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공화국 생물법정 1 자모사이언스 21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들 과학은 우리 생활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피부에 와닿기에는 좀 어렵다. 생물을 분류하고, 과학의 원리를 알아가는 일들이 과학의 발달로 인해 풍요롭고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상과 큰 관련이 있어보이지 않는다.

생소한 용어탓에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과 까다롭고 지루할 듯한 법이 만나 <과학공화국 법정 시리즈>가 탄생했다. 과학과 법은 별개의 학문인 듯 싶은데, 과학을 법과 연계하여 소개하는 구성이 생소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각각의 분야가 모두 어려운 학문인데, 두 학문이 만났으니 얼마나 까다롭고 이해하기 힘들까?

하지만, 자음과모음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시리즈>를 만나 본 터라, 이 시리즈가 어떻게 이 난해함을 풀어냈을지에 대한 기대가 더 컸으며, 역시나 어려울 것이라는 나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이 시리즈는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과학이 바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학문을 연구하는 분야라는 것을 정확히 되짚어주었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는 <<생물의 기초>>부터 시작된다. 과학공화국 국민들의 생물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면서 곳곳에서 생물에 대한 관한 문제로 분쟁이 끊이지 않자, 생물에 의해 판결을 내리는 새로운 법정을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생물법정'이 탄생되었다. 초대 생물법정 판사는 생물짱 박사가 맡았으며, 두 명의 변호사는 생물에 대해 그리 깊게 알지 못하는 생치와 생물경시대회에서 항상 대상을 받았던 생물 천재 비오가 선발되었다.

이렇게 해서 이 책에서는 총 17건의 생물과 관련된 사건을 집중 조명하게 된다.

우주선에서 지독한 바우기 냄새를 뀐 왕방구씨 탓에 10일동안 힘들었던 이예민은 귀환하자마자 병원에 입원후 왕방구 씨를 고소했다. 참을 수 없는 생리현상에 의한 것으로 왕방구 씨의 책임이 없다는 생치 변호사와 특별한 공간에서 10일 동안 살아가야 할 때는 주의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비오 변호사는 이가스 변호사의 방귀에 대해 알아가면서 진위를 가리게 된다.

이귀돌 캐스터가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를 듣고 기온을 맞추면서 인기 스타가 되자, 조작이라며 이귀돌 씨를 고소한 기상방송 연합회는 어떤 판결을 받게 될까.

 

귀뚜라미도 온도가 높아지면 울음소리를 내는 횟수가 많아지고 추워지면 줄어듭니다. 8초 동안 귀뚜라미의 울음소리의 수를 헤아리고 그 수에 5를 더하면 바로 그 숫자가 귀뚜라미가 있는 곳의 온도입니다. (본문 47,48p)

 

록 그룹 연습실 옆 농장의 젖소의 우유생산량이 줄어들었고, 발전소 때문에 물고기는 잠수병에 걸려 떼죽음을 당했으며, 비둘기 사육사는 관리 소홀로 비둘기의 몸이 뚱뚱해져 비둘기 택배를 할 수 없게 되자 고소를 당했다.

두 마리의 코브라를 같이 사육한 동물원은 관리 소홀로 고소를 당하고, 상황버스푸드의 인기로 버섯가공식품의 심사비로 재미를 본 거생물학회는 미생물학회에 고소를 당하고, 놀이동산 옆 논의 쌀 수확량이 줄어들어 놀이동산도 고소를 당했다.

그들이 고소를 당한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판결이 났는지를 알아가는 동안 독자는 곤충, 동물, 야생동물, 미생물, 식물, 소화, 호흡, 유전에 관한 기초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자연과 인공 사이의 부조화로 인한 자연 파괴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이 수록됨으로써 자연과 인공과의 만남에서 어떤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지 되짚어 줌으로써 우리가 생물에 대해 배우고,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메시지 또한 전달한다.

 

최근 자연과 인공 사이의 부조화로 인한 자연 파괴가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자연적인 환경만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문명의 발전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연과 인공과의 만남에서 자연이 파괴될 소지가 있다면 인공적인 시설물을 세우는 것을 포기해야 할 것입니다. (본문 81p)

 

<<과학공화국 생물법정 1-생물의 기초>>는 과학을 우리 생활과 접목시켜 우리 생활 속에서 있을법한 재미있는 사건들을 과학의 원리를 이용해 해결한다. 왠지 어려울 듯 싶은 생물, 법정 이야기가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재미있게 생물의 기초를 알려주는 구성은 과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끌어준다.

1권을 접하면서 나는 이 시리즈에 무한 애정이 생겼음을 느꼈다. 편독이 심했던 내가 자음과모음의 법정시리즈를 만나면서부터 다방면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스스로에게 너무도 만족스럽다.

아울러, 과학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중학생 큰 아이에게도, 과학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 작은 아이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