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르켐이 들려주는 자살론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0
윤민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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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철학을 배우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철학은 바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우선으로 살아야 하는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가르쳐주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을 접하면서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 눈에 띄는 철학 이야기를 발견했는데, 바로 20권 <<뒤르켐이 들려주는 자살론 이야기>>이다. 현 우리 사회는 초등학생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처럼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빠른 경제 성장으로 물질의 풍요를 이루어낸 우리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자살률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뒤르켐이 들려주는 자살론 이야기>>에서는 1897년에 출간된 뒤르켐의 자살에 관한 연구서 <자살론>과 우리 아이들이 갖고 있을 법한 고민을 함께 풀어냄으로써 그 이유를 찾아가고자 한다.

 

사실 뒤르켐은 다소 생소한 이름인데, 그는 콩트와 더불어 사회학의 창시자 가운데 한 명으로 불리며 스승 에일 부트루와 철학자 르누비에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회학을 발전시켰다고 한다. 뒤르켐은 사회학이라는 학문의 큰 기초를 닦았다는 점과 현대사회의 위기의 문제를 사회학적인 시각 속에서 파악했다는 점, 사회학의 독창성을 강조하면서도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해결책이자 전망으로서 도덕의 문제를 제시했다는 점 그리고 사회적 사실이라는 매우 중요한 사회의 분석 도구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보아야 할 인물이라고 한다.

그럼 카를 마르크스, 막스 베베와 함께 사회학의 3대 인물로 불리는 뒤르켐의 <자살론>을 동화 형식으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구성한 '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에서는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이 책은 신문사의 신물들의 회의와 영웅이 된 장영식 대원의 아들인 태양의 이야기라는 두 가지 구성을 가진다.

이야기는 신문의 사회면에 실린 슬픈 기사에서 시작된다. 강서 소방서 장영식 대원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두 사람을 구하고 또 다른 생존자를 찾기 위해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가 미처 나오지 못하고 숨졌는데 그에게는 홀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초등학생 아들이 있다. 이 기사를 두고 한밤중 신문들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사회면의 기사로 인해 논설면에서는 뒤르켐이라는 철학자가 이야기한 자살론을 바탕으로 하여 사회와 개인과의 관계에 대해 다루게 되었다.

반면 태양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도둑질과 자살 시도를 하게 되고, 언론은 사회의 영웅인 아버지와 문제아 아들에 대해 떠들어댄다. 태양은 가족을 힘들게 만들고 죽은 아빠를 사회의 영웅이라고 떠받드는 세상이 싫었다.

태양의 이야기를 두고 논설면은 뒤르켐의 자살론에서 문제아로 지적받는 태양의 행동, 자살 행위는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찾아보게 된다.

 

"뒤르켐은 현대사회에서 범죄라든가  청소년의 방황과 같은 일탈 문제 등이 왜 그렇게 많이 일어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아노미라는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아노미가 무엇일까요? 아노미는 규범이 없거나 무너지는 것, 즉 무규범 상태를 말합니다.그런데 이런 규범이 무너져 버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 수 없는 혼란한 상태가 되어버리겠지요.....뒤르켐의 학설은 자살의 문제를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학설들과 차별성이 있습니다. (본문 50,51p)

 

<<뒤르켐이 들려주는 자살론 이야기>>은 영웅이 된 장여식 대원의 아들인 태양이 규범의 기준이 사라지면서 방황하는 과정을 통해 뒤르켐의 자살론에 이해하기 쉽게 접근한다. 뒤르켐은 자살의 문제가 심리적, 정신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와 관계가 있다는 점 외에도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 숙명론적 자살이라는 자살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으며, 종료의식이 사회적 연대를 재강화 시키고 있으며 현대사회는 종교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사회 통합이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보았다. 현대의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사회 통합을 하기위해서는 도덕의 힘을 회복할 것을 강조하였다.

 

"뒤르켐은 인간이 순응적이고 동물적인 수준을 뛰어넘을 것을 요구하였다는군요. 뒤르켐은 사람들의 도덕성을 함양시키기 위해 어려서부터의 도덕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답니다. 기본적으로 교육은 아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목적이 아닌 가장 근본적인 수준의 인성을 가르치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경심을 심어 주어야 한다고 뒤르켐은 말했지요. 도덕을 모르는 상태가 곧 아노미입니다. 개인들은 사회 속에서 자신들의 욕망과 이익을 키워 나가게 되는데 그러한 욕망을 통제해 줄 틀이 바로 도덕이지요." (본문 109p)

 

현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률의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가는 뒤르켐의 <자살론>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요즘 인성교육에 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어린이들에게 규범의 기준을 바로 세워준다는 것에 있으며 이는 욕망을 통제함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일깨우는데 있다고 봐도 좋겠다.

이렇듯 <<뒤르켐이 들려주는 자살론 이야기>>는 현대사회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도덕이 왜 중요한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동화로 접근하는 뒤르켐의 사상은 동화형식으로 꾸며진 태양이의 이야기를 통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내용면에서 너무 흡족한 작품이다. 우리 아이들이 한 번쯤은 꼭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에 적극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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