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곰이야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2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그림, 서애경 옮김 / 현북스 / 2011년 3월
절판


아이와 도서관에 갔다가 눈에 띄어 읽어보게 된 그림책인데, 존 버닝햄, 찰스 키핑과 더불어 영국 현대 그림책의 3대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작품이라 더 반가웠다. 저자의 닉네임처럼 표지에서부터 다채로운 색상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었다.


어느 맑은 날 아침, 예쁜 색깔 풍선 하나가 산골짜기 위로 느릿느릿 날아온다. 풍선에 타고 있던 두 남자가 배고픔에 의해 땅에 내려와 풍선을 도시락 먹을 곳을 찾아 나서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풍선을 본 갈색 곰 한 마리는 이상한 굴이라 생각하지만, 낮잠 자기 좋은 바구니 속으로 기어 들어가 곧 잠이 든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 곰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풍선은 백빽한 아주 낯선 숲 위를 둥둥 떠나고 있었고, 마침 지나가면 새 한 마리가 날아가다가 풍선에 부딪히면서 풍선은 가장행렬이 펼쳐지고 있는 어느 도시에 내려오게 된다.


"와아! 특이하게 시작되네요. 풍선을 타고 사람이 내려왔어요. 저 사람 꾸민 것 좀 봐요! 진짜 곰 같아요."


사람들은 곰을 가장행렬을 위해 잘 꾸민 사람이라 생각했고, 곧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된다. 곰은 곧 방송국 기자와 함께 방송국으로 가게되고, 사람들의 폭소에 놀라 도망치다가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 남자의 도움으로 경기장으로 가게 된다.
달리기 경주가 시작된 경기장에서 곰은 마치 치타처럼 뛰어나가 선수들을 앞질렀지고 경기장 바깥쪽으로 계속해서 내달렸다. 사람들은 그런 곰을 보며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가장행렬 시작할 때 풍선 타고 내려온 사람 아닌가요?"
"맞아요. 재미있기도 한 사람이 달리기도 선수들보다 잘하네요."

경기장에서 뛰쳐나온 곰은 헬리콥터를 타게 되고, 음악 공연장에서 춤을 추게 된다. 결국 곰은 사람들에게 텔레비전에서 본 재미있는 사람, 달리기 경주에서 우승한 사람, 춤을 잘 추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소방차의 사다리에 의해 마침 지나가던 풍선에 올라타게 된 곰은 우여곡절 끝에 산골짜리로 돌아가게 된다.


<<나 진짜 곰이야!>>의 책 제목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사람들은 곰을 곰 분장을 너무도 잘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곰은 자신이 진짜 곰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곰 분장을 잘한 사람이라고 인식한 순간부터 진실은 외면한 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만 믿으려고 한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선입견대로만 바라보는 모순을 안게 된 셈이다.


저자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는 인터뷰에서,

어린이의 영혼은 비어 있는 책과 같아서 어떤 내용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따라서 우리는 그 비어 있는 책에 사랑과 유머, 공감, 진실, 이해, 그리고 정의가 만들어내는 기적에 관한 내용을 적어 넣어야 합니다. 어린이들이 이를 발전시켜 행복하고 좀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으로 어린이 그림책을 만듭니다. (인터뷰 中)

라고 했는데 <<나 진짜 곰이야!>>에서도 그는 아이들에게 인간의 모순인 선입견을 꼬집어 냄으로써 아이들의 마음 속에 진실을 담아낼 수 있도록 상상력을 통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그림책에 향한 자신의 소신을 잘 담아내고 있다.


다채로운 색상, 수채화의 번짐 등을 이용한 일러스트는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이 그림책은 '색채의 마술사'라는 저자의 명성을 올곧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나 진짜 곰이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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