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지개 물고기야 엄마가 지켜 줄게 ㅣ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4월
엄마나 혹은 아빠가 옆에서 함께 있어줘야 잠을 자는 작은 아이는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거린다. 뒤척거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내 빨리 자라고 재촉하는 엄마 아빠의 화난 목소리를 들어야만 한다. 몇 차례의 재촉 끝에 아이는 겨우 잠이 든다. 잔소리가 거듭되고 난 뒤, 잠이 든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이내 후회하는 마음을 갖지만, 매일 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
<<무지개 물고기야, 엄마가 지켜 줄게>>를 읽으면서 연신 아이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 아이들은 어두운 밤에 대한 두려움, 잠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두려운 마음을 달래주기는 커녕 빨리 자라고 재촉했으니, 아이는 두려운 마음으로 그 두려운 세계에 들어섰던 것이다. 엄마가 곁에서 지켜 주고 있음을 말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에 잠든 아이의 머리를 자꾸만 쓸어본다.
나눔의 미학을 보여주었던 <무지개 물고기>는 오랜 세월동안 사랑받으며 어린이 도서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간된지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모와 아이들에게 모두 사랑받는 작품 <무지개 물고기>는 그 이후 <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등 다수의 시리즈를 출간하기에 이르렀고, 이번엔 <<무지개 물고기야, 엄마가 지켜 줄게>>로 다시 한번 그 명성에 도전한다. 여전히 반짝이는 비늘을 가진 예쁜 무지개 물고기가 이번에는 엄마 무지개 물고기와 함께 표지를 예쁘게 장식했다.
잠자리에 드는 아이들은 쉽게 잠을 들지 못한다. 이에 아이들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소재, 다양한 구성을 가진 작품들이 출간되고 있는데, 이 작품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무지개 물고기를 통해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집 작은 아이처럼 쉽게 잠들지 못한 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계속 뒤척거리는 무지개 물고기는 엄마에게 칭얼댄다.
"엄마, 잠이 안 와요."
""우리 아기, 왜 그러니?"
"너무 어두어요...."
"걱정 마! 엄마가 전등 물고기를 불러 줄게. 그럼 네가 잠들 때까지 전등 물고기가 여기를 환하게 비춰 줄 거야. 자, 이제 잘 자렴!" (본문 中)
어둠은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존재다. 부스럭부스럭 소리는 책 속에서 보았던 도깨비나 귀신을 떠올리게 한다. 왠지 두려워 잠이 더 오지 않지만, 부모는 빨리 자라고 다그치기만 한다. 무지개 물고기의 두려움을 엄마는 잘 다독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잠들리 만무하다. 옆에 같이 있어 달라는 무지개 물고기는 엄마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겁이 난다.
잠을 자는동안 바닷물이 갑자기 밀려와 휩쓸어 가 버릴까 두렵다. 엄마가 빨리 헤엄쳐 가서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 온다고 했지만, 문어가 뿜은 시커먼 잉크 구름 때문에 길을 잃어 엄마가 찾지 못하면 어쩌나, 또 두려움이 앞선다. 해적 물고기가 쫓아오고, 독해파리에게 붙잡히고, 또 무서운 꿈을 꾸는 등 온갖 두려운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할까?
이런저런 근심에 무지개 물고기는 선뜻 잠이 들지 못하지만, 엄마는 무지개 물고기의 두려움을 말끔히 씻어준다.
무지개 물고기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어요. 그래서 스르르 잠이 들며 나직이 중얼거렸어요. (본문 中)
어른들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잠자리에 누우면 친구와 다툰 일, 선생님께 혼난 일 등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한다. 뉴스에서 보았던 무시무시한 일들이 나에게 닥치면 어떻하나, 책에서 보았던 귀신이 나타나면 어떻하나, 내일 눈을 떴을 때 세상이 변해있으면 어떻하나 등등등 두려움을 갖는다. 그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엄마는 자꾸만 재촉한다. 두려움을 가득 안은 채 아이는 그대로 잠이 들고 결국 무서운 꿈을 꾸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걱정과 두려움에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하는 무지개 물고기를 엄마는 잘 다독인다. 빨리 자라고 재촉할 법한데, 엄마는 무지개 물고기가 안심할 수 있도록 엄마가 옆에서 지켜주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무지개 물고기의 엄마를 보며 매일 밤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얼른 잠자리에 들라고 재촉했던 내 모습을 반성하며, 간혹 나쁜 꿈을 꾸는지 자다가 우는 아이의 두려움을 이제야 이해해본다.
"엄마, 나랑 조금만 같이 있어 줄래요?"
"엄마는 늘 너랑 같이 있어."
"약속하는 거죠?"
"그래, 하늘 땅 별 땅 약속!" (본문 中)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에게 옆에서 늘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건네보면 어떨까? 두려움을 잊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지 않을런지. 오랫동안 사랑받는 <무지개 물고기>의 새로운 이야기 <<무지개 물고기야, 엄마가 지켜 줄게>> 역시 예쁜 삽화와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이야기로 아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법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출처: '무지개 물고기야, 엄마가 지켜 줄게'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