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클래식 보물창고 1
루이스 캐럴 지음, 황윤영 옮김, 존 테니얼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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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에 충실한 완역본으로 구성된 고전들을 만날 수 있는 <클래식 보물창고>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세계 문학 작품을들 총망라하였다는 이 시리즈의 출간은 요즘 고전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나에게는 행복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반지의 제왕><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판타지 문학과 난센스 문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독자의 연령대별로 다양한 느낌을 전달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어린시절 애니메이션과 그림책, 동화책으로 접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엄청한 상상을 보여주는 모험 가득한 유쾌한 이야기였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본 이 작품은 동심을 전달하는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본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보여주는 매력 중의 하나는 말장난이다. <클래식 보물창고>에서는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을 한껏 뽑내고 있는데, 그런 탓에 이 작품은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우리 집에 소장하고 있는 4권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각각 다른 느낌을 전달하고 있는데, 지금껏 읽어 본 여러 구성의 고전 중 <클래식 보물창고> 시리즈의 작품이 가장 명작 본연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는 듯 하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인지라 이 작품의 줄거리를 쓴다는 것은 다소 의미가 없는 듯 하다. 어른이 되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으면서 내내 나에게 크게 다가왔던 것은 바로, 우리가 책을 통해서 꼭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책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얻고,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책 속에서 꼭 교훈을 찾아야 할 필요는 없다. 세상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은 창의력, 상상력에 주목하게 되었고, 이제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가르쳐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그동안 모든 독서가 교훈과 학업에 집중했던 탓에 아이들은 가르치치 않아도 할 수 있었던 상상하는 법을 잊고 말았기 때문에 생겨난 병폐라 해도 과언이 아닌다. 루이스 캐롤 뿐만 아니라 로알드 달의 작품을 보면 교훈보다는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작품이 많은데, 아이들의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상상이야말로 우리가 책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아닐까.

 

 

 

앨리스는 강둑에서 언니 옆에 앉아 아무 일 없이 우두커니 있는 것이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한두 번 언니가 읽고 있는 책을 슬쩍 넘겨다봤지만 그 책에는 그림도 대화도 없어서, 앨리스는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을 대체 어디에다 쓴담?'하고 생각했다. (본문 9p)

말하는 토끼를 보고도 그다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앨리스의 상상은 바로 이렇게 시작되었다. 토끼를 따라 굴로 들어간 앨리스의 모험 중에는 공작 부인을 만나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얘야, 뭔가 생각 중이구나. 그래서 이야기하는 걸 잊은 모양이야. 이 일이 주는 교훈이 뭔지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지만 조금 있으면 기억이 날 거야."

"교훈이 없을지도 몰라요."

"쯧쯧, 애들이란! 찾기만 한다면 모든 것에는 교훈이 있기 마련이야."

(중략)

".....이 일이 주는 교훈은 바로 '의미에 신경 쓰라. 그러면 소리는 저절로 따라온다.'라는 거지."

'공작 부인은 교훈 찾기를 정말로 좋아하네!' (본문 131,132p)

 

공작부인의 교훈에 대한 이야기는 4페이지에 걸쳐 수록되고 있다. 공작부인은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의미를 부여하려는 부모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앨리스가 잠에서 깨어나 언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를 통해 언니가 아이들이 순진하고 사랑스런 마음을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은 바로 어른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렇듯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 외에도 당시의 사회나 정치에 대한 풍자를 담아내고 있는데, 읽는 독자의 연령이나 상황에 따라 이 작품은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부모인 내가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지 못했던 아쉬움, 교훈과 지식만이 독서의 목적이라고 생각했던 진부한 생각을 바로 잡아주면서 어린시절의 동심을 되찾아주는 작품이었다.

 

 

 

앨리스의 언니는 자신의 어린 동생이 장차 자라서 어떤 여인이 될지 마음속으로 그려보았다. 한결 성숙해진 자기 동생이 어린 시절의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계속 간직해 나갈지를 말이다. (본문 190p)

우리 아이들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의 상상 가득한 모험을 따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

<클래식 보물창고>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이들의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계속 간직할 수 있는 마법을 선물하는 작품이 되어줄 것이다.

이에 앞으로 <클래식 보물창고> 시리즈를 눈여겨 보게 될 거 같다. 소장하고 싶은 또 하나의 시리즈가 생겨났다. 이는 너무도 행복한 욕심은 아닐런지.

 

(사진출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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