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님, 안녕하세요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48
강민경 지음, 이영림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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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하는 아이와 함께 출근을 하다보면 종종 아이의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제가 보이지 않는가 봅니다. 몇 번 마주친 아이들인데도 먼저 인사를 건네는 법이 없지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예의가 없다고 꾸지람을 하곤 했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준비물이 많은 아이가 우산까지 들고 가는 일이 힘겨워보여 학교 교문까지 데려가 주었지요. 교문 앞에서는 보안관 아저씨께서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었고, 아이들에게 일일이 '안녕!' 하며 인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녀석이 인사도 없이 학교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동안 저는, 인사없는 다른 아이만 보았을 뿐 제 아이의 모습은 제대로 못 보고 있었던 거지요. 민망함, 당황스러움, 화남 등 다양한 복잡한 감정에 퇴근 후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잔소리를 한다고해서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고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워낙 숫기가 없는 녀석이라 주인공 주한이처럼 쑥쓰러워 인사를 제대로 못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던 터라 <<아드님, 안녕하세요>>은 아들에게 딱! 맞는 책이었습니다.


인사를 하든 안하든, 안녕할 사람은 안녕하고 안녕하지 못할 사람은 안녕하지 못할 텐데, 왜 굳이 그걸 확인하고 물어봐야 하는지 주한이는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본문 4p)


주한이는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심통이 났습니다. "안녕하세요오?"하고 혼잣말로 연습을 해보지만 이상할 뿐만 아니라 귀찮아지기까지 했지요. 주한이는 준비물인 찰흙을 사러 학교 앞 문구점에 들렀습니다. 준비물을 사거나, 친구들과 군것질하려고 거의 매일 들르는 곳이지만 한 번도 인사를 한 적이 없는 곳이지요. 오늘도 문구점에 들어서자마자 용건부터 건넸습니다. 그런데 아줌마가 거스름돈과 함께 사탕 한 알을 올려 주시는게 아니겠어요? 주한이는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싱굿 웃는 아줌마의 얼굴을 뒤로 한 채 말없이 돌아섰지요. 그때 아줌마가 붉으락푸르락 성난 모습으로 인사없는 주한이를 나무랐습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저는 아줌마가 절 모르시는 것 같아서요...."
"꼭 아는 사람한테만 인사를 하는 거니? 인사를 하면서 아는 사람이 되는 거지." (본문 8p)




그 때 학교 가는 범수, 호연이와 눈이 마주친 주한이는 상황을 벗어나고자 우물거리며 인사하고 나오면서 다시는 이 문구점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요. 기분을 망친 주한이는 기운찬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강대와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주한이에게 인사를 건네는 강대를 못 들은 척 고개를 돌리다가 2반 선생님에게 꾸짖음을 받게 되고, 설상가상 그런 모습을 연우가 보게 되었지요.

장난꾸러기 범수와 호연이는 '목 뻣뻣 김주한'이라며 놀려대는 통에 잔뜩 심통이 난 주한이는 이 모든 일이 강대때문인 듯 느껴졌어요.


엄마의 잔소리, 문구점 아줌마, 선생님의 꾸지람으로 시작한 주한이는 하교 후에도 소식을 들은 엄마의 잔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주한이를 투명 인간 취급하는 연우의 모습은 더욱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이도 이렇게 목 뻣뻣 연우를 바꾸게 한 사건이 일어나지요. 화장실이 급한 연우가 학교가 끝난 후 서둘러 집에 도착했지만 엄마가 없어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서둘러 공원으로 나와보지만 바지에 오줌을 싸게 되고 다가오는 친구들에게 오줌싸개라고 놀림을 받게 될 절체절명의 찰나에 화단에 물을 주던 할머니의 도움으로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 되지요. 이후 연우는 할머니에게 인사를 안 하면 오줌싸개라고 소문을 낼까 두려워 할머니를 만나게 꼬박꼬박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진작 인사하고 다닐걸. 이렇게 좋은데!" (본문 58p)


이제 주한이는 인사하는 일이 더 이상 쑥쓰럽거나 이상하지 않았어요. 연우와도 인사를 하면서 친해졌으니 주한이는 인사하는 일이 오히려 즐거워졌습니다. 주한이를 보면서 함께 책을 읽은 아이도 인사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충분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어른인 저도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과 매번 인사하는 일이 왠지 번거롭고 귀찮게 느껴지곤 했지요. 아이만을 탓하고 있었는데, 실은 저도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던 거 같네요. 대성이를 보면서 제 행동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대성이의 밝고 예쁜 모습, 목 뻣뻣 주한이의 변화되는 모습이 어린이 뿐만 아니라 함께 책을 읽는 부모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이 되어주는 재미있고 유익한 동화책입니다.


<<아드님, 안녕하세요>>는 코믹한 삽화와 재미있는 이야기로 인사를 통해 세상이 넓어지게 됨을 일깨워주는 동화입니다. "안녕하세요?"라는 짧은 인사는 다른 사람과의 벽을 허물어주는 아주 좋은 습관임을 아이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답니다.


(사진출처: '아드님, 안녕하세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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