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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삼체문제란, 3개의 질점이 만유인력으로 당기며 운동할 때, 그 궤도를 구하는 문제로서, 풀지 못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다만, 3개의 질점이 정삼각형을 이룰 때, 공통무게중심을 타원운동할 때는 특수해를 구할 수 있다. 행성과 위성 등은 다체(多體)문제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지만, 근사적으로 이체문제로 나타내거나, 제한삼체문제로 해결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중국sf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위대한 소설이라 평가받는 <<삼체>>의 작가 류츠신은 8년 연속으로 중국 과학 소설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sf은하상을 수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국 현대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근미래의 중국 사회를 묘사함으로써 중국 과학 소설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을 대표하는 과학 소설가라고 한다. 중국 소설은 문화대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문학을 몇 권 접한 바 있지만 다른 장르의 작품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호기심을 많이 느꼈던 작품인데, 중국의 역사, 우주와의 접촉, 가상 현실 게임 등의 소재가 꽤 흥미로웠다. 그러나 과학의 전문 용어와 중국의 역사 등이 스토리 전반적으로 펼쳐져 있어 이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없다면 내용을 오롯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조금 아쉬운 작품이다. (아니, 기본적 지식이 없는 나를 탓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모두 하나의 결과를 향하고 있다. 물리학은 존재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은 알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본문 21p)
선위페이를 알게 되면서 저명한 학자들로 구성된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학술 단체 '과학의 경계'와 접촉하게 된 왕먀오는 군으로부터 과학의 경계와 접촉한 물리학자들이 최근 두 달 사이에 잇달아 자살했기에 과학의 경계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상황 파악을 위해 협조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자살한 명단에는 1년 전 알게 되면서 호감을 가졌던 양둥이 있었는데 왕먀오는 그들의 스파이 노릇 대신에 군과 경찰의 무지하고 어리석음을 증명하기 위해 제안을 수락한다. 왕먀오는 양둥의 남자 친구인 딩이 박사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물리 법칙이 시간과 공간에서 불균일하며 이에 물리학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음 날, 왕먀오는 자신의 눈에 1200:00:00를 시작으로 한 시간이 카운트다운이 되고 있는 숫자열이 보이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고 선위페이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왕먀오가 연구하는 나노 프로젝트를 그만 둘 것을 권한다. 왕먀오는 선위페이가 접속하는 게임이 '삼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게임 속 가상 현실을 체험하게 된다. 게임은 세 개의 태양이 존재하는 기이한 삼체 세계로 항세기와 난세기가 교차하는 이 세계에서 태양 운행의 규칙을 찾는 것이다. 이후 딩이 박사의 권유로 양둥의 어머니이자 천체 물리학자였던 예원제를 만나게 되고 그녀가 문화대혁명에서 어머니에 의해 물리학 교수였던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되는 한편, 호감을 갖고 있던 바이무린으로부터 인간의 악의 일면으로 인한 상처를 받게 되고 그로인해 반동문자로 몰린 그녀가 특급 기밀 지역인 홍안 기지에서 연구를 하게 되었던 일련의 일들을 알게 된다. 이후 그녀는 몇 해전 자신이 우주로 쏘아올린 메시지에 답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무시무시한 경고였다.
경고한다. 대답하지 마라! 대답하지 마라! 대답하지 마라!
당신들의 방향에는 1000만 개의 항성이 있다. 대답하지 않으면 이 세계는 송신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대답을 하면 송신원의 위치가 파악되어 당신들의 행성계는 침략당하고 당신들의 세계는 점령당할 것이다!
대답하지 마라! 대답하지 마라! 대답하지 마라! (본문 308p)
하지만 예원제는 "이곳에 오십시오. 나는 당신들이 이 세계는 얻는 것을 돕겠습니다. 우리 문명은 이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잃었습니다. 당신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본문 311p) 메시지를 보내고야 만다.
문화대혁명은 증오와 복수심을 짙게 남겼고 많은 이들에게 씻어내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만들었다. 문화대혁명 당시 자라난 사람들은 도덕관념이 없는 도덕진공상태로 표현될만큼 혼란스러웠던 사회였는데, 인간의 악의 일면과 마주해야했던 그녀의 삶과 과거 따위는 기억하지도 않고 알아주지 않는 새로운 시대에서 예원제의 이상은 우주의 월등한 문명이 인류 세계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었다. 문화 대혁명의 광기 속에서 모든 것을 잃은 예원제의 전 인류를 상대로 한 복수가 우주에서 보내 온 경고로부터 시작되었다.
과학자들의 잇단 자살로 시작된 사건은 혼란스러웠던 중국의 역사 속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은 중국의 현재와 미래까지 보게했다.
<<삼체>>는 우주, 과학, 역사 등 광범위한 내용 속에서 인간의 악, 역사의 오점 등을 sf소설이라는 흥미로운 장르로 풀어내고 있다. 읽기에는 어려움이 읽었던 작품이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작품은 미래에 대한 극단적인 설정 속에 문화 대혁명과 양탄 공정 등 중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녹여내면서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류츠신의 <<삼체>>는 당대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중국의 미래를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