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개 매그레 시리즈 5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누런 개>>를 통해서 <매그레 시리즈>를 처음 읽게 되었는데, 장편 75편, 단편 28편으로 총 100편이 넘는 시리즈로, 15편 이상의 극장 영화와 300편 이상의  TV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정말 굉장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더욱이 열린책들 출판사에서는 5년여 전부터 기획하고 준비 기간만 2년 이상이 걸린 2011년 최고의 기대작이며 첫 4권 찰간을 시작으로 이후 매달 2권씩, 모두 75권에 달하는 대장정을 이어간다고 하니, 그 스케일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된 <<누런 개>>는 다섯 번째 이야기라 아쉬운 점이 많은데 이유인 즉, 처음부터 읽었더라면 형사 매그레가 가진 매력을 더 쉽게 이해하지 않았을까..라는 부분 때문이다.



11월 7일 금요일 콩카르노 시 11시전 5분 전.
광장과 부두 길이 만나는 모퉁이에 위치한 라미랄 호텔의 문을 열고 나온 한 사내를 시작으로 사건이 발생한다. 약간 비틀비틀하면서 뭔가를 흥얼거리던 사내가 시가 한 대를 피우려던 사내가 죽음을 맞이한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개 한 마리가 곁에 서서 그의 냄새를 맡고 있을 뿐.
죽은 자는 모스타구엔으로 콩가르노 최대의 포도주 도매상이며, 도무지 적이라고는 없는 선량한 사내이다.
그는 못 말리는 플레이보이에 직업은 연금 생활자이며 덴마트 부영사인 르포므레, 전직 국회 의원의 아들이며 한 번도 의사 일을 해본 적은 없는 서류상으로만 의사인 닥터 미슈, 브르타뉴 전체에서 가장 괜찮은 택지 개발지의 소유자인 콩카르노와 함께 라미랄 카페에서 카드놀이를 하다가 마누라가 무서워서 11시 종이 울리자마자 떠난 후에 살해당했던 것이다.
다음 날, 콩가르노 시장으로부터 긴급 전화를 받은 매그레는 젊은 형사 르루아와 함께 콩카르노에 오게 되고 사건을 정리해 나간다.

매그레는 계산대 아래 엎드린 누런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거기서 다시 시선을 드니, 검은 치마에 흰 앞치마를 두른 젊은 여자가 보였다. 그다지 미인이라곤 할 수 없지만, 뭔가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잡아끄는 것이 숨어 있는 얼굴이어서, 반장을 대화 중에도 계속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가 얼굴을 도릴 때마다 웨이트리스의 불안스러운 시선은 계속 그에게 못 박혀 있었다.
(본문 17p)

「저 개는 뭡니까?」
「어디서 튀어나온 놈인지 아무도 몰라요. 어제 도착한 연안 항새선에서 기르는 놈인가 하고 잠시 생각했죠. <생트마리>호 말입니다.........아닌 것 같아요..........그 배에 개가 한 마리 있긴 한데, 그건 뉴펀들랜드종이에요. 그런데 저 끔찍한 짐승은 대체 무슨 종인지 전혀 모르겠고요.」
(본문 20p)

매그레가 사건을 수상하는 중에 장 세르비에르가 실종되고 그의 자동차에서 핏자국이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후 르포므레가 사망한다. 친구들이 모두 죽자 닥터 미슈는 두려움에 떨고, 연이은 사건으로 콩카르노는 공포에 휩싸인다. 이에 매그레는 웨이트리스인 엠마와 갑자기 나타난 개에 관심을 보이며 사건을 수사한다.

<<누런 개>>는 사건을 해결해가는 추리 소설이자 범죄 소설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긴장감과 흥미로움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인간의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악함, 비열함, 두려움과 복수심 등이 바로 그것이다. 
1931년 처음 프랑스에서 출간된 작품이기 때문인지, 현대 소설 속에서 보여지는 세련미는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현 추리소설에서 보여지는 굉장한 긴박감이나 긴장함도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보통의 형사들에게서 보여지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보다는 먼가 아날로그적인 수사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매그레의 매력도 십분 전달되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추리 범죄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잔잔하고 밋밋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나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이기에 내가 아직 깨닫지 못한 굉장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75편의 장편으로 이루어질 이 시리즈를 단 한편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굉장히 억지스럽고 경솔하기 때문이다.
<매그레 시리즈>가 가진 매력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앞으로 이 시리즈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될 듯 싶다.
과연 매그레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단언컨대 <<누런 개>>는 그 호기심을 발동하기에는 충분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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