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캠프에서 무슨 일이? 어린이를 위한 멘토링동화 1
고정욱 지음, 이광익 그림, 오지섭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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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에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일이 너무도 많아졌다. 타의든, 자의든 뉴스 곳곳에서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죽음의 그림자가 우리 사회 전반에 넓게 포진하고 있어 많은 이들을 공포에 떨게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에게는 자칫 '죽음'은 단순히 '두려움'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삶의 소중함을 모르고, 따라서 자살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인식이 자리잡게 된다.

 

주니어김영사에서 <어린이를 위한 멘토링동화>라는 새로운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어린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좌절을 공감하며, 그것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인데,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자신의 삶을 살펴보며 가치 있게 살라는 의미를 알려주기 위한 죽음편 <<여름 캠프에서 무슨 일이?>> 이다.

뜻밖에도 저자는 내가 좋아하는 동화작가의 한 사람인 고정욱 선생님이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쓴 작가로, 저자의 책을 읽노라면 늘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받게 된다. 그렇기에 이 책에 대해서도 무한한 신뢰를 갖고 읽어보게 된다.

출판사의 기획의도, 죽음을 앎으로써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내용상의 스토리와 저자 그리고 멘토링과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독후활동지의 수록...모든 면에서 이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된다.

 

 

암으로 아빠가 돌아가시고, 우석이는 엄마와 동생 세 식구가 어렵게 살고 있다. 여름 방학을 앞둔 어느 날, 담임 선생님은 우석이에게 여름 방학 캠프를 추천하게 되고, 즐겁고 재미난 일이 많은 것 같은 기대감에 우석은 한껏 설렌다. 우석이는 캠프로 집을 비운 사이 먹이를 먹지 못하게 될 금붕어를 위해 많은 양의 먹이를 주게 되는데, 며칠 뒤 캠프 가는 날 금붕어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소중한 생명이 죽은 것에 대해 엄마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자, 우석이는 그까짓 금붕어가 죽은,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캠프에 도착한 우석은 교관 선생님의 명령에 따라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되고, 계곡에서의 물놀이에 신이 났다. 우석은 물놀이를 하다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이 사건으로 캠프장은 난리 법석이 되고 만다.

프로그램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은 급기에 눈물을 터뜨리게 되는데 교관장 선생님은 이것을 계기로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캠프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셔도 장례식장에 잘 가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가급적이면 그런 거 보지 않게 하려는 거지요. 그렇다 보니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실감을 못합니다. 사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데, 요즘 아이들이 너무 죽음에 대해 모르다 보니까 삶의 소중함도 모릅니다. 그래서 자살하는 사람도 많은 거죠....이번 기회에 죽음을 생각하고 토론해 보면서 삶을 고맙게 생각하고, 산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여길 수 있는 거죠" (본문 59p)

 

교관장 김홍석 선생님은 세계적인 산악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 14개 중 13개를 정복하고 마지막 봉우리에서 조난을 당해 죽다가 살아난 경험을 통해 죽음을 겪고 난 후에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음을 들려준다.

"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가족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온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 온 이유가 있습니다. 자기 나름대로 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무슨 이유가 됐건, 사람은 이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들어 놓고 가야 하는 사명이 있는 겁니다." (본문 75p)

"결코 죽음은 무서운 게 아닙니다. 하지만 살아 있을 때 매일매일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사람이 죽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다." (본문 76p)

 

죽음에 대한 과학적 의미, 죽음을 축제로 받아들이는 진도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우석은 암으로 돌아가신 아빠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죽은 자들을 어떻게 보내 줘야 하는지를 깨달아간다.. 이어 아이들은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닫게 되면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된다. 우석은 금붕어가 죽은 일에 화를 낸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캠프를 통해 한 뼘 더 자라게 된다.

 

 

아이들의 자살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스스로에게 닥친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 고통을 죽음으로써 벗어나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 가족들과 함께 있다는 것, 밥 먹고 숨 쉬는 것,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쁨이고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죽음이기에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이 책을 통해 죽음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좀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스토리를 통해서 죽음에 대해 그리고 삶의 소중함에 대해 알아간다면, 부록으로 수록된 <행복한 삶을 위한 멘토링>에서는 죽음에 대해 좀더 진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게 되며, <독후활동지>를 통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 죽음과 삶의 의미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린이를 위한 멘토링동화 첫 번째 이야기 <<여름 캠프에서 무슨 일이?>>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죽음에 대한 첫 교육동화로 죽음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가치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이미지출처: '여름 캠프에서 무슨 일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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