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괴물 그림책 도서관
조미영 글, 조현숙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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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동안 전업주부로 아이들과 늘 함께 생활하다 6년전부터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직장을 다니기로 마음먹으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바로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직 4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두고 직장을 다닌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닌가? 라는 고민을 했지요. 그리고 마침내 직장을 다녀도 내 아이들에게 더 많이 신경쓰고, 더 많이 관심을 가져주자라는 결심과 함께 만 10년만에 직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배우고, 사회에 적응하느라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성취감도 생기고, 나 스스로의 발전도 이뤄내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결심한 것처럼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여러모로 신경을 썼지만, 어느 새 아이들에게 조금씩 소홀해지는 듯 했지요. 이제 아이들도 많이 컸어,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언제나 자리하고 있고, 엄마의 부재에도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 기특한 마음도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엄마가 느끼는 성취감,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고마움, 대견함 등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있던 저는 주니어김영사 <<회사 괴물>>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았음에 반성하게 되었답니다.



엄마랑 블록 쌓기를 하고 있는 예솔이가 한참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회사 괴물'이 나타나 또 엄마를 잡아갔지 머에요. 하지만 다행이도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큰일이에요! 엄마가 꿈에서 본 것과 똑같은 옷을 입고 화장을 했네요. 예솔이는 회사 괴물이 엄마를 잡아간다고 생각하고 엄마를 지키기로 결심했지요. 예솔이는 회사 다녀온다는 엄마에게 매달리며 놀이터에 같이 가자고 하지요. 할머니가 달래도 어쩔 수가 없네요. 결국은 엄마랑 할머니랑 예솔이랑 셋이서 같이 놀이터를 가게 되었어요. 예솔이는 엄마를 지켜서 줄 수 있어서 정말 기뻤지요.



놀이터 가서 미끄럼틀 타고, 그네랑 시소도 타자는 할머니 얘기에 귀가 솔깃해진 예솔이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 후 엄마가 보이지 않자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회사 갔다가 금방 온다는 할머니의 말에도 예솔이는 걱정이 되었지요.



엄마는 늘 회사에 간다며 사라져요.
예솔이는 엄마가 회사에 갔다가 안 올까 봐 무서워요.
괴물 같은 회사가 엄마를 잡아갔을까 봐 걱정돼요. (본문 中)



그래도 다행이 예솔이는 놀이터에서 할머니와 신 나게 놀았고, 할머니 품에서 깜빡 잠이 들었어요. 저 멀리 성에서 공주님 옷을 입은 엄마가 예솔이에게 구해 달라고 소리칩니다. 무서운 회사 괴물이 성 앞에 서 있어요. 예솔이는 그림책에서 본 왕자님처럼 말을 타고 빨리 달려가 회사 괴물과 싸워 엄마를 구하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네요. 결국 울음을 터뜨린 예솔이는 엄마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고 엄마를 바라봅니다. 예솔이는 엄마와 목욕을 하면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예솔이는 회사가 괴물이 아니라,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곳임을 알게 되었어요.



"나는 엄마가 회사 가면 안 올까 봐 무서워."
예솔이가 졸린 눈을 비비며 말했어요.
"예솔이가 할머니랑 신 나게 놀면 금방 깜깜한 밤이 되지? 그럼, 엄마가 이렇게 다시 오는 거야."
엄마가 예솔이를 꼬옥 안아 주었어요.

"예솔아, 엄마가 많이많이 사랑해." (본문 中)



늘 갑자기 사라지는 엄마, 예솔이의 눈에는 엄마가 회사 괴물에게 잡혀갔다는 생각이 들었나봅니다. 늘 '회사 갔다 올게'라는 말과 함께 사라지는 엄마, 예솔이의 눈에는 회사가 무엇인지, 엄마는 왜 사라지는지 의아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 그림책은 회사에 다녀온다는 말과 함께 사라지는 엄마와 회사에 대한 아이의 마음을 너무도 잘 표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회사에 일을 하러가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전달하고 있어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에게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아이에게도 그리고 직장맘인 엄마에게도 서로의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네요.

우리 집 아이들은 엄마가 회사에 간다는 의미를 이제는 알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저는 이 그림책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소홀했던 저를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고, 아이들에게 대한 미안함, 고마움, 대견함 등을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잘못된 점도 잘 인식하게 되었으니까요. 처음 직장을 다니기로 결심할 때의 그 마음을 다잡게 되네요.



<<회사 괴물>>은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과 회사 괴물에게 잡혀가는 엄마 때문에 불안한 우리 아이들에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대변해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직장을 다니면 아무래도 아이들 때문에 속상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죠. 이 그림책은 그런 엄마들을 응원합니다.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위안을 주는 그림책 <<회사 괴물>>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마음을 잘 대변한 그림책이랍니다.





일하는 엄마와 아이가 서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진료실에서 많이 접합니다. <<회사 괴물>>은 일하러 가는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각이 참 흥미로운 책입니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이의 분리불안이 회사 괴물을 만들어냈고, 괴물이 사라짐과 동시에 아이의 불안이 해소되는 과정을 따듯하게 잘 그려냈습니다. -변지윤(소아과 의사) (표지 中)

(사진출처: '회사 괴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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