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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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고양이에 대한 안 좋은 기억으로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탓에 나는 동물에 대한 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굉장히 분노하는 편이다. 일요일 오전 SBS 을 즐겨보는 편인데,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동물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반면 사람과 반려동물이 서로 닮아가고 서로 부등켜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마음이 따뜻해진다. 함께 TV를 보는 아이들은 늘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하지만,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아직은 어려운 듯 고민을 한다. 애완동물은 나의 장난감이 아니라, 나의 또 다른 가족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웹툰을 본 적이 없는 나는 얼마 전 읽어보게 된 <<곰곰묘묘 이야기>>를 통해서 웹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은 웹툰 작가나 웹툰을 찾아읽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는 웹툰작품에 눈길이 간다.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 3>>는 네이버 인기 웹툰이었다고 하는데, 책으로 읽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권을 먼저 읽으면서 1,2권도 꼭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는데, 무엇보다 반려동물에 대한 작가의 마음이 와 닿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으리라.

얼마 전 동물에 관한 과학책을 읽은 적이 있다. 금붕어와 개를 키우는 주인이 1주일동안 해외를 나가게 되어 개는 친구에게 맡기고, 금붕어는 자동으로 먹이를 공급해주는 장치를 해주고 다녀왔을 때 금붕어가 많이 병이 든 것처럼 보였는데, 그 이유는 우울증 때문이라고 했다. 늘 사람의 손길이 닿는 강아지, 고양이와 달리 금붕어는 사람과의 접촉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없을 때 우울증에 걸린다는 글을 읽으면서 동물을 키우는 주인의 책임감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더불어 그들을 키워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부분 생각하게 했다.


반려동물은 반려동물이니까 주인을 닮아 가지요.
당신도 모르는 새에 섞이고 스며들어 비슷해져 갑니다.
어느 날이라도, 당신의 반려동물이 아주 상냥하고 다정하게 느껴질 적엔, 당신도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라고 여기셔도 됩니다. (본문 18,19,20p)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느꼈던 행복과 즐거움, 그리움 등을 담아낸 작품이다.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 그들과의 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는데, 작가는 어린 고양이와 열일곱 살이 된 늙은 개와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평범하지 않은, 이제는 나이가 들어 헤어질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낭낙이,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고양이 순대의 이야기는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생각을 일깨우고 있음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너는 백년은 더 살테지만, 그대로 혹시 모르니까 앞으로 네가 좋아하는 소시지는 주지 않을거야.
너는 백년은 넉넉하지만 그래도 좀 불안하니까 혼자서 계단은 못내려가게 할래.
너는 앞으로 백년은 더 나와 있어줄 테지만, 그래도 무서우니까 내가 있을 땐 되도록 나랑 자주면 안될까?
백년이나 소시지를 못 먹으면 되게 싫겠다, 그지?
소시지도 계단도 혹시나, 혹시나 해서.....응, 많이 미안해. (본문 26~29p)


이제 나이가 들어 눈도 안보이고, 잘 안 들리고 피부종양으로 털을 미는 것도 굉장히 어려워진 낭낙이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 마음이 짠해진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림 속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보였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동물들, 우리는 그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법 그리고 용서하는 법까지도 말이다.


길에서 살갑고 귀여운 고양이를 만났는데 사정이 있어 데려오지 못하셨다면, 그건 당신탓이 아니니 밤에 잠 못이루지 마세요.
주인 잃은 강아지를 보았는데, 하필 너무 바쁜때라 보살펴 줄 수 없었다면, 그건 어쩔 수 없었으니 당신이 그렇게나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 없습니다.
어쩌면 그 고양이는 당신만큼 상냥하지만 여유있는 사람을 만났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개는 당신이 떠난 직후에 주인을 찾았을지도 몰라요.
다음번에는, 당신의 친절함을 마주할 기회가 되길........... (본문 196~199p)


자동차 밑에 애닳프게 우는 고양이를,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봇대의 전단지를 눈여겨 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얼마전 강아지를 찾는다는 동영상을 올린 외국인이 사람들의 도움으로 강아지를 찾고 미안하다며 울먹이는 장면을 보면서 이제 조금씩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아픈 마음, 사람에게 상처받고도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길고양이들에 대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아픔이 느껴졌고, 이 책을 읽는동안에는 그 마음을 더욱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별을 준비하는 늙은 개와 눈이 보이지 않는 어린 고양이와 함께하는 저자의 행복한 일상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마음이 열린 탓이리라.

낭낙이와 순대는 지금쯤 엄마와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겠지? 낭낙이가 작가의 바람처럼 몽이처럼 조용하게 잠들어 편안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 함께하는 시간동안 서로 더 많이 사랑받고, 더 많이 위로받기를.....바래본다.
이 책을 통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과 책임감을 갖고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웃음, 감동이 함께 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3>>였다.


(사진출처: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 3'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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