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나무 이야기
엘레나 파스퀄리 글, 소피 윈드햄 그림, 고진하 옮김 / 포이에마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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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나무 이야기>>는 복음의 메시지가 담긴 기독교 서적이다. 나는 특별히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친정과 시부모님이 모두 불교이기에, 불교와 더욱 친숙하다. 혹여 내가 종교를 갖게 된다면 불교를 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더러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종교를 떠나 이 그림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삽화가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듯이, 좋은 책은 종교가 가진 벽을 뛰어넘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의 틀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허울 좋은 굴레가 아닐까 싶다. 각 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은 인간의 본성이나 본연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서로의 벽을 쌓아놓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세 나무 이야기>>는 영미권 전래동화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책이라고 하는데, 이야기 속에는 예수의 생애가 압축되어 있으며, 세 나무가 꾸었던 꿈을 이루어준 것은 하느님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세 나무 이야기>>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메달 수상 그림 작가'의 작품답게 너무도 멋진 일러스트를 담아내고 있다. 종교적인 색채가 짙지만, 이 이야기는 분명 '꿈'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존재가치가 있듯이, 내게는 분명 특별한 재능이 있고,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특별한 꿈도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 꿈을 준 것이 누구이든 간에 말이다.

옛날 옛적 언덕 위에 나무 세 그루가 있었다.
세 나무는 봄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빗물을 흠뻑 들이켰고, 여름에는 태양을 향해 푸른 잎들을 활짝 펼쳤고, 가을에는 강한 바람이 나뭇가지들을 세게 흔들었다. 겨울에는 하얗고 포근한 눈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다.

차가운 겨울밤, 세 나무는 꿈을 꾸었다.
첫 번째 나무는 부자 나무가 되는 꿈이었고,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석을 담는 상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두 번째 나무는 힘센 나무가 되는 꿈이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왕이 타는 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세 번째 나무는,
"내 꿈은 그냥 여기 있는 거야. 하나님이 계신 하늘과 가장 가까이 있고 싶어." (본문 中)라고 말했다.

여러 해가 흐른 어는 날, 나무꾼은 도끼를 들고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 첫 번째 나무와 두 번째 나무는 이제 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세 번째 나무는 꿈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나무는 여물통이 되어 속상했지만, 어느 날 밤 갓난아기가 여물통에 뉘여지자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석을 담은 상자가 되었음을 느꼈다.

두 번째 나무는 어부들을 태운 배가 되었고, 물고기들이 채워질 때마다 초라한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는 것이 피곤하기만 했다. 허나, 거센 폭풍이 불던 어느 날, 배 안의 한 남자가 파도에게 소리치자 파도가 잠잠해진 것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왕을 태운 배가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세 번째 나무는 아무렇게나 잘려 버려지더니, 십자가가 만들어지고 한 남자가 십자가에 못 박힌 채 죽어가는 것을 보며 슬퍼했지만, 십자가에서 죽은 남자가 기적처럼 살아난 것을 보며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영원히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세 나무는 모두 꿈을 이루게 되었다. 그 꿈은 하느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 작품은 하느님의 대한 믿음, 하느님이 주신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덧붙혀 우리 삶에서 '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세 나무는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 속에서 좌절을 경험하지만, 결국 꿈을 이루게 되었다. 꿈은 이렇게 좌절과 절망을 견디어 낸 후에 더 값지게 다가온다는 것을 일깨운다.
종교를 가진 이들에게 이 작품은 한없이 좋은 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 종교를 떠나 우리 아이들이 한번쯤은 읽어봐도 좋을 법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진출처: '세 나무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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