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10분 창의놀이 (QR 놀이 동영상 제공)
김동권 지음, 이보연 감수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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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BC '아빠! 어디가?' 프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중 배우 성동일 부자의 모습이 제일 눈에 들어왔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아빠의 모습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일로 바쁜 탓인지 아들과의 서먹한 관계가 그대로 전파로 타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잔뜩 주눅이 든 듯한 준이의 모습도 많이 안타까웠는데,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빠와의 관계 회복 뿐만 아니라 아이의 표정도 밝아졌고, 대인관계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아빠들의 경제적 책임으로 양육은 엄마의 책임이 되었다. 바쁜 회사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적을 뿐만 아니라 아빠는 권위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탓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아빠들도 양육에 많은 부분 관여를 하게 되었고,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이 사회성이 좋다는 보고에 따라 요즘은 아빠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방법에 관한 정보는 많이 미흡한 편이다. 엄마와 아이들의 놀이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는 반면, 아빠와 아이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부족한 편이라 아이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아빠들을 도울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일만 하는 아빠였던 저자 역시 마찬가지였으리라. 일에 매달려 지내던 어느 날, 피곤에 지친 자신의 굳은 얼굴을 보며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아이와 '매일일 10분'놀이를 시작한 저자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무엇을 갖고 노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노느냐가 중요하며, 무엇보다도 놀이를 하는 아빠 자신이 재미있고 즐거워야 함을 깨달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재활용품 놀잇감을 하나씩 개발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담은 블로그 <아빠와 함께하는 19분 게임>이 네티즌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면서 우왕좌왕하는 아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집에서 10분 더 논다고 과로사하지 않아요. 아빠 육아, 10분이면 됩니다. (본문 20p)

 

주말이면 '아빠, 놀아줘'라는 말을 하는 아들녀석에게 남편은 보드게임을 해주지만 매번 같은 게임에 아이는 그만 식상해져버렸다. 그런 아이에게 미안함과 짜증이 밀려온 남편은 결국 놀아주기를 포기하곤 했다. 저자가 아이와 함께 놀아주게 된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아빠의 작은 관심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책을 들이미는 나를 보며 남편은 머쓱해하고 관심없는 척하지 하지만, 휘리릭 페이지를 넘겨보는 걸 보면 아이와 놀아주고 싶은 마음은 많지만 방법을 몰라 고민했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그런 남편에게 저자는 구세주였을지도 모른다.

 

 

어려울 것 같지만 사실 해보면 간단한 3대 원칙, 즉 '항상, 즉시, 기쁘게'만 지킨다면 하루 10분 놀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본문 25p)

 

<<아빠와 10분 창의놀이>>에는 아빠 육아 고민을 단숨에 날리는 초간단 재활용품 놀이 80가지가 수록되어 있는데,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이보연 선생님의 도움말도 수록되어 있어,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어 놀이를 하면서 겪게 될 시행착오에 대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놀이가 재미있어 아이가 한도 끝도 없이 놀아 달라고 하면 결국 아빠도 아이도 지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이의 균형 잡힌 발달을 위한 아빠 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대안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리라.

 

 

이 책은,

1장에서는 문어 후 불기, 물고기 튕기기 놀이, 신나는 드림 치기 등 눈만 그려도 완성되는 다양한 재활용품 장난감을 선보이고, 2장에서는 로션 물고기와 함께하는 물장구 놀이, 부직포 가방에서 태어난 입 큰 개구리, 커피 마시며 일만 하는 꿀벌 인형 등 아빠 이야기에 창의력이 쑥쑥 자라는 스토리텔링 놀이 3장에서는 옷걸이 펜싱검, 로빈후드 활쏘기 놀이, 페트병 볼링 스트라이크, 딸기 글러브로 즐기는 슈퍼볼 야구, 이열치열 수박 복싱 놀이, 아슬아슬 신발 상자 축구 드리블, 불꽃 튀는 칼싸움 놀이 등 온몸을 움직이며 하는 남자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놀이가 10가지 수록되어 있다.

4장에서는 뱅글뱅글 공 굴리기 추격 놀이, 배 상자로 즐기는 실내 축구, 휴지심 발레리나 등 아빠와 아이가 함께 만드는 놀이법이 소개되었고, 5장에서는 손가락 피자 야구장, 큰 박스 인간 두더지 잡기, 먹보 그물 인형 등 온 가족 놀이, 6장에서는 거북이 물장구 손 씻기 놀이, 아빠도 함께하는 엄마 말 잘 듣기 게임, 비밀의 자동차 나라 정리정돈 놀이 등 아이들의 생활습관을 개선 할 수 있는 놀이도 소개되었다.

7장에서는 달력으로 하는 재미있는 덧셈 뺄셈 암산 놀이와 구구단이 술술 외워지는 달걀판 숫자 놀이, 뿅망치 강타 받아쓰기 복권 등 학습력 향상을 돕는 놀이가 수록되어 놀이를 통해 학습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하였다. 8장에서는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 주는 지구본 놀이, 낙엽 속에 숨은 잠복근무 요원 놀이 등 상상력을 동원한 놀이도 담았다.

 

 

아이의 공을 살펴 보세요. 세상에는 새것처럼 잘 보관되어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본문 106p)

 

만드는 법이 어렵지 않다는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큰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면 아이의 마음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부모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바라보았기에 아이들의 질문에 담긴 속뜻을 이해하기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함께' 해달라는 의미를 읽어내지 못한 듯 하다.

 

 

 

비누가 어느새 작아지듯이 아이의 유년 시절도 어느덧 사라집니다. 아빠의 존재감이 사라지기 전에 아이의 유년기 매일 노크하세요. (본문 208p)

 

50대가 되는 중년의 아빠들이 외톨이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아이들이 원할 때 아빠들은 늘 '나중에''다음에' 라고 말하곤 한다. 아빠들이 나이가 들어 시간적 여유가 생겨 아이와 함께 하길 원할 때, 아이들은 이제 자라서 '나중에요'라고 답한다. 아빠와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시기는 우리 아이들의 짧은 유년기이지만, 이때 만들었던 유대관계는 오랫동안 유지된다. 아이의 유년기,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이제 함께할 수 있는 아빠가 되어주어야 한다.

<<아빠와 10분 창의놀이>>는 "아이랑 어떻게 놀아주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만들기도 간단하고 활용도도 높은 다양한 놀이를 통해 아이와 함께 하는 행복한 추억을 쌓아보시길 바란다.

앞으로 우리 집이 시끄러워질 거 같다. 이 걱정이 왜이렇게 행복한지.

 

(이미지출처: '아빠와 10분 창의놀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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