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가 들려주는 마음 닦는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0
윤무학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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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에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의 긍정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이 오히려 인간에 대한 강한 신뢰를 전제하는 것이며, 이로부터 개체성이나 다양성의 가치가 추론될 수 있습니다. 순자는 개인적인 욕망을 긍정하면서도 공동체적 윤리를 갖춘 인간형을 '군자'로 보고, 예와 법의 주체로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시민의식의 전형으로 수용할 만한 점입니다. 자신의 이익이나 욕망의 실현을 배제하지 않으며서 수양을 통한 남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책머리에 中)

 

'순자'하면 으레 '성악설'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순자의 성악설은 맹자의 성선설과 비교하여 이야기하게 되는데, 우리는 성악설에 대해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이 표면적인 이론만 흔히 이야기하곤 하지요. 그러나 이는 순자 철학의 극히 일부분이며, 사실 인간의 모든 본성이 악하다는 주장은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성악설은 자연스러운 본능을 인간 이해의 전제로 수용하며, 인위적인 노력 예컨대 교육이나 학습 등을 통하여 이상적 인간형을 추구하자는 내용이라고 하네요. 그동안 우리가 흔히 생각해왔던 성악설은 아주 극히 일부분에 그치지 않았던 것이지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30번째 이야기 <<순자가 들려주는 마음 닦는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극히 일부만 알았던 순자의 철학에 대해 동화적 스토리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동네에서 소문난 말썽꾸러기 옥림이에요. 옥림이의 장난에 엄마 아빠는 동네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을 정도였지요. 같은 반 아이 몇몇은 옥림이의 짓궂은 장난을 견디지 못하고 이웃 학교로 전학을 가기도 했으니 옥림이의 장난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겝니다. 여름방학이 다가오자 옥림이는 맘 놓고 장난칠 절호의 기회에 가슴이 설레였지요. 그리고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시작된 날, 아랫집에 사는 수호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아픈 수호는 옥림이의 협박에 할 수 없이 공사장으로 따라나섰고, 결국 다리를 부러져 목발을 짚고 다녀야 했어요. 결국 수호 아빠는 옥림이를 청학동 여름학교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옥림이는 장난을 쳐서 청학동에서 쫓겨나 빨리 서울로 돌아갈 결심을 했지만, 훈장님은 회초리로 때리거나 집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순자에 대해 공부하라는 벌을 내리셨어요. 컴퓨터가 없는 청학동에서 순자를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옥림이는 할 수 없이 훈장님의 제자인 동갑내기 수윤에게 물어보기로 했지요. 수윤이는 옥림이가 알기 쉽도록 순자에 대해서 알려주었고 발표를 무사히 마쳤어요. 하지만 말썽꾸러기 옥림이가 또 어떤 말썽을 피울지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훈장님은 순자가 부정적인 이미지의 사상가로 알려진 이유는 법가 사상을 대표하는 인물인 한비자와 이사라는 사람이 순자의 제자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예로 강력한 제도 법을 만들어 그것에 의해 나라를 통치하는 법가 사상에 대항하는 유가 사상을 탄압하고, 유가 사상가를 억압하기 위해 분서갱유을 일으켰다고 하셨죠. 이 이야기를 들은 옥림이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훈장님과 수윤이의 책을 모두 불태우려했어요. 서윤이가 알게 되면서 비록 실천하지 못했지만 말이죠. 옥림이를 믿었던 서윤이는 옥림이를 혼내주기 위해 귀신 장난을 치게 되고, 이 사건으로 옥림이는 타인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렇게 옥림이는 착한 아이로 거듭나게 됩니다.

 

<<순자가 들려주는 마음 닦는 이야기>>는 주인공 옥림이가 교육, 배움을 통해서 예의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통해 순자의 사상을 이야기합니다. 옥림이는 바로 악한 본성을 노력을 통해 착하게 만드는 것, 화성기위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청학동 여름학교의 졸업식에 옥림이는 수윤이와 함께 역할극을 준비합니다. 수윤이가 기자가 되어 순자가 된 옥림이와 인터뷰를 하게 되는 것이죠. 이 역할극을 통해 앞서 옥림이에게 가르쳤던 순자의 사상을 다시금 정리하게 됩니다.

 

기자 자연법칙을 극복하듯이 사람의 자연적인 본능도 극복할 수 있겠군요.

순자 당연합니다. 자연을 극복하는 것을 '능참'이라고 하는 것처럼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인간의 인위적인 노력으로 극복하는 것입낟. 이것을 '화성기위'라고 하지요.

기자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욕심을 채우려 할 텐데 어떻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나요?

순자 사람은 누구나 오관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오관을 천관이라고 하는 것처럼 마음을 천군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치 관리들을 다스리고 통제하는 임금과 같다는 뜻이지요. (본문 125,126p)

 

순자는 아이들의 인성을 선하게 키워줄 수 있는 것은 교육이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우리는 인성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소리높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왕따, 집단따돌림 등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받은 요즘은 더욱 그러하지요. 책을 읽는내내 순자의 사상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경쟁에서 이기는 법, 최고가 되는 법만을 가르치는 어른들에게도 인성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해주고 있습니다. 철학사상이 모두 그러하지만, 순자의 사상은 특히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교육을 통해 인성의 변화를 추구한 순자의 철학사상을 담은 <<순자가 들려주는 마음 닦는 이야기>>는 동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순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로 순자의 사상을 다시금 정리하고 생각해보면 더욱 좋을 듯 하네요. 인간의 본성은 본디 악하다는 부분만을 생각했던 성악설, 저 역시도 이 책을 통해서 순자의 사상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중,고등학생 그리고 성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알찬 내용이 참 마음에 드는 구성을 갖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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