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만화로 읽다 - 학교, 미술관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미술 이야기
장우진 지음 / 북폴리오 / 2012년 9월
품절



지금 우리는 넘쳐나는 수많은 이미지들 속에서 살고 있다. 단순히 이미지의 폭우 속에서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있느냐에 관점을 두면서, 이제 그림을 보고 즐기는 것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다양한 구성의 미술 서적이 출간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보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미술에 대한 어려움, 난해함을 호소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바로 그 해답을 풀기 위해서는 미술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하였으며, <<미술, 만화로 읽다>>는 만화라는 구성을 통해서 어렵고 난해해하면서도 왜 미술에 감동받고 싶어하는지, 무엇이 우리를 작품 앞으로 이끄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근원적인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그 불가해한 매력을 풀기 위해 한 번쯤 미술에 대해 정의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본문 17p)



미술을 이루는 세 가지의 요소는 작품과 작가 그리고 '그림을 보고 있는 바로 당신'이다. 그렇다면 작가의 끝없는 자기 반영이 기록된 예술 작품에서 우리가 봐야할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작가는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보는 우리는 작품을 통해 작가와 대화를 한다. 그리고 본다는 이 행위가 작품에 작용하여 비로소 예술의 의미가 생겨난다.'(본문 26p)고 설명한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가장 민감하고 극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 즉, 예술가들은 자신들만의 상상력과 방식으로 그것들을 토해내고 있기에 우리는 그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할 때 비로소 그들과의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도시적이고 규정적인 해석은 그림을 보는데 오리혀 방해가 될 뿐이다.



1장에서 이렇듯 작가가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설명한다면,

2장 캠버스 위의 암호문
3장 미술과 장르
4장 장르를 넘어서

에서는 왜 이해하기 어려운지를 논하기 위한 답을 찾기 위해 작가들이 캠버스 안에 담아두기 위한 다양한 방법, 예술의 변천사 그리고 현대 미술의 이해를 돕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캔버스 위에 환영을 창조하는 것은 자연 세계의 진실을 암호화하는 과정이다. 형태는 무수한 선으로, 빛은 물감을 찍어 바른 붓질로 치환되어 그림은 자연의 진실을 숨긴 암호문이 된다. (본문 72p)

캠버스 위에 작가가 숨겨놓은 암호문을 풀기 위해서 선, 명함, 색, 대칭 등을 알아야 하며, 감상은 바로 그 암호를 해독하는 과정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감상자 역시 작품에 마음을 투사하게 되는데, 결국 '감상하는 모든 일이 심리적 차원, 즉 우리의 마음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본문 149p) 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인간은 수렵활동을 하던 오래 전부터 예술활동을 해왔고,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미술가들은 장르의 경계를 늘이고 잡아당기면서 그 영역을 넓혀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처럼 작품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본문 304p)

5장 끊없는 이야기에서는 자연의 변화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앞으로의 미술에 관해 수록되어 있다.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이미지는 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작품을 감상하는 데도 많은 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에 저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소통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견하였는데, 고로 미술을 감상한다는 것은 "예술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다." 라는 말로 정리하고 있는 것인가보다.



<<미술, 만화로 읽다>>는 정말 많은 미술 작품을 인용하고 있어 시대, 장르, 주제 등을 아우르며 감상할 수 있었다. 만화라는 구성답게 많은 글로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는 그림을 통한 비교와 예시를 통해서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역시, 내게는 아직 미술이 어렵다. 역시 작품과의 소통보다는 '보는 것'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인가보다.



여기에 한 점의 그림이 있다. 우리의 가슴에 어떠한 감정이 일기 전까지는 우리의 마음은 암흑이다. 우리는 문맹이다.
가슴이 이야기하는 작은 귓속말이 들려오고 우리의 심장이 문을 두드릴 때 우리는 비로소 닫혀 있던 마음의 눈을 뜰 수 있다.
그리고 작품 앞에서 솔직히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본문 62p)



마음으로 보아야 하지만, 여전히 나는 눈으로 아름다움을 쫓기에 급급하다. 이 책을 읽고나서야 캠버스 위에 그려진 암호문을 해독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해도 좋겠다. 아직은 미술에 대한 두려움을 먼저 갖고 있는 탓에 그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지만, '만화'라는 구성이 주는 짧고 간결한 그리고 강렬한 글귀와 다양한 그림을 통해 보는 시야를 넓혀감으로써 조금씩 미술에 대한 접근을 시도해봐야겠다. 나 역시도 작가와 교감할 수 있는 그 짜릿한 순간을 맛보고 싶다.

(사진출처: '미술, 만화로 읽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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