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의 역습 - 청결 강박에 사로잡힌 현대인에게 전하는 충격적인 보고서
유진규 지음, 미디어초이스 방송제작 / 김영사on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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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3일에 방송되었던 SBS 스페셜 <99.9% 살균의 함정>은 좋은 세균이 만들어 내는 기적과 좋은 세균이 사라지면서 생겨나는 재앙에 관한 충격적인 보고였다. 전염병은 급감하는데 면역질환은 왜 급증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99.9%의 살균을 목표로 하는 이 시대의 청결문화가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좋은 균들가지 모두 없애 버리고 있어 그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질병을 얻게됨을 경고했다. <<청결의 역습>>은 다큐멘터리와 책으로 동시에 진행되었는데, 이 책이 바로 SBS 스페셜 <99.9% 살균의 함정>의 원작이다.

 

 

이 책은 건강 문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방송 PD로서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해 음식 알레르기, 꽃가루 알레르기,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왜 급증하는지에 대한 오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도대체 알레르기 질환은 왜 생기는 것일까?'라는 의문으로 다양하게 접근한 끝에 면역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에 근접하게 되고, 이후 장내세균의 불균형이 면역시스템의 불균형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을 직접 테스트해보기도 하는 끈질긴 열성에서 풀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청결의 역습>>이 기획되었는데,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청결'은 모든 세균을 혐오하고 배척하는 우리의 생활습관, 즉 '현대적 위생'을 의미(본문 8p)하고 있다고 한다.

 

현미경 속에서 꼬물거리는 그 작은 존재들을 하찮게 여기고 무시했던 우리는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세균과 바이러스도 몸의 일부라는 점을 보지 못한 의학계의 낡은 패러다임, 그리고 인간의 우월의식이 문제였다. 현대인의 재앙이라고 하는 각종 면역질환이 그래서 생겼다. 세상에 하찮은 생명은 없다. (본문 9p)

 

우리 몸에는 체세포 수의 10배에 달하는 100조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는, 이른 바 몸 자체가 세균 덩어리라 할 수 있는데, 이들 세균이 없이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이에 세균들의 놀라운 역할에 주목해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장내세균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필수적인 존재임을 설득력있게 담아냈다.

 

고대 의학문헌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현대에서 급증하고 있는 알레르기에 대해서는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다. 바로 '도대체 알레르기는 왜 생길까? 와 '불필요한 면역반응이 왜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가'이다. 수만 년간 정교하게 진화한 인체라는 시스템이 일으키기에는 너무나도 멍청한 오작동임에 틀림없는 알레르기, 그 면역계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청결한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중 하나가 기생충 제거였다. 이에 알레르기를 치료하기 위해 기생충을 몸에 지니게 하는 안전한 방법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있는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위생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면역체계가 생산하는 항생물질이 인체에 해가 되는 침입자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동시에 인체에 유용한 세균총은 해치지 않도록 하려고 인체의 신체와 박테리아는 서로 소통한다. (본문 99p)

 

우리 몸속에 살고 있는 고유의 균이 오밀조밀 잘 짜인 사회를 이루고 있으면 다른 균의 침입을 막는 가장 튼튼한 방벽이 되며, 비만과 당뇨에서부터 심장병을 거쳐 천식과 다발성 경화증 그리고 자폐증 같은 신경질환에 이르기까지 인간 미생물 군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개인위생은 어디까지 필요한 것일까? 변기보다 400배나 많은 세균이 산다는 휴대전화에 붙어 있는 세균은 대부분 원래 그 주인의 피부에 살던 '원주민' 세균이기 때문에 상처에 들어가지만 않는다면 문제를 일이킬 일은 없으며, 생활용품에서 발견되는 세균은 대부분 우리 피부에 사는 미생물이기에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피부에 사는 유익한 세균은 상처와 악성 세균으로 생기는 염증을 억제하는 중요한 일을 할수도 있기 때문에 항균성 핸드젤이나 항균비누들은 피부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용품은 독감의 전염을 막는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과도하거나 오랜 기간 사용하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하니, 그동안 엄청난 오류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상적인 항균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은 과도한 청결입니다. 이런 것들을 사용하면 세균의 저항력만 키워줍니다."
"이런 정상적인 미생물조차 살 수 없게 만든다면 당신은 중요한 염증 조절 능력을 잃게 됩니다. 소독제를 무분별하게 남용함으로써 말이죠." (본문 184,185p)

 

세균은 우리 면역계의 공격력과 조절력 둘 모두를 훈련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위생적인 상태에서 생활하면 이전에 우리와 함께했던 오랜 친구들, 우리의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데 영향을 주는 세균들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거나 사라지게 되므로, 우리의 지나친 청결 습관을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우리는 유익균 양병책으로 위생보다는 공생을 중요시해야 한다.

 

 

건강한 생명체는 세균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세균에 감염되어도 면역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인데, 인간의 면역력은 많은 세균들과 접촉을 통해 단련되고 더욱 강해진다고 한다.

다양한 실험 사례들을 통해 유익균이 만들어낸 놀라운 기적에 대해 일깨워준 청결 강박에 사로잡힌 현대인에게 전하는 충격적인 보고서인 <<청결의 역습>>을 읽는내내 고개를 끄덕이고, 아~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우리 몸의 세균 생태계가 무너짐으로써 생기는 각종 면역질환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자연에 있다는 사실은 정말 너무도 당연한 일임에도 새삼 놀랍기도 하다. 유익균을 살리고 키우는 식단과 숲을 가까이하는 습관 그리고 잘못된 청결 습관을 바로잡음으로써 각종 면역질환의 재앙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인간의 우월의식에서 비롯된 각종 면역질환에 대한 해답은 바로 <<청결의 역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진출처: '청결의 역습'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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