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5반 아이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31
윤숙희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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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단편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 <<5학년 5반 아이들>>에는 서로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일곱 명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어른들의 눈에는 너무도 하찮아 보이는 고민일지 몰라도 그 고민들은 아이들의 하루를 좌지우지하곤 한다. 그들의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은 어른이 아니라, 그 고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른 아이들의 마음 가짐에 있을 게다.

이 책에 수록된 일곱 아이들의 고민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의 크기와 너무도 닮아 있다. 이 친구들이 고민에 대처하는 자세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가 가진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천재'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천치라는 별명을 가져 고민인 천재는 아이큐가 148인 한영이가 의사 아빠가 준 노란 알약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질거라는 생각에 한영이 집에서 몰래 가져와 약을 먹게 되고,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하지만 천재가 가지고 있는 정말 천재적인 재능이 발휘되고 천재는 비로소 아이큐, 점수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늘 나의 하루는 정말 보람찼다.비록 아이큐는 두 자리 수고 공부도 꼴등이지만, 천재표 레시피를 첫 번째로 개발한 날이기 때문이다. (본문 25p)

 

심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수정이는 햄버거와 콜라를 먹게 되고, 깜빡 잊고 도시락을 안 가져와 급식을 먹은 탓에 아토피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빨간 너구리가 되었다며 놀리는 아이들 때문에 속상한 수정이는 좋아하는 준석이가 그런 자신의 얼굴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짓자 집으로 도망치듯 가고 만다.

 

"왜 나만 그래? 왜 나만 그러냐고! 다른 애들은 햄버거랑 소시지를 아무리 먹어도 멀쩡한데, 왜 나만 그러냐고!" (본문 39p)

 

그런 수정은 아토피 사이트에서 아토피와 친구 하라는 글귀를 가슴에 새기게 되고, 태경의 놀림 앞에서도 당당하게 된다. 그런 자신의 편에 서 준 준석이와 친구가 되면서 아토피 때문에 억울했던 마음을 버리고 당당하기로 결심한다.

회장인 준석이네 집 앞에 장미가 이사를 오게 되고, 설상가상 같은 반이 된다. 아빠 회사가 부도나자 아빠는 사라졌고, 준석이네는 빚쟁이에 시달려 낡은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그런 사실이 장미로 인해 밝혀질 것이 두려운 준석에게 장미는 기피대상 1호가 된다. 아이들의 동정 어린 눈빛, 자신을 무시하고 깔보는 눈빛이 싫은 준석은 아빠없이 엄마랑 사는 장미가 늘 밝고 즐거운 것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슈퍼스타를 꿈꾸는 슈퍼돼지 장미는 가수가 되고 싶지만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만다. 노래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지만 작년까지 아빠 병원비를 대느라 힘들어했던 엄마를 알고 있기에 말을 꺼내지 못한다. 다행이 수정은 다음 오디션에서아빠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로 진짜 노래를 부르게 된다. 그리고 내일이 있기에 절대 기죽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게 된다.

 

엄마와 아빠의 잦은 다툼과 자신을 향한 으름장에 마음을 둘 곳이 없는 태경은 자신에게 눈치를 보는 아이들을 보면 자신만의 세상을 얻은 듯 하다. 주의력 결핍 장애를 앓고 있는 한영이 자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더욱 혼자가 된 태경은 스쿠터에 마음이 사로잡힌다. 그러던 어느 날, 얼음 공주인 미래와 함께 스쿠터를 훔쳐 타고 가다가 병원 신세를 지게 된 태경은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과 도와줄 친구가 옆에 있다는 것이 괜찮은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래는 얼음 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99점을 맞아도 틀린 1점 때문에 아쉬워하는 엄마, 항상 최고가 되길 바라는 엄마 때문에 요즘 미래는 꼭두가시가 된 듯 하다. 그렇게 웃음을 잃어가는 미래는 슈퍼스타가 되고자 하는 꿈을 위해 연습하는 장미가 부러웠고, 자기가 싫은 건 안 하는 아이 태경에게 눈길이 쏠렸다. 그렇게 태경과 함께 스쿠터를 타게 되던 날 미래는 그동안하지 못했던 말들, 가슴과 목에 걸려 제대로 뱉어내지 못했던 말들을 쏟아 낸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엄마 모르죠?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하느라 얼마나 숨이 찼는지, 모르죠?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단 말이에요. 너무 히들고 벅차서 죽을 것 같았단 말이에요. 마음속으로 수없이 말했어요. 엄마, 그러지 마. 그러지 마.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어요!" (본문 123p)

 

잃어버리기 대장인 한영에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은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 "한영아, 넌 소중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단다." (본문 136p)라고 말해주는 엄마가 있어 힘이 나고, 사랑해주는 아빠가 있어서 힘이 난다.

아빠가 수술할 때 써먹는다는 방법인 '집중하자, 집중! 집중!'이라는 말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게 된 한영은 요리 실습을 하는 실과 시간에 부주방장이 되어 맡은 바 일을 잘 완수하게 된다.

 

<5학년 5반 아이들>>의 서로 다른 고민을 가진 일곱 아이들은 자신의 고민에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 어린이들도 자신의 고민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스스로 해결해가면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고민을 받아들이고 껴안을 때 그것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치유의 힘은 커집니다. (본문 148p)

스스로의 힘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고민에 대처해가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미래는 말한다.

"헤매더라도 내가 찾을래요." (본문 127p)

아이들은 그렇게 경험을 통해서 자란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다소 서툴러보여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용기와 격려를 주는 것이 필요하리라. 수정이처럼 고민에 당당해질 수 있도록, 미래처럼 좀 헤매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부모는 기다려주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당당한 일곱 아이들의 이야기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용기와 힘을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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