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까? 말까?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23
하이케 브란트 지음, 송소민 옮김, 수잔네 괴히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누구나 말 못할 비밀을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그 비밀로 인해서 힘겨웠던 경험도 있으리라. 자신만의 감추고 싶은 비밀이거나, 절대 말하지 말라고 알려준 친구의 비밀, 우연히 알게된 다른 사람의 감추고 싶어하는 이야기까지도....비밀은 손가락에 박힌 가시처럼 아주 날카로워 마음에 쉽게 상처를 남기게 된다.

자라면서 아이들은 하나둘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하게 된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고 괴로워하기도 하는데, 이 가시를 얼른 빼내야 곪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비밀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아직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히 명확하지 않은 우리 아이들에게 <<말할까? 말까?>>의 주인공 야나는 그 방법을 제시한다.

 

 

야나에게 비밀이 생겼다. 비밀때문에 가방 속에 무거운 돌덩이가 들어 있는 것 같았고, 가슴을 묵직하게 눌러 답답하게 했는데, 비밀을 마음속 깊숙이 파묻어 버리고 싶었지만, 자꾸만 떠오르는 기억은 야나를 괴롭혔다.

야나는 이웃에 사는 이들 아줌마 집에 자주 놀러가곤 했는데, 일주일 전 이들 아줌마네 놀러갔던 야나는 아줌마가 잠깐 밖에 나갔다 와야 하는 탓에 홀로 아줌마 집에서 숙제를 하다가 이들 아줌마가 손님이 찾아오면 내놓곤 하는 맛있는 다과들을 발견하게 된다. 야나는 아줌마가 절대 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초콜릿 세 개를 허락없이 먹었다. 그러나 이틀 후, 이들 아줌마는 야나에게 초콜릿을 먹었냐고 물었고, 야나는 절대 아니라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들 아줌마는 편지를 보내왔고, 야나는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답장을 하지 못한 채 이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슬픔을 느꼈다.

그런 와중에 이들 아줌마가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이스탄불에 가게 되면서 답장을 할 시간이 더 많아졌지만, 야나는 그만큼 더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했다.

 

설상가상 야나는 또다른 비밀을 생겼다.딱지놀이를 하던 에릭과 루카스의 비밀을 엿듣게 된 것과 아빠가 가족들 몰래 헬스장을 다닌다는 것, 그리고 오빠가 가출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야나는 이들 아줌마에게 답장을 보내면서 하나의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항상 몹쓸 비밀이 말썽이지....있잖니, 아줌마는 네가 초콜릿을 몇 개 먹었다는 게 크게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건 누구나 그럴 수 있는 일이야. 그런 일보다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네가 아줌마를 못 믿어서 솔직하게 터놓지 못하는 거였단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거야. 그것도 좋은 경험보다는 나쁜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지." (본문 122p)

 

오빠의 가출로 아빠와 엄마의 근심이 쌓여가지만, 오빠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아는 야나는 쉽게 비밀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에릭과 루카스의 비밀을 함께 들은 토니는 선생님께 털어놓음으로써 함께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는데, 야나는 고민끝에 이들 아줌마와 상의를 하게 되고, 비로소 그동안 야나를 힘들게 했던 모든 비밀들이 해결된다.

 

비밀은 골칫덩어리다. 이들 아줌마의 말이 맞다. 야나는 또 다시 비밀을 갖고 싶지 않았다. (본문 134p)

 

너무도 예민한 녀석인 비밀은 정말 몹쓸 골칫덩어리다.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이 생기는 순간 마음이 묵직해진다. 비밀로 인해 힘들었던 야나가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과정이나, 우연히 듣게된 친구들의 비밀이 해결되는 과정, 엄마 아빠의 비밀 그리고 오빠의 비밀이 원만히 해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아이들은 비밀은 꼭꼭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풀어냄으로써 더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이들에게 야나를 통해서 비밀은 털어 놔야 한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비밀을 털어놨을 때 어른들은 야단을 치기보다는 먼저 들어 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를 해야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한다. 무거운 마음에 힘들었을 아이가 용기를 내어 비밀을 털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야단을 맞고 책임 추궁까지 당하게 된다면 아이는 다시는 비밀을 털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더 큰 문제로 발전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야나의 오빠 오스카와 아빠와의 관계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말할까? 말까?>>는 비밀때문에 힘겨워하는 야나의 심리와 비밀이 해결되면서 달라지는 야나의 심리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비밀을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에 대한 고민을 속시원히 해결해 준다.

동화책을 통해서 어린이들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하나씩 배워나간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 된 거 같다. 아이들에게는 힘겹게 용기를 낸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이들 아줌마와 같은 품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말할까? 말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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