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버린 소년 - 읽으면 행복해지는 동화 I'm Happy 아이 앰 해피 38
로브 골드블랫 지음, 이미숙 옮김, 신민섭 감수 / 루크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처와 대면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상처를 끄집어낸 후 겪게 될 아픔과 슬픔을 이겨낼 용기가 없음에 상처를 껴안고 살아간다. 슬픔이란 감정도 마찬가지다. 슬프거나 아픈 감정으로부터 도피하다보니 우리는 행복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독특한 느낌이 들어 읽어보게 된 작품인데, 뜻밖에 큰 수확을 얻었다. 그림책을 통해서 어른들도 깨닫고 반성하는 부분이 많지만, 이 작품은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저자 로브 골드블랫은 개업한 임상심리학자인데, 이야기가 끝난 후 수록된 '부모님께'라는 글에는 [행복에 대한 첫 번째 수업]이라는 내용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삽화와 이야기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온전하게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행복하는 법을 소년을 통해 일깨워준다면, 첫 번째 수업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부분은 비단 아이들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부모 스스로에게도 유익한 시간이 된다.

 

 

 

우리는 늘 행복하고 싶어한다. 소년도 마찬가지였다. 소년은 슬프고 싶지 않았기에 자신을 슬프게 만드는 모든 것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기 앞에 펼쳐진 온 세상을 다 보고 싶었던 소년은 떨어지는 나뭇잎이 슬프게 하자 나무에서 멀리 떠나, 강아지와 쥐와 금붕어와 함께 방 안에 틀어박혔다. 텔레비전의 이야기는 모두 슬펐기에 소년은 꼼짝하지 않았다. 지루해진 소년은 낡은 블록을 쌓기 시작했지만, 어린 여동생에 의해 블록이 무너지자 무엇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고 창밖으로 물건들을 던져버렸다. 부모는 아이스크림을 건넸고 행복했지만, 먹고 싶어하는 여동생의 칭얼거림과 나눠 먹으라는 부모의 경고에 마음속에서 가족들을 버렸다. 전화를 준 친구 덕분에 행복했지만 더 이상 전화를 하지 않자 소년은 혼자가 되었다.

개와 쥐와 금붕어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했지만,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만 행복할거라는 생각에 그들을 버렸다.

텅 빈 방에 마지막 남은 전구를 빼낸 소년은 어둠 속에서 완벽하게 혼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슬펐다.

 

 

 

자신을 슬프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다 버렸는데 왜 슬플까요?

갑자기 소년의 눈에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소년을 슬프게 만드는 것들은 또한 소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그러므로 슬프게 하는 것일수록 더 행복하기 위해 가져야 한다는 것을요. (본문 中)

 

 

 

그 뒤로 소년은 내내 행복했다. 물론 슬퍼할 때도 죄책감을 느낀 때도, 불행한 때도, 창피하고 수줍어하던 때도 있지만 온전하게 삶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저자 로브 골드블랫 박사는 말한다.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들을 몰아붙이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우리들 대부분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이다.

행복은 붙잡히 힘든 것이 아니라, 단순하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법은 배울 수 있다고 한다. 그 첫 번째 수업이 바로 이 그림책에서 일깨우고 있는 '머무르기'이다.

 

도망가려고 하지 말고 감정을 직시하십시오. 충실하십시오.

비록 그 감정이 두렵더라도 머무르십시오. 불편한 감정이라 하더라도 밀쳐 버리지 마십시오.

한 감정을 밀쳐 버리면, 그것이 반복되어 모든 감정을 외면하게 됩니다. (Note to Parents 中)

 

 

 

슬픔에서 도망가려던 소년은 이제 온전하게 삶을 사랑하게 되었다. 가끔은 힘들고 지치고 슬퍼지는 탓에 세상에 등을 지는 경우가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철저하게 혼자인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혼자이기에 슬픔과 동떨어질 수 있을까? 상처 받지 않고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슬픔을 버린 소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슬프고 부끄럽고 아프고 힘든 마음을 직시하고 용기있게 맞선다면 우리는 행복한 마음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슬픔을 버린 소년>>는 <마음의 소리를 살펴보는 아이 앰 해피>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감정과 심리를 다룬 작품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위안과 용기를 주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책의 구성이나 스토리가 마음에 들어 살펴보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다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함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갖게 될 것이다. 또한 부모 스스로에게도 행복의 기준을 다시 세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진출처: '슬픔을 버린 소년'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