 지식인의 책임과 사명감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회에 대한 관심,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지식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에 대한 희망을 엿보게 된다. 이것이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촘스키는 말한다.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더 이상 나은 사회로의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SBS 최후의 제국> 프로그램은 미국 자본주의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들춰냄으로써 우리가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를 답습하지 않는 방법을 찾도록 했다. 그 대안으로 노암 촘스키는 우리들의 참여와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는 노암 촘스키가 말하고자 하는 생각을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인문학에 이렇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구나, 라는 점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인문학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에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이 잘 융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소 어렵게 생각했던 인문학과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이 시리즈를 통해 빠르고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사진출처: '노암 촘스키의 생각을 읽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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