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 최갑수 여행에세이 1998~2012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1월
구판절판


여행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이번에도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역시나다. 엉덩이가 들썩들썩, 마음이 둥 떠버렸다. 햇살도 좋고, 세상은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하니 현실의 고민에서 벗어나 훌쩍 떠나고 싶다.
여행서적을 볼 때, 나는 흡사 관광지와도 같은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담은 책보다는, 여행을 통한 작가의 생각이나 감정을 담은 에세이를 더 선호한다.


저자는 1998년~2012년, 13년동안 여행을 하면서 길에서 만난 여행자들, 현지인들과의 소통과 정을 이야기하며, 우리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달은 바를 전달한다.
유명 관광지가 아닌, 사람들의 웃는 얼굴과 맑은 하늘 등을 담은 사진은 여행의 참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왜 당신은 당신의 생을 사랑하지 않는 거지?
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는 거지? (본문 中)

이 책은 이 두 가지 물음으로 시작된다. 길은 자신을 키운 팔 할이라고 하는 저자는 13년 여행하는 동안 점점 더 온전하고 겸손한 인간외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저자는 여행을 통해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었으며, 독자에게 그 해답을 건네본다. 하루하루가 참 숨가쁘다. 오늘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다. 헌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잠깐의 휴식을 얻었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 저자의 사진 속에서 나는 삶의 여유를 보게 되었고, 조급했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나는 이 두가지 물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 삶에 나는 스스로 만족하고, 사랑하고 있는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나이를 먹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나이란 게 먹기 싫다고 안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죠.
그건 내 책임이 아닙니다.
내가 두려운 건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이루고 달성하고 성공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죠.
오히려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믿지 않는 것보다는 믿는 것이 좋습니다. (본문 #17 당신의 청춘은 언제였나요 中)


자문에 대한 답을 나이든다는 것으로 변명해보고자 했는데, 저자의 따끔한 질책이 돌아온다. 그럼에도 쉽게 무언가를 결정하기에 나는 고려해야 할 상황이 너무 많다. 아니다. 그것보다는 나의 우유부단함이 더 큰 이유일게다.

' #036 결정'에서 저자는 일단 저질러버리면 모든 것이 돌아가기 시작하고, 그다음 할 수 있는 건 성공을 기원하는 자신만의 주문을 외우는 일이라고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내가 행복해야 우리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배우며 내 삶을 사랑하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최선을 다해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보고자 한다.


사는 일도 마찬가지.
뭔가 잘못되어 간다고 느낄 땐,
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땐,
뭘 해야 할지,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을 땐,
가만히 서서 자신의 주위를 돌아볼 것. (본문 #113 독도법 中)


마음에 드는 글귀라 담아본다. 너무 앞만 보며 빨리 달리고나니,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를때가 있다. 주위를 둘러보자.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자. 내게 필요한 건 바로 그 여유다.

저자는 어느 여행자의 말을 인용하여, 우리가 스스로 살아간다는 실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사무실이 아니라 나무 아래이며, 소중한 것을 깨닫는 장소는 언제나 컴퓨터 앞이 아니라 파란 하늘 아래라고 했다.
여행의 목적은 바로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함이요, 현실의 도피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의 소중한 것을 깨닫기 위함은 아닐런지. 저자를 통해서 여행의 참의미가 무엇인가를,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라>>는 내가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함임을, 여행은 바로 그것이 목적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여행..........가고 싶다.


#93 자신을 사랑하는 법 中

자신을 사랑하려면...............
책읽기는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3매의 글씨기, 글씨기는 스스로를 상상하고 정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자주 여행을 다니세요.

(사진출처: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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