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별 마음이 자라는 나무 27
이현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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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은 끝없는 도전을 통해 현실로 승화시킨다. 끝이 없는 인간의 상상력은 분명 머지 않은 미래에 ’바이센테니얼 맨’ ’A.I’ ’아이 로봇’처럼 인간과 흡사한 로봇을 만들어낼 것이다. 지금은 영화 속에서 흥미로운 소재로 사용되는 부분이겠지만, 미래에는 지금의 우리 모습이 영화의 소재로 사용될지 모른다. 세상은 그렇게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로봇은 점점 진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신'이라는 존재를 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신이 인간을 만들어냈듯이, 인간은 인간과 닮은 로봇을 통해서 그 욕구를 충족시키고 스스로 신이 되고자 한다. 인간의 욕심은 그렇게 끝이 없다.

<<로봇의 별>>은 인공 지능 로봇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서 재미를 선사하지만, 그 속에는 인간의 이기심을 반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꿈'을 갖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작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3권 시리즈로 출간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2103년 모델 번호 NH-976은 피에르 회장에 의해 만들어진 어린아이형 안드로이드 로봇으로 나로, 아라, 네다 단 세 대밖에 없는 고급 로봇인데, <<로봇의 별>>은 바로 이 세 대의 로봇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쌍둥이 로봇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이들 로봇은 1부 나로, 2부 아라, 3부 네다를 통해서 꿈을 이야기한다.

 

2100년 이후의 지구와 달, 그리고 화성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을 얼마나 책임질 수 있느냐, 말하자면 자신을 위해 돈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에 따라 알파인, 베타인, 감마인, 델타인으로 사람의 등급을 나뉘었다.

베타인 42세 태경은 딸 나로와 함께 우주 여행을 하려했지만, 지구 연방법에 따라 엄마와 함께 우주 여행을 할 수 없게 된 나로는 로봇 보관소에서 공룡 로봇 루피를 만나게 된다. 루피를 통해서 로봇이 인간의 지배를 받지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로봇만의 나라라, 달과 지구 사이의 거대한 은빛 도시인 라그랑주 우주 도시인 '로봇의 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로봇이라서, 인간이 시키는 일은 뭐든 해야 해요. 그렇죠? 나는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인간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느까! 우리는 인간이 시키면 뭐든 해야 하죠. 억지로 전원이 꺼지기도 하고, 억지로 팔려 가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고......., 그렇지만...

여기, 마음이 있어요. 우린 인간과 닮도록 만들어졌잖아요. 우린 생각과 감정을 갖도록 만들어진 거잖아요. (중략) 왜 인간이 모두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왜..."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살아가도 좋으냐?" (본문48,49p)

 

결국 나로는, 로봇의 3원칙 (하나,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다. 둘, 첫째의 경우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셋, 첫째와 둘째의 경우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한다.)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루피와 함께 로봇의 별로 떠나게된다. 나로의 탈출로 인해 나로 엄마는 위기에 처하지만 자신에게 용기를 주던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진짜 용기는 옳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거야. 어려워도, 힘들어도, 두려워도 옳은 길을 가는 거야. 우리는 용감해. (본문 15,152p)

 

그러나 로봇의 별은 인간을 지배하고자 하는 노란잠수함의 야욕이 숨겨져 있었는데, 이곳에서 쌍둥이 로봇인 배우는 속도도 느리고 겁이 많은 아라와 호기심이 많아 실수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은 나로가 만나게 된다. 이 야욕 속에서 아라는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게 되지만, 나로의 용기로 위기를 극복하고 이들은 돈으로 세상을 사려는 피에르 회장, 소닉 핸드로 세상을 모두 가지려는 노란 잠수함에 맞서기 위해 위험을 감내한다. 전쟁이 끝난 1년 후, 로봇의 별은 사라지고 네로는 엄마를 구하려다 행방을 알수 없게 되고 힘없는 인간들을 돕기 위해 싸우는 아라는 또다른 쌍둥이 로봇 네다와 만나게 된다. 로봇의 3원칙 프로그램을 제거하지 않고도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자신을 억압하는 원칙을 넘어 스스로를 이겨낸 네다를 통해서 '모두가 스스로의 주인이었고,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로, 아라, 네다 세 로봇은 서로 다른 환경과 성격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로를 통해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굴복하고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를 되묻고, 옳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라를 통해서 보여준다. 또한 네다는 자신을 억압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데, 이들을 통해서 꿈을 꾸고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끈다.

<<로봇의 별>>은 이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빈부의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요즘 현실 속에서 등급이 나뉘어지는 먼 미래의 모습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노예제도는 사라졌지만, 자본주의는 새로운 신노예제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인정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분명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 스스로에게 굴레를 씌우게 될 것이다.

 

<<로봇의 별>>은 로봇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며, 올바른 선택을 통해서 어렵고 힘들어도 옳은 길을 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가는 스스로의 역사 속에 자신이 스스로이 주인이며 스스로는 소중한 존재임을 우리 청소년들이 기억하길 바란다. 이 책은 그들이 선택한 올바른 길에 등불같은 존재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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