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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쥐와 감자튀김 ㅣ 웅진 우리그림책 15
고서원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2월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저녁이나 아이들 간식은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음식으로 간단하게 해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안 좋다는 걸 너무도 잘 알면서도 자꾸 편한 걸 찾게 된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한다는 점을 나는 방패막이로 삼고 있으니, 식습관이 고쳐질리 만무하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등과 같은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하기도 하지만, 나 역시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을 찾는다.
주말이면 엄마표 간식을 해주려고 노력해보았지만, 이미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입맛에 엄마의 간식은 그다지 입맛을 당기지 못한다. 엄마표 피자(부침개)보다는 햄과 치즈 등의 토핑을 잔뜩 얹은 피자가 더 좋고, 노랗고 맛나게 삶아진 고구마보다는 햄버거가 더 맛있다고 하니, 이쯤되면 엄마도 한 발자국 물러나 아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사게 된다.
맛있게 무쳐진 나물, 감자조림, 멸치볶음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아이들의 입맛을 어떻게 하면 되돌릴 수 있을까?
이솝우화 <시골쥐와 서울쥐>를 모티브로 삼은 이 그림책은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음식보다는 자연에서 얻은 음식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데, 내용 뿐만 아니라 삽화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비, 꽃, 그릇과 같은 소품, 자연과 도시의 배경 등이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는데, 특히 콜라병을 이용한 자동차, 후추통을 이용한 전화기, 구두와 참치통조림을 이용한 의자 등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텃밭에서 감자를 캐던 시골쥐는 친구 서울쥐가 떠올라 집으로 초대했다. 시골쥐는 방울토마토, 산나물, 방금 찐 따끈따끈한 감자를 내놓았다. 헌데 서울쥐는 이맛살을 지푸리며 손도 대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시골은 역시 시골이구나. 아직도 이렇게 먹고 사는 거야?" (본문 中)
서울쥐는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 주겠다며 시골쥐를 서울로 데리고 갔다. 빌딩, 쏜살같이 달리는 지하철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햄버거 가게에서 먹은 감자튀김을 맛본 시골쥐는 그 맛에 그 놀라웠다.
더군다나 마트에 간 시골쥐는 태어나서 처음 본 많은 음식에 어리둥절해하며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몰라했다.
시골쥐는 건물 꼭대기에 사는 서울쥐에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팝콘믈 먹고, 즉석 스파게티를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며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며 빈둥빈둥 놀았다.
서울쥐를 따라 서울 곳곳을 구경한 시골쥐는 신이 나서 "서울은 정말 멋진 곳이야!" 라고 말했다.
매일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웠지만, 날이 갈수록 피곤하고 몸도 무거워지고, 배도 아프고, 노는 것도 귀찮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편의점에 갔다 오던 시골쥐는 고양이를 보고 오싹하여 도망가려 했지만,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고양이는 쥐를 잡지 않았다.
"촌스럽긴. 서울 고양이들은 더 이상 쥐를 먹지 않아.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 힘들게 쥐를 잡겠어?"
정말이었어요. 고양이는 쥐들을 흘깃 보더니 하품을 늘어지게 했어요.
그리고는 뒤룩뒤룩 살이 찐 배를 쓰다듬으며 잠이 들었지요. (본문 中)
그 모습을 본 시골쥐는 배는 뒤룩뒤룩하고 눈동자는 흐리멍덩한데다 얼굴은 푸석한 멍청해 보이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덜컥 겁이 났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비만으로 인해 성인병에 걸리는 일이 잦다. 아이들은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졌지만, 밖에서 뛰어놀기보다는 컴퓨터 게임에 익숙하다보니 점점 아이들의 비만은 큰 문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더군다나 어른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으로 인해, 질나쁜 재료를 사용하여 판매하는 일들도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으니,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너무도 위협받고 있다.
그렇다고 걱정하고 두려워할 일만은 아니다. 이 문제에는 '정답'이라 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먹고,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을 멀리하고, 제철과일과 야채를 잘 먹는다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텃밭 귀퉁이에는 방울토마토가 빨갛게 익어 있었지요.
"아, 맛있다. 바로 이 맛이야." (본문 中)
그동안 걱정하면서도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이용했던 나는 또 한번 깊은 반성을 해본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엄마인 나는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
<시골쥐와 서울쥐>를 모티브로 한 <<시골쥐와 감자튀김>>은 입맛에 좋은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아이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자연에서 얻는 신선한 재료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도와준다.
귀여운 캐릭터, 보는 즐거움을 주는 삽화의 소소한 소품들, 임팩트있는 경고의 메시지까지 서로의 융화가 너무 좋았던 작품이다.
더욱이 <<시골쥐와 감자튀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많은 반성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기에, 더 의미가 더욱 크게 와닿는 작품이다.
(사진출처: '시골쥐와 감자튀김'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