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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전사들 1 - 야생 속으로 ㅣ 고양이 전사들 1
에린 헌터 지음, 김이선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고양이 전사들>> 제목이 낯설지 않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2007년 김영사에서 여섯 권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 작품이다. '고양이처럼 빠르고 우아한 판타지 소설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 작품이 올해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그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골목 어귀마다 길고양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을 보면 겁먹은 듯 도망치는 고양이들이지만, 깊은 밤 맹렬히 싸우는 그들의 울음소리를 듣다보면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세상이 존재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 나는 <<고양이 전사들>>을 통해서 상상에서만 존재했던 인간의 세상과 너무도 흡사한 그들의 세상을 엿보았다.
'태양이 비치는 바위 지역'에 살고 있는 천둥족은 자신의 영역에서 사냥을 하는 바위 아래 강가에서 살고 있는 강족들과 싸움을 하게 되고, 이 전쟁에서 부지도자였던 레드테일은 죽음에 이르게 된다. 새잎이 나는 시기가 늦어지고, 새끼 고양이도 많이 태어나지 않아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천둥족의 지도자 블루스타는 불만이 우리 종족을 구할 수 있다는 별족의 메시지를 듣는다.
한편, 쥐를 잡으려던 찰나 쥐가 그의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꿈을 꾸던 애완 고양이 러스티는 친구 스머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늘 갈망하기만 했던 울타리 너머 숲에 들어갔다가 스머지가 경고했던 야생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블루스타에게 전사가 되기를 권유받게되면서, 러스티는 안락한 삶을 버리고 천둥족의 '파이어포'가 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그들은 나에게 토끼 똥처럼 생긴 사료나 물컹물컹한 음식 쩌꺼지 같은 것들을 먹여 주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세상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왜완동물이 되는 거라고! 두 발 달린 동물들의 장난감이지. 나더러 음식 같지도 않은 거나 먹고, 모래 상자 안에서 진흙놀이나 하고, 두 발 달린 동물들이 허락할 때만 밖으로 코를 내미는 인생을 살란 말이야? 그건 사는 게 아니야!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어. 모든 것이 자유로워! 원하는 곳은 언제 어디든 갈 수 있지." (본문 34p)
러스티는 파이어포가 되어 애완 고양이라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거부하는 종족들 틈에서 회색 훈련병 그레이포, 작고 마른 검은 고양이 레이븐포와 함께 전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는다.
숲에는 네 종족이 각각의 영역에서 살고 있는데, 태양이 지는 지역으로 고원 지대를 지배하는 바람족, 숲의 가장 어두운 쪽에 대한 권한을 소유한 그림자족, 그리고 앞서 말한 강족 그리고 천둥족이다. 이들은 많지 않은 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로 싸워야 했는데 이에 파이어포는 종족들이 서로 협력해서 사냥 지역을 공유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블루스타는 그런 파이어포에게,
"너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하는구나. 그 점이 언젠가 너를 강한 전사로 만들어 줄 것이다...아니면 공격의 순간에 나약해지는 계기가 되겠지." (본문 96p) 라는 말을 남겼고 이는 앞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볼 때 파이어포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기도 했다. 1권에서 파이어포의 이런 성격은 한 때 그림자족의 치료사였으나 떠돌이 고양이가 된 옐로팽을 만나는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천둥족의 많은 고양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블루스타의 지지로 옐로팽은 천둥족의 보호를 받으며 머무르게 된다.
한 편, 부지도자인 레드테일의 죽음으로 부지도자가 되려는 야망을 갖고 있는 타이거클로의 음모를 알고 있는 레이븐포가 위험에 빠지자 파이어포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전사가 될 새끼 고양이의 탄생은 옐로팽을 궁지에 몰지만, 그를 믿는 파이어포는 그레이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게 되고 진짜 전사가 되어 '파이어하트(불꽃 심장)'라는 새로운 전사의 이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는 타이거클로의 음모로 인해 블루하트의 신뢰를 받는 파이어하트의 주변에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1권의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끝이 난다.
"고양이 스머지를 만났을 때, 내가 만약 두 발 달린 동물과 함께 머물렀다면 내 삶이 어떻게 됐을지 알게 됐어요. 나는 그곳에 머무르지 않게 된 것이 행복했어요. 내가 그곳을 떠난 것이 자랑스러웠어요...스머지와의 만남은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만들었어요. 나는 애완 고양이로서의 안락한 생활에 절대로 만족하지 못했을 거예요." (본문 196,197p)
천둥족의 훈련병이 된 파이어포는 오랜 친구 스머지를 만나게 되는데, 그와의 만남을 통해서 전사가 된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고함을 갖게 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고양이 전사들>>은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고양이 전사들의 삶, 모험 등을 보여주고 있지만, 애완 고양이였던 러스티가 안락하기만 했던 자신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운명에 맞서 전사가 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운명을 개척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인간의 삶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고양이 종족들의 삶 속에 담겨진 배신, 음모, 전쟁 등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짚어보게 한다. 그들이 보여주는 삶 속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지혜가 녹아져 있었다.
놀라운 상상력, 흥미진진한 모험을 통해 보여주는 러스티의 성장과정은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울 때 비로소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삶의 시작됨을 일깨우고 있다.
(사진출처: '고양이 전사들 1_ 야생 속으로'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