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 유길준의 세계 여행 지식 다다익선 39
이흔 지음, 조원희 그림 / 비룡소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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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발부수지부모'라 하여 긴머리를 상투를 틀고 갓을 쓰며, 아무리 바빠도 느릿느릿 걸었던 선비들의 모습, 말을 타고 다니던 조선의 모습이 온데간데 없는 현 시대는 어떤 계기로 인해서 이렇게 변모했을까요? 그림책이나 동화책들 통해서 옛 조선의 모습을 보던 아이는 늘 이런 궁금증을 갖습니다. 서양과의 교류가 시작되고, 그들의 문화와 산물이 들어오게 되었다는 거창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아직 초등1학년인 아이에게는 좀 어려운 듯 합니다.

'전기는 에디슨이 만들었는데 어떻게 우리나라도 전기가 들어오게 되었을까?' 아이는 우리 주변의 많은 것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지요. 아이들이 이런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좋은 책"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는 역사, 인물,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세계의 교양을 재미있는 글과 개성적인 그림으로 전하는 지식 그림책 시리즈인데, <<조선 선비 유길준의 세계 여행>>을 통해서 처음 접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하던 아이에게 정말 딱~!!! 적합한 책을 알게 되었지요.

1883년 우리나라가 막 서양 문명에 눈을 뜰 때 유길준과 보빙(초대에 보답한다는 뜻)사 일행이 미국에 가게 되었고, 유길준은 우리나라 첫 유학생이 되어 1년여 기간을 공부한 후 조선에 돌아와 <서유건문>이라는 책을 썼지요.

이 그림책은 바로 유길준의 미국 여행 일정을 따라가보며 조선이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엿보게 됩니다.

 

 

1883년 7월 14일 외교 사절단이 되어 미국에 가게 된 유길준은 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조선을 힘 있고 당당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아라빅 호를 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는 22일이 소요되었는데, 유길준의 <서유견문> 일부가 수록되어 있어 유길준의 설레임과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고 배우고 기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드넓은 바다 위를 한 조각 배를 타고 가는데도 마치 큰 도시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편리하다. <서유견문> 中

 

 

 

영어를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사절단의 말을 일본어로 옳기고, 일본인 통역인 미야오카 쓰네지로가 다시 영어로 옮겨 보빙사 일행을 미국까지 안해했던 퍼시벌 로웰에게 통역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유길준은 로웰의 미국 이야기에 귀 기울였지요.

1883년 9월 2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면서, 낯설고 신기한 거리 풍경을 보았습니다. 반듯학 뻗은 길, 쌩쌩달리는 전차, 길쭉길쭉 늘어선 높다란 벽돌 건물 등.

하지만 놀란 것은 조선의 선비들만이 아니었지요.

머리카락을 몽땅 치켜올려 상투를 틀고, 뾰족뾰족 솟은 갓을 쓰고, 비단 저고리와 통 넓은 바지 위에 펄럭이는 도포를 입은 조선 선비의 모습으로 샌프란시스코도 술렁였으니 말입니다.

 

 

 

보빙사 일행은 워싱턴에서 아서 대통령과의 만나게 되었고, 미국의 식사예법을 즐겼으며 보스턴의 만국 박람회에서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조선 물건도 선보였지요. 병원, 신문사, 은행, 학교 등을 돌아다니며 사절단은 서양 문물을 보고 배웠습니다. 사절단이 떠나고 홀로 남아 1년여 동안 유학생활을 한 유길준은 나라에 큰일이 나서 조선으로 돌아가는 동안 영국 런던, 파리 등을 여행하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 배웠습니다.

 

 

사절단인 민영익 공사는 "어둠의 세계에서 태어나 빛의 세계로 들어갔다 온 기분이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조선은 서양 문명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조선이 나라의 문을 열고 보빙사가 세계를 돌아보고 온 뒤에 조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최초의 우체국인 우정국이 생겼고, 첫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이 세워졌으며, 최초의 서양식 사립 학교인 배재 학당이 세워졌고, 인천과 서울 사이에 전신이 개통되고, 전등이 켜졌으며, 전차와 가치가 다니게 되었지요.

 

<<조선 선비 유길준의 세계 여행>>은 조선이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첫 유학생인 유길준을 화자로 되어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유길준이 쓴 <서유견문>을 인용하여 정확성을 기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조선의 궁궐에서'라는 코너를 통해서 세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민영익과 고종의 대화였지요.

문득, 광고 카피 하나가 생각납니다.

 

1969, 우리가 그들에게 열광했다.

2011, 이제 그들이 우리에게 열광한다.

 

1883년 조선의 선비들은 서양문물을 보고 놀랐으며, 서양문물과 제도 등 많은 부분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지요. 그러나 역사는 이제 바뀌어갑니다. 이제 그들의 우리 문물을 보고 놀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역사에 관심을 갖고 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다면, 유길준처럼 우리나라를 힘있고 당당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생기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보고 배우려고 하지 않을까요?

<<조선 선비 유길준의 세계 여행>>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 그리고 풍부한 사진 자료를 통해서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고,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이끌어 줍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되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를 처음 접해보았는데, 글그림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생까지 모두 읽을 수 있어 폭넓게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유익한 듯 싶어요. 다른 시리즈도 얼른 접해봐야겠습니다.

 

(사진출처: '조선 선비 유길준의 세계 여행'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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