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교과서, 세상에 딴지 걸다 생각이 자라는 나무 23
이완배 지음, 풀무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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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재미있게 배우고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해 주었던 책이 푸른숲주니어에서 출간된 <있다면? 없다면?>이었다면, 경제를 재미있게 배우고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해 준 책은 바로 푸른숲주니어에서 출간된 <<경제 교과서, 세상에 딴지 걸다>>이다. 그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관련 서적을 몇 권 읽어보았는데, 아무리 눈높이를 맞추고 쉽게 설명해주었다 하더라도, 어려운 용어와 경제사 등은 쉽게 와닿지 않았다. 사실 이번에도 이 책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재미와 흥미로움에 '경제 서적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1990년대 후반 IMF가 터지면서 우리나라는 경제 위기를 맞게 되었고,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우리나라 역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미국 의회는 '경제교육법안' 등 관련 법률을 제정하였다고 하는데, IMF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관련 서적들이 대거 출간되기 시작했으며, 어린시절부터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허나 경제는 다소 어렵고 까다로운 과목으로 인식되면서 청소년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 용어를 학습하는데 한계점을 두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사실 우리가 경제를 배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며 무엇이 그른지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경제 용어를 쉽게 설명하기보다는 경제와 맞물려진 세상이 돌아가는 사항과 접목하여 설명한다면 경제를 배우는 목적에 더욱 가깝게 부합할 수 있지 않을까?

<<경제 교과서, 세상에 딴지 걸다>>는 이렇게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기본 경제 단어를 비롯한 경제 배경 지식들을 우리 실생활과 접목시켜 쉽고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특히 드라마, 영화, TV 광고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소재들을 예로 들면서 경제에 주는 까다로움을 흥미롭게 다가서게 함으로써 경제를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럼 여기서 본문을 살펴보자.

'인간이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자원을 사용하는 모든 과정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라고 한다. 바로 사람이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를 따지는 학문이라는 뜻인데, 경제학가 알프레드 마셜은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 가져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경제학의 기사도 정신'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자원의 희소성,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등을 설명하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함을 강조하는데, 여기서 바로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 허나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우리는 '따뜻한 가슴'으로 합리적인 선택 외에도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경제적 논리로 해석함으로써 무엇이 그른지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1장에서는 이렇게 우리가 경제를 배우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2장에서는 계획 경제와 시장 경제에 대해 설명한다. 산업 혁명과 우리나라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예로 들어 계획 경제와 시장 경제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 보험 개혁을 통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적인 부분을 함께 예로 들고 있다. 경제는 이처럼 정치적인 구조와도 맞물려 있기에 사회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3장에서는 '돈만 아는 천박한 평민 사장님들'의 입장을 100% 대변했던 애덤 스미스의 주장이 무엇인가를 학습하게 된다.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다 이기적이다. 농부는 착해서 곡식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빵집 아저씨는 다른 사람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농부건 빵집 아저씨이건 전부 돈을 벌기 위해서, 그러니까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정부가 개입할 필요? 그딴거 없다. 그저 사람들은 자기를 위해서 이기적으로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된다.'(본문 65p)라는 주장을 펼쳐 산업 혁명으로 인한 귀족의 시대에서 자본가로 불리는 새로운 세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일조하였다.

3장에서 스미스의 정부 개입이 없이도 '보이지 않는 손' 즉, 가격이 해결하고 있다, 는 주장을 펼쳐보였다면, 4장에서는 그 주장이 절반밖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대공황'을 통해 보여준다. 여기서 존 메니어드 케인스가 등장하고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의 성공하게 된 상황이 펼쳐진다.

"부유한 사람들은 더욱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풍요럽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의 기준이다." (본문 94p)

재정 정책과 세금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그것의 의미가 무엇이냐를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정치 구조인 보수와 진보를 통해 현실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경제학의 기초를 알고 세상을 보면 현재의 모습을 더 명확하게 이해(본문 112p) 할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농심, 라면 가격 인상하기로 결정....다른 업체도 줄줄이 라면 가격 올릴 듯." (본문 118p) 한 줄의 뉴스를 통해 독점 기업에 대해 그리고 공기업의 역할에 대해 학습하게 되며, 이어 7장에서는 확률을 이용한 합리적 선택, 그리고 8장에서는 기준 금리와 이자율 그리고 금융업을 이해하게 되는데, 우리는 금융이 전 세계를 얽어매고 있는 대단히 중요한 산업임을 이해하게 된다.

9장에서는 화폐, 신용, 대출, 신용카드 그리고 제2금융권의 이야기를 엿본다. 빚은 무조건 갚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빚에 물어야 하는 이자보다 더 큰 무엇인가를 얻어낼 수 있느냐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빚도 잘 쓰면 자산이 될 수 있음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된 금융 상식을 바로 잡는다. 물론 뚜렷한 목적과 확실한 계획, 그리고 빚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명백환 결과물이 있어야 된다는 것은 기본이라는 점~.

11장에서 보여주는 부의 불균형으로 보는 세계 경제의 현실은 앞서 1장에서 배운 '따뜻함 가슴'과 맞물려지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

지구촌 한쪽에서는 살을 많이 빼면 25만 달러를 상금으로 주고, 반대쪽에서는 하루 250원이 없어 영양실조에 걸리는 곳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입니다. 이것을 경제적 효율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본문 239p)

 

 

롯데월드를 갈 것인지, 에버랜드를 갈 것인지가 고민중이라면, 배고픔에 자장면을 3그릇을 먹을 것인가를 고민 중이라면, 혹 밥풀을 남겨서 아빠에게 꾸중을 듣고 혼난 경험이 있다면 <<경제 교과서, 세상에 딴지 걸다>>를 추천하고 싶다. 경제 교과서라고 읽어보기도 전에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든다면 아마 후회할 것이다. 나 역시도 경제서적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기에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전혀 딱딱하지 않게 농담(?)까지 섞어가며 쓰여진 저자의 글은 경제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우리가 흔히 실생활에서 경험했던 일들이 경제와 접목되어 설명되어진다는 것이 놀랍고 흥미롭다. 예를 통한 쉬운 설명과 이해로 경제를 알아가고,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혀주는 이 책은 부의 불균형으로 인해 경제의 비효율을 바로잡을 수 있는 지혜와 슬기를 선물할 것이다.

 

<<경제 교과서, 세상에 딴지걸다>>는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인 올바른 경제학의 기사도 정신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사진출처: '경제 교과서, 세상에 딴지걸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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