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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수업 - EBS 부모가 달라졌어요
EBS 부모가 달라졌어요 제작진 지음 / 김영사on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올바른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음에도 아이가 태어나고 이가 나고 기어다니고 걸어다니는 변화에도 마냥 행복할 때가 있었다. 초보 엄마인 탓에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 답답함이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해주려 했다. 그러나 이가 자라면서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게 되고, 나의 뜻대로 자라주지 않는 아이를 보면서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주눅들어 있는 아이의 모습에 미안함과 짜증스러움이 동반되곤 했는데, 그런 나의 모습에 흠칫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의 행동과 말로 아이들은 달라진다. 아이들은 비단 부모의 행동과 말만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행동과 말과 그리고 정서는 아이들의 행동, 정서, 생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문득 나의 행동과 말 그리고 눈빛까지도 닮아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다잡게 될 때가 있다. 조금 산만한 아들녀석, 사춘기 반항심 많은 딸을 보면 나의 잘못된 양육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그 고민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육아서를 통해서 찾아보곤 하는데, 이번에 정말 괜찮은 책을 만났다.
<<EBS 부모가 달라졌어요 - 부모수업>>은 국내 최고 육아 전문가들의 혁신적인 부모코칭으로 화제가 된 EBS <부모가 달라졌어요> 중에서 부모들에게 큰 관심과 지지를 받았던 내용들을 모아 역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단호한 부모, 든든한 부모, 필이 통하는 부모가 되기 위한 방법을 수록하였는데,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부모의 노력으로 어떻게 변화되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내어 자녀 양육에 관한 걱정과 불안으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명쾌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中)
이 책에 수록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은 부모의 잘못된 정서와 행동에서 비롯된 경우였는데, 그 부모들의 모습 속에 내 모습이 엿보이는 것 같아 속상하고 미안하고 답답했다. 특히 부모의 말과 행동 등에 눈치를 보며 마음 속에 상처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혹여 내 아이가 나로 인해 상처를 껴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마음에 마음이 짠해지곤 했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엄마가 가르쳐주는 규칙 속에서 엄마의 감정을 느끼고 감정처리법 또한 배워간다. 그렇기에 엄마가 엄마 자리를 어떻게 지키느냐에 따라 아이는 천차만별 달라진다. (본문 168,169p)
하루 종일 징징대는 떼쟁이 지수, 떼쓰고 울고 화내던 예서, 산만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 민호를 위해 '단호한 부모'가 되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또한 엄마 앞에서 작아지고 주눅든 수현이, 엄마가 한없이 무서운 서희,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제멋대로인 아이가 된 건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든든한 부모'가 되기 위한 솔루션을, 새벽 다섯 시부터 울리는 아빠의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아이들, 엄마가 집에 있는 날이 더 싫은 아이, 양육서만 믿는 엄마로 인해 감정 없이 말하는 아홉 살 혜미의 변화를 위해서는 아이와 '필이 통하는 부모'가 되는 솔루션이 제시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무척 놀라웠던 것은 부모로 인해 상처받았던 아이가 부모가 되어 아이들에게 똑같은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받지 못한 부모는 자신의 부모와 다른 부모가 되려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었고, 부모의 양육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도 있었다. 부모와 닮은 자신, 자신과 닮은 아이를 보면서 스스로를 더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았다. 아이들의 변화에는 원인이 분명 존재한다. 부모는 그 원인을 자신이 아닌 아이에게서 찾으려는 경우가 참 많은데, 사실 아이들을 가장 많이 변화시키는 것은 부모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원인을 몰라 답답했던 부모들의 대부분은 그렇게 자신을 배제시키고 있었다.
아버님은 여전히 솔루션에 참여하신 목적이 준형이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예요. 아이에게 다가가는데 계속 조건을 달고 계시거든요. 준형이의 존재 자체로 아버님이 기쁘신 거지, 아이가 공부를 잘하거나 착해서, 내 마음에 흡족한 아들이어서 기쁜 게 아니라는 걸 잊지 마세요. (본문 196p)
각 가정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육아에 대한 걱정과 근심에 대한 불안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는데, 문제 아이들에 따라 제공되는 전문가의 솔루션은 큰 도움이 된다. 나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부모를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두고 싶었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로 포장된 엄마의 욕심을 보게 되었고, 잔소리 대장 아빠에서도 나를 보게 되고, 서희의 부모를 통해 아이를 아이로서가 아닌 완벽한 인간으로서 바라보려는, 아이에게 높은 기준을 적용하려 했던 엄마의 그릇된 마음도 보게 되었다.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보게 되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다. 나를 제대로 볼 때 나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그 변화할 수 있는 시작점을 찾았다는 것에 무척이나 기뻤다.
아이의 육아는 엄마 혼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결코 아니다. 아이를 향한 엄마의 행동에는 힘들고 지친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미움에서도 비롯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육아가 엄마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아빠도 육아에 많이 참여하곤 한다. 가정의 행복은 그렇게 엄마 아빠가 서로 의지하고, 아이들과 함께 눈높이를 맞출 때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책은 행복한 가정을 원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행복의 원칙을 보여준다.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 책은 그 시행착오를 줄여주기 위한, 혹은 내가 겪고 있을 시행착오를 바로잡아주기 위한 실천법을 제공하고 있기에 올바른 부모가 되기 위한 지침서로서 손색없는 책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 이 책을 통해 가족을 위해 최고의 <<부모 수업>>을 경험해보는 행복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