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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간 재키 ㅣ the bear's school 베어스 스쿨 1
아이하라 히로유키 글, 아다치 나미 그림, 이선아 옮김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노란색의 예쁜 색감에 열두 마리의 다양한 표정을 가진 귀여운 곰을 담은 표지 삽화가 눈길을 끄는 책이네요.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군요. 2002년 처음 탄생한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시리즈라고 하는데,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출간이 되었나봅니다. 유치 단계의 어린이를 위한 책이니만큼 둥근 모서리로 처리한 부분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지네요.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열두 마리의 곰 중 딱 한 마리만 얼굴 색과 신발의 색이 다르네요. 아마 요 녀석이 주인공인 재키인가봅니다.
꼬마 곰 유치원의 꼬마 곰은 모두 열두 마리이고 모두들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열두 마리 꼬마 곰 가운데 첫째부터 열한째까지는 모두 남자이고, 맨 마지막 열두째 재키가 바로 주인공이자 딱 하나뿐인 여자 동생이네요. 재키는 가장 어리지만, 가장 장난꾸러기에 가장 고집쟁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엄마처럼 나름대로 오빠들을 돌보는 의젓한 모습도 가지고 있답니다.
열두 마리의 곰들이 유치원에 갔어요. 첫째 시간은 책 읽기 시간이죠. 나란히 나란히 사이좋게 책 읽는 모습이 아주 의젓하네요
둘째 미술 시간에는 커다란 종이를 마당에 펼쳐 놓고 그림을 그려요. 셋째 체육 시간에는 모두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나뭇가지에 매달려있지요. 마치 어른 곰이 되기 위한 훈련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재키는 사다리에 앉아있군요. 아직 막내인 재키에게는 어려운 일인가봅니다. 으깬 감자 샐러에 고소한 콩 수프, 그리고 따끈한 우유로 점심을 먹은 다음에는 청소를 해요. 그런데 재키는 막내라서 그런가요? 청소는 안하고 장난만 치고 있군요. 가장 장난꾸러기라는 재키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은 아니었군요.
이렇게 꼬마 곰 유치원의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그런데 밤이 오자 씩씩하던 꼬마 곰들이 엄마가 보고 싶어졌나봐요. 가장 울보인 피터가 울기 시작하자 앨버트도 따라 울고 앤톤이 따라우는군요. 그리고 결국에는 모두 일어나 큰 소리로 울고 맙니다.
재키는 그런 오빠들을 달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이 바빠요. 그래도 다행이도 재키 덕분에 오빠들이 기운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재키가 울고 있네요. 씩씩해보였던 재키도 엄마가 보고싶은 아이었네요.
엄마 없이 보내게 되는 유치원 생활, 아이들 모두 의젓하게 수업을 받아요. 물론 장난꾸러기 재키는 가끔 딴청을 피우기도 하지만요. 그런 아이들이 밤이 되니 엄마가 보고 싶어 울고 마는군요. 그런 오빠들을 달래는 재키는 수업때와는 다른 모습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재키고 아이었던 거지요.
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혼자 밥 먹는 것도 서툰데 밥은 잘 먹을지, 의사표현이 서툴어 오해는 없는지,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수업내용은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말이죠. 엄마의 눈에는 마냥 아기만 같은 아이들이 유치원에서는 의젓하게 잘 생활하고 있더군요.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유치원 생활에서는 집에서의 모습과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집에 오면 어리광 피우고 싶은 어린 아이였던 거지요. <<유치원에 간 재키>>는 우리 아이들의 유치원 생활을 보여주고 있는 듯 했습니다. 유치원에서의 의젓한 모습과 달리 집에 오면 마냥 아이같은 우리 아이들, 그 마음을 열두 마리의 곰들을 통해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네요.
열두 마리는 다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조금씩 다른 부분들이 있어요. 귀가 긴 곰, 귀가 동그란 곰, 혓바닥을 내민 곰, 귀가 뾰족한 곰 등등...모두 조금씩 다르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열두 마리의 친구들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네요.
책을 읽다보니 개성만점인 귀여운 재키는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인 거 같아요. 10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었네요.
앞으로 재키가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시리즈가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사진출처: '유치원에 간 재키'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