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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창작동화 ㅣ 나는 1학년 1
이금이 외 지음, 마술연필 엮음, 임수진 외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1월
평점 :
작년 이맘때, 작은 아이의 취학통지서를 받고 설레임과 걱정으로 한 해를 맞이했던 기억이 난다. 1년을 무사히 마치고, 겨울 방학에 들어선 아이와 함께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어느 새 추억이 되어버린 입학식날을 떠올려 보았다.
초등 1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 유치원와 다른 학교 규칙 등 새로운 일들을 겪게 된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해내는 뿌듯함도 있지만, 지금까지 부모님이 도와주었던 많은 일들을 혼자 해내가면서 실패에 대한 아픔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들과도 마주하게 된다.
아이들이 겪는 많은 변화 중 한가지는,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이제 그림책이 아닌 동화책을 읽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교과과목 중 '읽기'를 통해서 재미있는 다양한 주제를 가진 이야기들과 접하면서, 아이들은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런 동화책 속에서 아이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많은 감정들을 보게 되고, 그 이야기들을 통해서 공감하고 성장해나간다.
1년 전, 그림책을 읽었던 아이가 동화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가 한뼘 자란 느낌이 든다. 이야기 속 친구들과 자신이 겪은 일들과 공감이 되면서 동화책을 읽는 즐거움을 비로소 알게 된 아이의 모습이 대견스럽기 때문이리라.
이금이, 방정환 작가 외 유명한 동화작가들의 동화 6편을 수록한 <<1학년 창작동화>>는 초등1학년 아이들에게 꼭 맞는 동화책이다. 이 작품은 '나는 1학년' 시리즈 중의 하나로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내용을 수록하여 독서능력을 향상시켜줄 뿐만 아니라, 이제 형누나가 된 아이들에게 걸맞는 생각이나 느낌을 풍성하게 해 줄 수 있는 시리즈이다.
요즘 1학년들은 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던 때와 달리, 생각이나 느낌을 쓰고 발표하는 등의 논술과정이 중시되고 있어, 독서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데, 이 책 <<1학년 창작동화>>는 수록된 단편마다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을 함께 이야기해보는 과정을 담아내어 아이들에게 좋은 독서 습관을 길러주며 논술에 대한 두려움도 덜어줄 수 있을 듯 싶다.
이금이 작가의 <입학식에 온 꽃샘바람>은 초등학교 입학식 풍경을 꽃샘바람을 통해서 바라보는 재미있는 동화이다. 아이들의 입학식날 본때를 보여 주겠다고 마음 먹은 꽃샘바람은 소나무의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에 심술궂은 마음을 접게 되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꽃샘바람을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엿보게 되는 작품이다.
<거울 공주 미단이>는 하루에 서른 번쯤 거울을 보는 미단이가 준비물이 많아 바빴던 아침, 거울을 챙기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담아냈는데, 담이의 칭찬을 통해서 그 마음을 다독이는 이야기이다.
입학을 하면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친구와의 관계를 돈독이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오늘 정말 예뻐 보인다. 나비핀도 예쁘고, 머리도 정말 잘 묶었네."
"정말? 신발장 위에 거울을 놓고 와서 못 보았는데...."
"거울 안 봐도 돼. 오늘이 가장 예뻐 보여."
담이는 미단이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본문 37p)
<특별 초대>에서도 기찬이를 통해서 친구와의 우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 지원이와 싸운 기찬이가 지원이의 마음을 달래주면서 우정을 쌓게 되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담겨져 있다.
<버들치는 내 친구>에서는 물고기를 기르고 싶었던 한울이가 큰집에 내려가 개울에서 버들치를 잡아 기르는 이야기인데, 서울에 버들치를 가지고 가고 싶었던 한울이가 버들치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좀더 성숙해져가는 과정이 너무도 따뜻하다.
버들치를 기른다고 친구들한테 자랑할 수 없어도, 열대어를 기른다고 자랑하는 재용이 코를 납작하게 해 주지 못하게 되었지만, 버들치를 개울물에 놓아주는 한울이의 입가에 환한 웃음이 어리는 것을 볼 때, 한울이는 한뼘 자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친구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줄 때 비로소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한울이와 버들치를 통해서 잘 나타내고 있는 이야기다.
<호랑이 형님>은 방정환 선생님의 작품으로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뻔한 나무꾼이 호랑이를 형님이라 부르며, 위기를 모면하게 된 이야기인데, 호랑이의 의리와 지극한 효성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전래동화이다.
<늙은 밤나무>는 힘이 없어 잎이나 열매를 제대로 피우지 못하는 늙은 밤나무를 보며 투덜거리는 동물들에게 추운 겨울 따뜻한 보금자리인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늙은 밤나무의 넓은 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 수록된 6편의 단편은 모두 아이들의 마음을 한뼘 자라게하는 따뜻한 이야기들이었다. 매서운 꽃샘추위를 겪어 내며 단단해질 아이들에게 매서운 꽃샘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따뜻함을 선물하고 있는 셈인데, 이야기 속 심술궂은 꽃샘추위가 늙은 밤나무와 같은 넓은 마음과 지혜를 얻게 되는 시간이라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아이들은 설레임도 있겠지만, 두려움과 걱정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다.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선생님에게 혼나면 어쩌지? 등등의 걱정은 학교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데, 6편의 작품들은 그런 과정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며,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서 전해준다.
올해 2학년이 될 작은 아이에게도 이 이야기는 좋은 지침이 되어주고, 새해가 되어 한살 더 먹은 것만큼 마음도 한뼘 더 커질 수 있도록 도와주리라 생각된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1학년 창작동화>>는 1학년이 되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사진출처: '1학년 창작동화'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