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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왓? 32 늑대 ㅣ WHAT왓? 시튼동물기편 10
함영연 글, 김순남 그림, 어니스트 톰슨 시튼 / 왓스쿨(What School) / 2010년 9월
절판
<회색곰 왑은 왜 사람을 싫어할까?>를 통해 WHAT? 시튼동물기편을 처음 접해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에 의해 가족을 잃은 회색곰 왑이 혼자서 용감하게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수록된 작품이었지요. 동화를 읽으면서 동물들의 습성, 생태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탓에 이번에 시튼동물기편 10번째 이야기 <<늑대>>를 읽어보게 되었는데, 저자 어니스트 톰슨 시튼은 이 이야기를 '실화'라고 하였다고 하네요. 야생동물의 본능과 생존, 가족애, 슬픔 등을 관찰과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나타낸 이 작품에는 인간 소년이었던 지미와의 우정, 가족애를 통한 감동이 담겨져 있습니다.
시튼은 자신을 검은 늑대라고 불렀다고 불렀을만큼 동물에 관심이 많아 로키 산맥에서 야영을 하며 야생 동물을 직접 관찰하곤 했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는 야생 동물을 접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포획으로 야생 동물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탓이지요. 조선 시대 말까지는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서 '한국늑대'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3천 마리가 넘는 늑대가 죽임을 당하고, 해방 이후에도 늑대 사냥이 계속되면서 한국늑대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져 지금은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산에서도 청솔모, 다람쥐를 만나는 일이 그다지 쉽지 않은 탓에 혹여 만나게 되면 아이들은 너무도 신기해합니다. 자연과 함께 자라나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이런 탓에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데 자양분이 되어줄 수 시리즈의 출간은 너무 반가운 일이지요.
<<늑대>>의 이야기는 사냥꾼 폴에 의해 엄마와 형제를 모두 잃은 막내 늑대의 이야기입니다. 사냥꾼 폴은 막내 늑대를 호건 술집에 팔아 넘겼고, 막내 늑대는 호건네 술집 마당에 묶여 지내게 되었지요. 사람들과 개들의 공격을 받아 살이 뜯기고 피가 나는 괴롭힘을 당하는 막내 늑대 앞에 술집 주인 호건의 아들 지미가 찾아왔습니다.
지미는 막내 늑대에게 울피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술에 취한 아빠에게 구타를 당하는 외로운 지미와 울피는 그렇게 친구가 되었습니다. 마당에 있는 개들이 울피를 괴롭히자, '넌 개들보다 더 사납고 강한 늑대'라는 지미의 말을 떠올리면서 울프는 개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요. 뿐만 아니라, 울프는 아빠에게 도망치려는 지미를 돕기 위해 지미 아빠를 향해 소리를 치곤 했지요.
마을이 늑대들의 극성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늑대를 잡을 대책이 필요했고, 울프는 사냥꾼들의 실험대상이 됩니다. 사냥개들에 의해 위험에 빠진 울프를 지미가 구해주게 되면서 둘 사이는 더욱 각별해지게 되지요.
하지만 지미가 병으로 죽게 되면서 울프는 다시 혼자가 되고 울프는 지미를 남겨 두고 떠날 수가 없어서 지미의 무덤을 지키곤 합니다.
지미는 술을 마신 사람들을 공격하면서 사람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으나 아이들은 지키곤 했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미는 가족을 잃은 총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엄마, 난 외톨이가 되어 무척 슬펐어. 하지만 지미를 만나고부터 더는 슬프지 않았어. 외롭지도 않았어. 지미는 언제나 내 가슴 속에 함께 있었으니까. 오우우, 저기 흰 구름을 지나 하늘나라로 가면 엄마와 형제들을 볼 수 있을까? 사랑하는 지미를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은 지미....' (본문 94,95p)
야생동물의 본능, 생존, 가족애, 슬픔, 인간과의 우정을 다룬 <<늑대>>를 통해 우리는 인간과 동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야생의 본능을 가진 늑대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 따뜻하게 기록된 이 작품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야생의 무서운 늑대보다 인간은 더욱 무서운 자연을 파괴하는 무분별함을 갖고 있지요. 자연의 파괴는 결국 인간의 터전을 잃는 무서운 일임을 기억하면 좋겠네요. 우리 아이들이 울프와 지미의 우정을 보면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될 듯 싶습니다.
(사진출처: '동화로 읽는 WHAT왓? 늑대'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