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골 떡 잔치
한미경 글, 문종훈 그림 / 은나팔(현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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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 하듯이 작은 아이 역시 떡집 앞으로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바람떡, 꿀떡, 무지개떡, 절편을 특히 좋아하기도 하지만, 곧 다가올 추석에 먹게 될 송편도 무척이나 좋아하지요. 예로부터 우리는 생일날, 제삿날, 사업의 번창 등에 떡을 준비하고 했습니다. 아이의 돌을 맞이하여 준비하는 돌떡은 아이의 무사함과 건강을 기원하고, 수험생을 위하여 준비하는 찹살떡에는 합격을 기원하고, 어른신의 생신 잔칫상에 오르는 떡은 부모의 수복강녕을 기원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돌리는 떡은 사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지요. 떡보다는 빵에 더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떡을 찾았던 우리 조상들의 깊은 뜻을 알려주는 것은 우리 전통 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에 <<호랑이골 떡 잔치>>는 떡을 소재로 한 옛날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떡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호랑이 골 떡 잔치>>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를 운율이 있는 내용으로 담아 마치 동시를 읽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떡장수 할멈이 장날에 떡을 팔고 눈 덮인 고개를 넘어 집으로 가던 중에 난데없는 잇꽃이 피어있는 걸 보게 되었지요. 할머니는 소담한 꽃 꺽어다가 붉은 물을 우려내어 쫄깃쫄깃 맛난 떡에 잰득잰득 물들이면 보기 좋고 맛도 좋아 할아범도 잘 먹을 듯 싶어 꽃을 꺽기로 했어요. 헌데 꽃을 한참 꺽던 할머니는 졸음이 쫓아져 한숨 자고 일어났다가 호랑이 품인 걸 알고 깜짝 놀랐지 머에요.

 

 

할머니는 하나 남긴 떡을 주며 물러가라고 했지만, 호랑이는 호랑이골에 가서 떡 한 번만 해달라고 졸라댑니다. 이유인 즉, 호랑이의 어머니가 그믐날에 마을에 내려갔다가 할머니 차린 떡 잔칫상을 보고는 고운 떡이 아른거려 아무것도 드시지 못한다는 군요. 앓아누운 호랑이의 어머니가 가여워 마음 약한 할멈은 떡을 만들어주기로 하지요.

쌀을 불리고, 치자랑 잇꽃으로 색을 물에 우려내고,불린 쌀을 곱게 빻아 떡 반죽을 만들고 떡메로 곱디곱게 쳐서 떡자루로 밀어 어미 호랑이 꿈에 그리던 떡 잔칫상을 차려냈지요.

할머니는 떡 무늬마다 뜻하는 바를 이야기하며 어미 호랑이에게 덕담을 해주었고, 호랑이골 떡 잔치를 벌여주고는 복을 받게 되었답니다.

 

 

운율이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책을 읽는데다, 코믹한 삽화가 보는 즐거움도 더하지요. 무엇보다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속에 숨겨놓은 떡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떡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나 떡의 무늬마다 뜻하는 내용들은 아이가 처음 접하는 내용이기도 했지요. 부록으로 수록된 떡의 유래나 계절별로 먹는 떡을 담은 떡타령 등의 알찬 내용도 좋았구요. 옛날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권선징악의 결론도 놓칠 수 없는 장점이지요.

 

<<호랑이골 떡 잔치>>는 우리 아이들에게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우리 전통 문화인 '떡'을 소재로 옛날 이야기라는 장르를 통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구성이 정말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었습니다.

 

 

떡 사오 떡 사오 떡 사려요

정월 대모름 달 떡이요

이월 한식 송병이요

삼월 삼짇 쑥떡이로다

사월 팔일 느티떡에

오월 단오 수리취떡

유월 유도에 밀전병이라

칠월 칠석에 수단이요

팔월 가위 오례 송편

구월 구일 국화떡이라

사월 상달 무시루떡

동짓달 동짓날 새알심이

섣달에는 골무떡이라 (민요 '떡타령')

 

 

(사진출처: '호랑이골 떡 잔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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