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이 들려주는 정신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4
박해용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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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그 열네번째 이야기는 <<헤겔이 들려주는 정신 이야기>이다. 헤겔의 '정신'은 나에게는 조금 생소한 이야기였던 터라, 책을 읽기에 앞서 걱정이 되었지만 동화 형식으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구성된 작품이라 이해하기에 수월했다. 헤겔은 서양철학자를 대표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어렵기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그러나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로 처음 접한 헤겔의 철학은 어렵다는 그의 철학에 접근하는데 용이했던 작품이라 해도 좋을 듯 싶다.

 

초등5학년인 정신이는 이름때문에 늘 놀림을 받는다. 정신이는 돌아가신 엄마가 '정신은 몸속에 있지만, 정신의 활동은 몸이라는 틀을 벗어나 마음대로 날아다닌다.'라는 괴테의 말을 빌어 우리 아이도 '어떤 것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열려진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의미로 지어준 이름을 떠올리며 울고 싶은 것을 참곤 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시는 아빠와 살면서 정신이는 점심과 저녁 식사를 혼자 해결해야 하는 때가 많았는데, 정신이는 이웃 아줌마, 아저씨들의 권유로 하교 후에는 '착한 아이 공부방'에 가게 된다. 공부방에는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뻥뻥 터뜨린 사건들을 척척 해결한 탓에 붙은 '해결 선생님'이 아이들을 돌보고 계셨는데, 정신이의 이름을 놀리는 공부방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정신'이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일깨우게 되고, 아이들은 더 이상 정신이를 놀리지 않았다. 이후 해결 선생님은 아이들의 상황과 접목시켜 헤겔의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정신이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신을 실현해 가는 거란다. 처음에 정한 대상에서 자신에게 낯선 것을 없애고, 익숙하고 맞는 것으로 변화시켜 가는 거지." (본문 43p)

"정신이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신을 계속해서 변화시켜 가는 것이란다." (본문 54p)

 

해결 선생님은 '알려고 하는 정신''알려지는 정신' 그리고 발전해 가장 완성된 정신인 '절대정신'과 세계의 역사는 자유에 대한 생각을 점점 발전시켜 가는 것이라는 '역사의 진보'에 대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이 뿐만 아니라, 놀이 천재들인 놀이방 아이들이 놀 때마다 시끄럽다며 호통을 치시는 머리 빡빡 아저씨의 상반되는 두 가지 모습에 대해 '대립'과 '모순'에 대해서도 쉽게 알려주며, 빼빼 말랐던 정신이가 뚱뚱해지면서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변증법'에서 대해서도 이해한다.

선생님을 따라 봉래마을로 시골 여행을 하게 된 아이들은 생각지도 않게 일을 하게 되어 불평을 늘어놓고, 봉래마을에서만 생활하고 자란 도영이는 놀이방 아이들처럼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며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면서 자신의 생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데, 이들을 통해 욕망과 자유, 노동과 인정에 대한 헤겔의 생각을 엿보게 된다.

 

"헤겔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는 자유는 사실상 우리 자신이 원하는 자유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사회적 역사적인 힘들에 의해 이리저리로 떠밀려 다니는 자유일 뿐이라고 했대. 우리는 한 특정한 역사적 시기에 한 특정한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사회와 시대에 영향을 받고 있는 거라는 거지."

"진정한 자유에 이르기 위해서는 모든 욕구를 없애야 한다고 말한 칸트라는 철학자가 있대. 칸트는 사람의 이성이 모든 욕구를 제거하여 결국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게 되는 것이 이성에 맞는 행동이라고 보았대. 그래서 칸트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들을 함으로써 사람이 자유롭게 된다고 했고..... 결론적으로 진정한 자유는 개인의 이익과 사회가 요구하는 공동의 가치가 잘 어우러질 때 나타난다 이거야." (본문 168,169,170p)

 

<<헤겔이 들려주는 정신 이야기는>>는 정신이와 공부방 어린이들을 통한 일상의 일들로 헤겔의 사상으로 접근하여 [철학 돋보기]를 통해 핵심 사상을 정리한다. 뿐만 아니라 부록으로 실린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합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으며, 논술에 접근하는 활용의 장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신, 절대정신, 정신의 본질로서의 자유, 변증법, 모순 그리고 역사에서의 목적 등과 연관된 헤겔 철학의 핵심적인 용어들은 초등학생 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읽기에도 내용면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었는데, 우리 어린이들이 헤겔의 정신을 이해하는 것은 어떤 것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열려진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어렵기로 유명한 헤겔의 철학을 이해하고 싶다면 <<헤겔이 들려주는 정신 이야기>>를 읽어보기를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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