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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 예쁘게 진실을 말하는 방법 ㅣ 모두가 친구 24
패트리샤 맥키삭 글, 지젤 포터 그림, 마음물꼬 옮김 / 고래이야기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정직'이지요. 혹여 거짓말을 하다가 들키면 호되게 야단을 치곤 합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엄마인 저는 하루에도 몇 번의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직장생활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모질게 말하지 못하는 탓에 거짓말로 핑계를 대거나, 타인의 모습에 거짓말을 곁들인 칭찬을 해주지요.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이름은 타인을 배려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곤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정직'해야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사회생활에서는 언제나 정직할 수만은 없습니다. 아이들은 늘 정직해야 한다고 배우지만, 어른들은 때때로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게 되지요. 정직과 거짓말 사이에서 혼돈을 느끼는 주인공 리비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을 혼란일 것입니다. 이에 이 그림책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진실을 말하는 법,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일깨웁니다.
루시랑 줄넘기를 하기 위해 현관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리비에게 엄마는 늙은 대장한테 여물과 물을 주었냐고 물었습니다. 리비는 '네'라고 대답하면서도 자기 입에서 쉽사리 거짓말이 나오는 것에 흠칫 놀랐지요. 버지니아 워싱턴에게 줄 웨딩드레스를 만들다 말고 밖으로 나온 엄마는 엄한 목소리로 다시 묻습니다. 그제야 리비는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꾹 삼키고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을 했지요. 엄마한테 된통 혼나고, 루시한테 놀러가지도 못 했으며, 온종일 집 밖으로는 나가지 못했지만 리비의 마음을 한결 가벼웠습니다. 리비가 엄마한테 거짓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죠. 리비는 다시는 거짓말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꼭 사실대로만 말할 거야."
일요일 아침부터 리비의 '사실대로 말하기'가 시작되었고, 주일학교가 시작하기 기다리는 교회 마당에서 루시의 새 옷을 보고 칭찬하기 바쁜 아이들과 달리 루시는 옷은 정말 멋지지만 양말에 구멍이 났다고 사실대로 말하는 탓에 루시의 얼굴은 일그러졌습니다. 주일학교가 끝나고 루시가 자신을 노려보며 심술굿다고 쏘아붙이는 것이 리비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이틑날 아침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에 가던 리비는 윌리가 지리 숙제를 못했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지리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리비는 선생님에게 윌리가 지리 숙제를 안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난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이야."
이후에도 리비는 아주 많은 일들을 사실대로 말했고 학교가 끝날 무렵이 되었을 때는 리비와 말을 하려는 친구들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혼란스러운 리비는 포도나무 덩굴로 뒤덮인 터셀베리 아주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게 나쁠 수도 있나요?"
"오, 무슨 말이냐. 진실은 절대 나쁘지 않아. 언제나, 늘 진실을 말해야 한단다!"
하지만 아주머니 마당이 밀림같다는 리비의 진실에 터셀베리 아주머니는 화가 났고, 리비는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단다. 때가 적당하지 않거나,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나쁜 속셈일 경우에 그렇지. 그러면 사람들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어. 하지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실을 말하면 문제될 게 없단다."
늙은 대장에게 여물과 물을 주며 엄마의 이야기를 곱씹던 리비는 늙은 대장에게 볼품없다는 버지니아의 말에 자기가 했던 '사실대로 말하기'가 떠올랐고, 엄마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도 확실히 깨닫게 되었지요. 그리고 자신의 '사실대로 말하기' 때문에 속상해한 친구들 모두에게 차례로 사과했습니다. 터셀베리 아주머니에게도 말이죠.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는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터셀베리 아주머니의 '사실대로 이야기하더라도 애정을 가지고 부드럽게 말해 주면 삼키기가 훨씬 더 쉬울 거야'라는 말의 의미를 리비가 겪은 상황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진심 어린 사실'을 말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소통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타인을 배려한다는 의미로 거짓말을 하곤 하는데, 리비를 통해서 소통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네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착한 거짓말보다는 진심 어린 사실로 상대방을 대한다면,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그림책에서 일깨우는 예쁘게 진실을 말하는 방법을 통해 더불어가는 사회 속에서 진정한 소통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네요.
(사진출처: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