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8
루이스 캐럴 지음, 황윤영 옮김, 존 테니얼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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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국내 유일의 문고본 시리즈 <네버엔딩스토리>의 48번째 이야기는 15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반지의 제왕><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판타지 문학과 난센스 문학에 막대한 영항을 끼친 이 작품은 독자의 연령대별로 다양한 느낌을 전달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아담한 크기의 문고본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작은 크기지만 원작의 느낌을 살려 작품의 재미와 감동은 오히려 더욱 풍성하다.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듯이 이 작품은 루이스 캐롤이 세 아이들과 함께 뱃놀이를 나갔다가 즉흥적으로 지어 낸 이야기로 시작된다. 후에 루이스 캐롤이 오롯이 책을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씌여진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출간하게 되지만, 즉흥적으로 만들어 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비하면 그 흥미로움이나 상상력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어떤 의도를 가지지 않은 채 순수함으로 들려준 이야기었기에 말장난이나 스토리가 더욱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으레 책 속에서 교훈을 찾으려 한다. 이 작품에서는 교훈만을 찾으려는 어른들의 오류를 공작 부인을 통해 비판하고 있으며, 상상을 통해서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간직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앨리스의 언니를 통해서 전달하고 있다. 결국 나는 또 책 속에서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의도를 파악하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만은 이 작품 속에서 앨리스의 황당하고 기상천외한 모험을 오롯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야, 뭔가 생각하는 중이구나. 그래서 이야기하는 걸 잊은 모양이야. 이 일이 주는 교훈이 뭔지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지만 조금 있으면 기억이 날 거야."
"교훈이 없을지도 몰라요."
"쯧쯧, 애들이란! 찾기만 한다면 모든 것에는 교훈이 있기 마련이야."

(중략)

"이 일이 주는 교훈은 바로 '의미에 신경 쓰라. 그러면 소리는 저절로 따라온다.'라는 거지."
'공작 부인은 교훈 찾기를 정말로 좋아하네!' (본문 129,131p)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을 읽는 언니 옆에 앉아 있던 앨리스는 호주머니 달린 양복 조끼를 입고 양복 조끼 호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는 토끼를 보고는 토끼를 따라 굴속으로 뛰어들어가면서 앨리스의 흥미롭고 놀라운 모험이 시작된다.



작은 병의 주스를 마시고 키가 작아지거나, 케이크를 먹고 몸이 쭉 늘어나는 등의 기상천외한 일들이 일어나는 가운데, 이것보다 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하는 것은 앨리스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독백이나 대화다.



"오, 나의 불쌍한 작은 발들. 얘들아, 이제 누가 너희에게 신발과 양말을 신겨 줄까? 난 못해 줄 게 확실한데! 난 너희와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서 너희를 챙겨 주지 못할 거야. 너희가 알아서 어떻게든 해 나가야 해." (본문 21p)



저자가 잔인한 세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재밌는 말장난도 들어갔으면 좋겠어요!"라는 둘째의 소망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가장 큰 매력으로 손꼽는 말장난으로 탄생되었고, 일 분이 멀다 하고 이야기에 끼어드는 세째는 앨릭스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일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세 아이들이 기이한 사건들을 짜낸 이 어린애 같은 이야기들은 문학사에 한 획을 긋게 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탄생 되었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사실 이 작품에는 당시의 사회나 정치에 대한 풍자도 담아내고 있다고 하는데, 그저 갑자기 일어나는 소동으로 보여지는 이 이야기들 속에 이러한 치밀한 구성이 숨어 있기에 더욱 놀라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이 150년이 넘게 사랑받는 이유를 말해 무엇하랴.



자신의 어린 시절과 행복했던 여름날을 떠올리면서 그 아이들의 순수한 슬픔을 느끼고 그 아이들의 순수한 기쁨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앨리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본문 186p)

마지막 구절에서 보여주는 언니의 생각은 바로 어른들을 향한 외침이다. 동심을 잊어버린 채 오롯한 '어른'이 되어버린 부모는 어린이들이 느껴야 할 감정을 무시한 채 '어른'이 되라고 강요한다. 꿈을 짓밟힌 채 오로지 성적, 경쟁에서의 승리만이 최선이 되어버린 어른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라. 아이들이 느낄 슬픔과 기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읽는 연령에 따라 작품에 대한 느낌이 다양해지는 듯 싶다. 그저 앨리스의 기상천외하고 흥미로운 모험이 마냥 즐거웠던 어린시절과 달리 지금은 이렇듯 어른이 되면서 범하는 여러가지 오류들을 되짚어보게 되니 말이다.
<네버엔딩스토리> 시리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교훈이 아닌 앨리스의 모험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독서로 아이들을 이끌어 주고 있다.

(사진출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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