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기가 들려주는 기학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
이종란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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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는 동화형식을 통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구성을 가진 작품이다. 철학이 어렵다는 편견을 이 시리즈를 통해서 벗어버릴 수 있었는데,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었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부족함없는 내용은 나를, 철학으로 이끌게 했다.

그동안은 플라톤의 이데아,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 홉스의 리바이어던 등 서양철학을 주로 접했는데, 이번에 접하게 된 책은 우리나라의 철학을 담은 <<최한기가 들려주는 기학 이야기>>다.

자전설을 주장하고, 만물은 물질로 되어 있으며 자연을 먼저 이해한 다음 그것을 잘 이용하되 순리를 따라야 한다는 그의 철학 사상이 서양 철학사상 못지않았음에 너무도 자랑스러웠다.

그렇다면 최한기, 그는 누구일까?

최한기는 19세기 초인 조선 시대 후기에 살았던 학자로, 자기 배를 채우는 데 급급했던 관리들의 부패정치에 한탄하면서,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힘썼던 선비다. (본문 38p)

 

<<최한기가 들려주는 기학 이야기>>에서는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고 변하는 시대에 발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최한기의 사상에 대해 계동이와 소동이 쌍둥이 형제를의 귀신 소동을 시작으로 알아가게 된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일어났다가 귀신을 보게 된 계동이와 소동이는 이튿날 친구들과 함께 귀신을 정체를 밝히기 위해 모여든다. 한밤중에 또다시 나타난 귀신은 결국 쌍둥이 누나의 분장연습을 위한 장난으로 밝혀지고, 철학을 전공한 아빠는 조선의 철학자 최한기의 말씀에 따르면 귀신은 존재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세상은 오직 기(氣) 즉, 물질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귀신은 없다고 봐야한다.

아이들은 전날 밤 아빠가 내준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경험→추측→검증에 의해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계동이네 반은 반장이 전학 가면서 새로운 반장을 선출하게 되고, 선생님은 '복수나 원한은 한 개인의 사사로운 문제이고, 어진 인재를 추천하는 것은 한 나라를 위한 것'이므로 감정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후보를 추천하라며, 최인기가 쓴 책에 나온 말을 인용한다.

'뽑힌 자들은 어디까지나 백성들이 원하는 것에 따라 해야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어기고 마음대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백성을 이롭게 하고 편안하게 하기 위하여 관리를 둔 것이지, 그들의 부귀와 향락을 위해서가 아니다.' (본문 85,86p)

 

그러던 중, 학급에서 민지의 머리핀이 도둑맞는 일이 생겨나고,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배웠던 성악설과 성선설을 들먹이며 한바탕 소란을 피우지만, 선생님은 최인기가 생각한 사람의 성품은 착하고 나쁨이 없다, 즉 사람들이 선하고 혹은 악하다고 하는데 과연 선하고 악한 것이 무엇이지를 먼저 분석해야 한다는 성무선악설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과학의 힘을 빌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내어보라고 한다.

 

"인간과 상관없이 스스로 그렇게 있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고, 선하다, 악하다 하는 가치는 사람이 만들어 낸 이치이다. 그러니 공부하는 사람은 자연의 의치로 표준을 삼고, 가치문제를 가지고 공부를 한다. 자연의 이치는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나, 가치문제는 인간에 속하여 이것을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다." (본문 118p)

 

일요일 부모님을 졸라 갯벌 탐험을 가게 된 쌍둥이는 '자연을 먼저 이해한 다음 그것을 잘 이용하되 순리를 따라야 한다'고 했던 최한기 철학의 핵심을 이해하게 되고, 계동이는 최한기처럼 국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아빠 말론 세상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는 사람은 모두 철학자란다. 철학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닌가 보다.' (본문 175p)

 

<<최한기가 들려주는 기학 이야기>>는 최한기의 기학을 우리 일상의 생활과 접목시켜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동화적인 스토리를 가미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으며, 철학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학문이며, 그리 어려운 분야가 아님을 일깨워준다. 기학을 통해서 스스로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은 독자들에게도 스스로 자문하고, 생각하고 깨달아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왜''어떻게'를 저절로 깨닫게 도와주는 이 시리즈의 장점이 이 작품 속에서 잘 드러나 있다.

덧붙히자면,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는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을 더욱 단단히 해주는 부분이 될 듯 싶다.

 

 

(사진출처: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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