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접시
다쿠미 츠카사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책 제목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저자의 이력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사카의 쓰지초 조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요식업계에서 활동하던 저자가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에 감명을 받고 작가로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요리사의 길을 가던 그가 새로운 꿈에 도전하고 <금단의 팬더>로 대상을 수상하고 현재에 이르기까 맛있는 청춘을 즐기는 그의 모습이 썩 괜찮아 보였다.

그렇게 책 표지에 기록된 작가의 이력이 '다쿠미 츠카사'와의 첫 대면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내내 주인공 히로를 통해서 다쿠미 츠카사를 또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조리전문학교에 다니고, 프랑스 레스토랑에 취직하고 자신의 직업, 꿈에 대해 방황하는 히로의 모습에 저자는 자신의 청춘을 녹아낸 것은 아니었나 싶었다. 그렇게 저자는 프랑스 레스토랑에 취직했던 그의 경험을 살려 요리사가 되고 싶은 히로의 청춘 성장기를 <<무지개 접시>>에 담아내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진로와 취직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동안 딱 이거다 싶은 걸 찾지 못했던 히로는 <셰프 혼마>라는 프렌치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인 혼마 다다아키가 <그릇에 담은 것은 나 자신>이라는 말을 듣고 운명이라 생각했고,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국의 유수한 조리사 전문학교 중에서도 선도적인 <구지 조리사 전문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히로는 요스케와 친구가 되고 함께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자신만의 색깔을 믿고 그걸 쫓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색이 눈부신 빛을 발할 겁니다." (본문 38p)

 

히로는 무심코 올려다 본 구름 사이로 보이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며 아직 흐릿하기만 한 미래를 상상해보았다. 히로는 학기말 시험에 볼 필기와 실기 시험 중 식칼 기술을 심사하는 실기 시험 <감자 샤토 썰기>를 위해 감자를 사러 갔다가 자신의 이상형과 가까운 미호를 알게 된다. 어느 덧 2학기가 시작되면서 구직활동이 절정에 다다르게 되고 히로는 구직활동의 일환으로 동기 둘과 함께 레스토랑 순례를 시작하게 된다. 히로는 지원자가 높은 셰프 혼마에 지원을 하게 되고, 어떤 요리사가 되고 싶으냐의 혼마의 질문에 얼마 전 면접을 대비해 미호와 함께 셰프 혼마에서 식사를 하러 갔다가 듣게 된 미호가 꿈꾸었던 요리사의 상을 말하게 되고, 결국 합격하게 된다.

엉덩이로 발이 날아오고, 무지막지한 선배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늘 허드렛일을 하던 히로는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생활에 지긋함을 느껴 결국 그만두게 된다. 이후 바텐더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셰프 혼마의 동기였던 에리와의 데이트를 즐겨던 어느 날, 주방장이 다치는 탓에 대신 요리를 하게 된 히로는 견습이었던 9개월 동안 혼나기만 하고 평범하다 여기던 일들이 이곳에서 보석처럼 광채를 발하는 것을 느끼게 되고 식칼과 프라이팬을 잡고 있으면 즐거워진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느닷없이 전에 경험했던, 숨 막힐 듯한 긴장감에 휩싸였던 광경이 머릿 속에 떠올랐다. 가슴이 꽉 조이며 흥분됐다. (본문 258p)

 

<<무지개 접시>>는 요리사를 꿈꾸는 히로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성장기를 담은 작품으로, 그 속에 친구들과의 우정과 풋풋한 사랑 또한 녹아 낸 청춘 소설이다.

히로와 그의 친구들은 무지개처럼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무지개처럼 예쁜 사랑과 우정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가 green, blue, indigo blue, red, yellow, purple, orange 의 무지개 색깔에 맞추어 그려진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 성장통을 그대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내가 아닌 부모의 의지에 의해 '좋은' 무언가를 위해 달려온 이 시대의 청춘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은 바로 '나만의 색깔'일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색깔을 믿고 그걸 쫓아가기를 바랍니다."(본문 38p) 라는 말이 그들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

꿈을 향해 나아가다가 좌절하기도 하지만 다시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과정, 그리고 친구간의 우정과 질투가 요리사를 꿈꾸는 청춘들의 요리처럼 달콤새콤하다.

 저자의 경험으로 더 생생하게 그려지는 그들의 좌충우돌 요리사를 향한 무지개빛 예쁜 이야기 <<무지개 접시>>는 참 맛있는 이야기였다.

 

 

그의 유쾌 발랄한 스무 살의 이야기가 푹신푹신하고 고소한 오믈렛처럼, 입 속에서 사르르 녹는 스테이크처럼 맛있게 그려진다. (표지 中)

 

(사진출처: '무지개 접시'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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