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들려주는 슈퍼맨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8
강용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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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우연찮게 <맨 오브 스틸> 영화를 보았다. 흔히 알고 있는 슈퍼맨의 이야기와는 달리 슈퍼맨의 탄생 비화를 담은 내용이었는데, 다른 사람과 다른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생각보다는 그닥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한 작품이었지만 <<니체가 들려주는 슈퍼맨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문득 이 영화가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한 곳에 고정되지 않고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을 극복하며 새로운 나를 창조하는 초인(超人)이다. 진정 용기 있는 자만이 험난한 길을 헤쳐나가 초인이 될 수 있다. (표지 中)

 

우주인이었던 칼이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 지구인 클락으로 살아가면서 슈퍼맨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 글귀와 굉장히 흡사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슈퍼맨 즉, 초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연찮게 본 영화, 그리고 <<니체가 들려주는 슈퍼맨 이야기>>는 서로 맞물려져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는데 좀더 도움이 되었다.

어렵게 느껴졌던 철학을 동화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는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로 유익함을 더하여 탁월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어 초등학생을 비롯 중고등학생, 성인까지 함께 읽어도 무방한 작품이다.

 

18번째 이야기 <<니체가 들려주는 슈퍼맨 이야기>>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이자 자기를 끊임없이 극복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니체의 철학을 주인공 진영이를 통해 동화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진영이를 사이에 둔 학교 최고의 두 캡짱인 빈나라와 나한영 다툼과 두 사람의 고백으로 진영이의 갈등이 시작된다. 자칭 풍부한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공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차원 높은 취미를 가진 진영이었지만 두 사람으로 인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런 진영이의 마음을 눈치챈 아빠는 진영이의 말을 듣고 난 뒤 니체의 철학자가 말한 '빌레 추어 마흐트' 즉 '힘에의 의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두 녀석의 다툼은 서로 더 높이 오르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 즉 돈을 더 가지려고 하는 것, 더 좋은 성적을 얻고 싶은 것 등의 의지 탓이라고 말한다.

 

" '힘에의 의지'라는 것이 꼭 경쟁과 다툼만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지킨다는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야. 니체는 끊임없이 삶에의 의지를 가지고 한 곳에 머무르지 말며 부단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뜻에서 그 말을 한 거였어. 과거의 모습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나를 찾아서!" (본문 21p)

 

그러던 중 진영은 낯선 할머니를 도와주는 한영의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니체 역시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으며, 스스로 베푸는 도덕이 최고의 도덕임을 강조했음을 알게 된다. 다행이 두 녀석의 참된 우정으로 진영의 갈등은 해결되고 만다. 어느 날, 진영은 우연히 반에서 '최따'라고 불리는 전교 1등 최고수의 비밀 노트를 발견하게 그 노트에 적힌 '위버멘쉬'라는 글을 보게 되는데, 그 말이 니체가 한 말임을 알게 된 진영은 철학을 전공한 엄마를 통해 자세히 듣게 된다.

 

"그 '힘에의 의지'에서도 가장 순수한 의지, 유일한 가치의 최고 상태를 초인, 정확히는 위버와 멘쉬가 합해진 단어인 위버멘쉬라고 하지. 위버는 넘어감, 우뚝 솟음, 뭐 이 정도 뜻이고, 멘쉬는 원래 인간이란 뜻인데 좀 더 나아가서 과거의 나 혹은 비속한 인간 유형, 안주하는 자들이란 뜻까지 포함한다. 결국 위버멘쉬란! 어느 한 곳에 고정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고 극복해서 새로운 나로 넘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란 말씀이지." (본문 56p)

 

진영은 어려운 상황을 모두 이겨내고 스스로 초인이 된다는 니체의 말을 좋아하는 고수가 자신의 환경과 자신을 극복하고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호기심 많은 진영은 친구들이 말하는 마귀할멈에 대한 호기심으로 할머니를 찾아나셨다가 무서운 꿈을 꾸게 되고 엄마로부터 우리 삶에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다음 생도 최선을 다한 지금의 삶이 반복될 거라는 '영원회귀'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어 꿈과 행복에 대해 생각하던 진영은 니체의 '신은 죽었다'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고, 이를 통해 "인간은 땅을 벗어나 살 수 없다. 자꾸 천국으로만 가려고 하지 말고 땅에 충실하라. 발이 딛고 있는 현실을 사랑하라!" (본문 134p) 는 말을 되새기며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진영을 통해 독자는 니체의 초인 사상은 신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 스스로 더욱 높은 경지에 도달하며 참된 사랑과 순수한 의지를 실현하는 것임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니체가 들려주는 슈퍼맨 이야기>>는 주인공 진영이가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니체의 사상을 알기 쉽게 배우게 된다.

철학이 우리 생활과 멀리 있는 듯 보였는데, 진영이의 생활과 맞물려 읽게 된 <<니체가 들려주는 슈퍼맨 이야기>>는 철학은 곧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일깨우는 학문이며, 우리 생활과 밀접한 학문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동화로 풀어낸 덕분에 철학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깰 수 있었으며, 양명학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기에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의 강점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 어린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구성이 아이들에게 철학적 사고를 기르는데 도움을 주고 있어 더욱 유익한 작품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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