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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북 ㅣ 클래식 보물창고 39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존 록우드 키플링 외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5월
평점 :
요즘 보물창고의 <올 에이지 클래식> 시리즈를 읽으면서 명작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아가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그동안 읽어왔다고 생각했던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 나의 착각을 깨달으며 처음으로 이 작품을 완역본으로 읽는 즐거움을 누렸으며, <<정글 북>>에 대한 나의 잘못된 상식도 바로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정글 북>>을 읽다가 갑자기 생소한 <하얀 물개> 이야기가 등장하여 깜짝 놀랐다. 정글 북에 이런 내용이 있었나, 싶은 생각에 좀더 읽어보았지만 더 이상 모글리, 바기라 등이 등장하지 않는 것에 의아함을 느껴 옮긴이의 말을 먼저 들춰보았다.
<<정글 북>>은 늑대 굴에서 자란 늑대 소년 모글리의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었던 게다. 모글리의 이야기가 워낙 유명한 탓에 많은 사람들이 <<정글 북>>을 모글리 이야기로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 <<정글 북>>은 모드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키플링의 단편집이었던 게다. 이런 세상에!! 그동안 <<정글 북>>을 영화, 만화영화, 그림책 등을 통해서 수없이 많이 접해왔는데 이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는 것이 너무도 당황스러웠지만,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기쁨 또한 느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이런 이유로 요즘 명작을 읽는 재미에 쏙~ 빠지고 말았으니, 완역본으로 구성된 <올 에이지 클래식>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리라.
이 작품에 수록된 총 7편의 단편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모글리의 이야기를 담은 <모글리의 형제들><카의 사냥><호랑이!호랑이!> 세 편 외에 <하얀 물개><리키티키타비><코끼리들의 투마이><여왕 폐하의 신하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모글리의 이야기는 늑대 굴에서 자라게 된 늑대 소년 모글리가 정글에서 성장하게 되는 모험을 담은 성장 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는데, 이 작품에서 만난 모글리의 이야기는 그동안 흥미, 재미 위주의 모글리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늘 유쾌한 이야기로만 접했던 탓인지 이 작품에서 만나는 모글리의 이야기는 제국주적인 맹목적 애국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커플링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식이 좀더 두각되어, 유쾌함보다는 인간세상을 비판하는 느낌을 주고 있어 생소한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약육강식의 냉혹한 정글의 세계와 나와 다른 이에 대한 편견이 모글리를 통해서 강하게 표현된다. 그러나 모글리를 사랑하는 늑대형제와 발루, 바기라를 통해서 타인에 대한 포용력이 이 사회를 얼마나 따뜻하게 하는가를 강하게 전달한다.
특히 인간 사회로 돌아간 모글리가 인간들의 편견과 선입견으로 다시 정글로 쫓겨가는 이야기는 우리가 가진 잘못된 사고가 얼마나 비정한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덧붙히자면, 인간들 속에서 태어났지만 인간들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도망쳐 나온 바기라를 통해서 현재 불거지고 있는 돌고래쇼 사건과 맞물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 지구는 인간만이 사는 곳이 아니기에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는 아닐까 생각해보게 한다.
이것은 인간의 횡포를 피해 꿈의 섬을 찾아 떠나는 하얀 물개 코틱의 이야기를 담은 <하얀 물개>, '검은 뱀'이라는 뜻을 가진 칼라나그 코끼리와 조련사 작은 투마이와의 우정을 다룬 <코끼리들의 투마이>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정글 북>>은 이처럼 의인화 기법을 통해 인간 세상을 풍자하고 있는데, 모글리 이야기는 인간 세상의 비정하고도 비열한 약육강식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동안 접해왔던 <<정글 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낯설기는 하지만, 작품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의도가 이 작품 속에 잘 묻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바로 완역본으로 읽는 즐거움은 아닐런지.
p.s 이 작품에 수록된 삽화는 저자 러디어링 키플링의 아버지이자 화가였던 존 록우드 키플링의 작품이다.
(사진출처: '정글 북'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