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주인자리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2
신아인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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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의 별자리 전설을 닮은 뱀파이어와 인간의 아름답고도 슬픈 운명적 사랑 (표지 중)

 

<렛미인><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접해본 터라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소재는 호기심을 부추키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 탓에 별 기대없이 작품을 접했는데, 그동안 접해왔던 스토리와는 달리 그리스신화의 별자리 전설이라든가, 인간으로의 회귀, 그리고 인간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 등 조금은 특별한 소스를 첨가하여 차별화된 작품으로 그려내어 기대이상의 재미를 주었다.

 

뱀주인자리는 영원한 삶을 꿈꾸던 의사, 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야.

그 별자리의 주인은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는 뛰어난 의술의 소유자였다고 해. (본문 20p)

 

유럽 전역을 휩쓸고 간 무서운 열병인 스페인 독감은 무오년 독감이라는 이름으로 조선 땅에 찾아와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고, 신우는 그로 인해 검은 그림자 뒤에서 준비되지 않은 삶을 살게 된 네 명의 뱀파이어 중 하나였다. 위압적으로 덮쳐오는 병마의 소용돌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달아나지 못한 것과 달리 신우, 쌍둥이 동생 진우(이엘), 동생 승윤과 조카 유민은 단절이 아닌 영원한 삶이 주어지는 운명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뒤로 한 세기가 지나갔다. 신우는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운하가 뱀파이어가 되지 못하고 생명이 위태롭자 그녀의 피를 흡혈함으로써 그녀를 뱀파이어로 살려내려 했으나, 처음 맛본 피의 맛에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결국 운하를 죽이게 되고, 그 죄책감에 다시는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기로 다짐하지만, 천사의 피가 고목에 꽃을 피어낸 기적을 본 그는 죽어버린 그의 영혼을 구제받기 위해 인간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며 천사의 피를 찾아 헤맨다.

쌍둥이 형 신우에게 짝사랑했던 운하를 빼앗기고, 한 번도 형을 이기지 못하는 탓에 형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진우는 악마의 이름을 빌려 복수를 완성하겠다는 다짐의 표현인 이엘이라는 이름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면서, 피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으로 살육을 하던 어느 날 자신이 죽인 엄마의 딸인 다섯 살배기 꼬마였던 수안에게서 그 자신을 보면서 수안과 인연을 맺고 오랜시간 몰래 후원한다. 동생 승윤은 뱀파이어로서의 자신의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이들 형제 중 유일하게 인간인 준수는 세계 3대 향수 회사로 꼽히는 '헤라'를 운영하고 있는데, 딸인 유민을 살리고자 뱀파이어로 만들었으나 불구가 되어 평생 휠체어를 타야하는 신세가 된 딸을 인간으로 되돌리고자 연구를 한다. 유민은 그런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으며 삼촌 신우를 잘 따른다.

 

처녀자리의 주인은 지옥의 왕, 하데스의 아내인 페르세포네예요.

사랑했기 때문이에요. 페르세포네에겐 하데스가 운명의 별이었을 테니까요. (본문 448,449p)

 

'헤라'의 브랜드 매니저인 수안은 다섯 살을 갓 넘긴 인적이 드문 바닷가에서 발견된 후 성당에서 자라게 되었고, 오랜시간 자신을 후원해 준 산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안은 신우를 통해 오래전 만난 산타에 깃들였던 추억 속의 체취를 맡게 되는데, 신우 역시 수안이 난간에 베인 손가락에서 솟은 붉은 핏방울을 보며 그녀가 그토록 찾아헤매던 천사임을  알게된다. 이제 천사의 피를 찾아헤매던 신우와 두 번 다시 신우에게서 사랑하는 이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진우, 그리고 딸을 위해 인간이 되는 실험에 몰두하는 준수, 세 뱀파이어의 사투가 시작된다. 수안의 곁을 맴돌다 수안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신우, 뱀파이어임을 알고도 신우에게 도움조차 되지 못하는 사람일까봐 두려운 수안의 슬픈 로맨스는 수안의 피로 인간이 되는 실험을 완성하게 되는 준수의 광기로 인해 위험에 빠지게 된다.

 

"아주 잠깐이라도 사람이 되어봐. 인간 하신우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라고. 마음이 가는 대로, 심장이 시키는 대로. 단 하루만이라도." (본문 272,273p)

 

 

열세번째 별자리 뱀주인자리를 타고나 영생을 살아가는 뱀파이어 신우와 슬픈 사랑의 전설 처녀자리를 타고나 뱀파이어를 사랑하게 된 여인 수안의 슬픈 운명적 사랑을 담은 <<뱀주인자리>>는 로맨스 자체로는 식상할 수 있으나, 부수적인 소재들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승윤과 가까워지기 시작한 형사 민조의 캐릭터다. 이엘이 피를 얻기 위해 사고를 가장한 현장을 쫓는 민조가 큰 활약을 하지 못한 부분은, 괜찮을법한 캐릭터를 살리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든다. 준수에 의해 생각지 못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승윤과 민조와의 에피소드가 어떤 결말도 없이 끝났다는 점, 갑자기 등장한 블러디 메리라는 닉네임의 캐릭터도 너무 의미없이 사라져버렸다는 점도 아쉽다. 뱀파이어의 정체를 밝혀줄 존재로 등장한 인물들의 활약이 너무 미진했다는 느낌이었다. 캐릭터의 활용이나 로맨스의 설레임은 조금 부족했지만, 여타의 작품과 차별화된 스토리의 구성은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사진출처: '뱀주인자리'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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