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우 이야기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3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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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으로만 접해왔던 '곰돌이 푸우'를 책으로 접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푸우는 하나의 캐릭터 상품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원작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특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루이스 캐롤이 뱃놀이를 하면서 들려주었던 이야기처럼, <<곰돌이 푸우 이야기>>가 저자 앨런 알렉산더 밀러의 외동아들인 크리스토퍼 로빈이 잠자리에 들때 들려주는 이야기였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웠다. 더 나아가자면 푸우와 다른 동물 친구들은 모두 크리스토퍼 로빈이 가지고 놀던 인형을 모델로 하였으며,백 에이커 숲의 배경은 실제로 존재하는 서섹스 지방의 애시다운 숲이라고 하니, 이야기 속에는 아들 로빈의 유년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잠자리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간혹 생각나는 이야기가 없으면 "옛날 옛날에, 진우가 살았는데(여기서 진우는 내 아들 이름이다.)~" 라며 서툰 솜씨로 이야기를 급조하곤 한다. 그럼 아이는 옛 이야기 속에 자신과 똑같은 아이가 등장하는 것에 굉장히 즐거워하곤 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었던 크리스토퍼 로빈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꿈을 꾸는 아이가 아니었을까 싶다.

 

<<곰돌이 푸우 이야기>>에서는 보여주는 그들만의 이야기는 바로 '친구, 우정, 조화'라 할 수 있겠다. 엉뚱하지만 너무도 사랑스러운 곰돌이 푸우, 겁쟁이 꼬마 피글렛, 궁시렁대장 당나귀 이요르, 아는 것이 많은(?) 올빼미, 토끼와 캥거루를 비롯 이들의 친구인 크리스토퍼 로빈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면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서로 돕고, 함께 기뻐하며, 슬픔은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이들이 보여주는 것은 '우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었다.

꿀이 먹고 싶은 곰돌이 푸우의 '하늘에 달려 있는 먹구름' 흉내내기와 같은 다소 엉뚱함이나 토끼 집에서 배부르게 먹고 집에 가려다 입구에 끼어 일주일을 기다려야했던 에피소드 등에서 보여주는 푸우의 사랑스러운 행동, 그 모습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모습 또한 너무도 사랑스럽다.

 

"아, 푸우! 이런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본문 76p)

 

지긋한 나이의 회색 당나귀 이요르의 생일을 축하해주려는 푸우와 올빼미, 피글렛의 엉뚱함이나 캥거와 아기 루가 숲에서 함께 살게 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조화로움과 우정의 모습이 참으로 따사롭다. 백 에어커 숲에서 보여주는 푸와 로빈 그리고 그 친구들이 보여주는 즐겁고 신 나는 일들은 다소 엉뚱하고 서툴지만, 너무도 사랑스러운 이들의 이야기는 우정이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캥거와 루는 숲은 떠나지 않고 모두와 함께 살게 되었어. 매주 화요일이 되면 루는 절친한 친구가 된 토끼와 즐겁게 놀면서 그날 하루를 보냈고, 캥거 역시 절친한 친구가 된 푸우에게 뜀뛰기를 열심히 가르쳐 주면서 하루를 보냈고, 피글렛은 원래 절친했던 친구인 크리스토퍼 로빈과 즐거운 하루를 보냈지. 그렇게 모두 다시 행복하게 살게 되었단다. (본문 120,121p)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저자가 아들인 로빈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읽어낼 수가 있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캐릭터들이지만,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기 방법이 녹아있다. 저자는 아들에게 그 방법을 재미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보여주여 줌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우고 싶었던 것은 아닐런지. <<곰돌이 푸우 이야기>> 속에는 이렇게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읽다보면 저절로 미소가 띄어지는 작품을 통해 우리 아이들 역시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저절로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곰돌이 푸우를 연상케하는 노란색 표지가 너무도 예쁜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곰돌이 푸우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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