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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
클라우스 케자르 체러 글, 필립 태거르트 그림, 김경연 옮김 / 살림어린이 / 2011년 10월
절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대소변을 가리는 일이었던 것 같다. 엄마인 나도 힘들었지만, 분명 아이 자신도 무척 힘든 일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대소변을 가리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심적 스트레스가 굉장히 크다고 하니, 엄마의 욕심이나 강압에 의한 배변훈련은 결코 바람직하지않은 일이다. 요즘은 배변 훈련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그림책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똥과 관련한 그림책이 배변 훈련 중인 아이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듯 싶다.
'똥'과 관련된 그림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대부분 두 가지 양상을 띈다. 까르르 웃거나, 더럽다며 찡그린 표정을 짓는 두 가지 반응이 주로 나오기 마련이다.
분명 똥이 더럽다는 생각은 배변 훈련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똥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며, 똥을 누는 일이 결코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과정은 배변 훈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터이다.
<<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는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똥이 더럽거나, 똥을 누는 일이 창피한 일이 아님을 일깨워주고 있다.
주인공 똥코끼리의 캐릭터는 너무 귀엽다. 기다란 코끼리의 코는 두루마리 화장지로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똥코끼리인가보다.
지구에는 똥코기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커다란 똥을 보고 "대체 누구야? 누가 이렇게 커다란 똥을 싼 거야?" 하고 묻다가도,
모두들 "아, 똥코끼리가 왔다갔구나!" 한답니다.
똥코끼리는 잘생기지도 않았고, 똑똑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아주 잘했다. 그래서 위풍당당 똥코끼리다.
멋진 모래성이 만들어진 아름다운 바닷가에 뿌지직! 갑자기 커다란 성이 생겼다. 똥으로 만든 커다란 성을 보고 아이들은 너무도 즐거워한다. 똥코끼리에게 이런 일은 결코 어렵지 않다.
똥코끼리의 똥은 성을 만드는 일 말고도 할 수 있는 게 너무도 많다.
총을 든 사냥꾼이 위협할 때, 뿌지직! 똥을 싸면 사냥꾼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그뿐인가? 똥코끼리 덕분에 농부 아저씨네 밭에는 커다란 딸기가 열릴 수 있었고, 배고픈 파리 부인에게 멋진 식사를 대접할 수 있었고, 숲속에 들어갔다 길을 잃은 친구들은 똥코끼리가 싼 똥 덕분에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부우우웅 깊고 길게 내뿜은 똥코끼리의 방귀는 멋진 나팔 소리가 되고, 똥코끼리가 똥을 누는 속도는 번개보다도 빠르다.
덕분에 총잡이 번개와 결투에서 이길 수 있었다.
똥코끼리의 똥은 축구공도 척척 막아내는 멋진 골키퍼가 되고, 불을 끄는 멋진 소화기가 되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화산이 폭발하지 못하게 분화구를 막을 수 있으니, 똥코끼리의 똥은 정말 '최고'다.
멋진 똥을 누는 똥코끼리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
"너희들, 엉덩이에 똥꼬 없어? 있다면 나처럼 해 봐!" 뿌지직! 뿌지직!
똥코끼리의 똥은 더럽지도 창피하지도 않다. 오히려 멋지고 대단해보인다. 똥코끼리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배변 훈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는 교육 강국 독일의 유치원에서 실제 배변 훈련 교육용으로 활용했다고 하니, 똥에 대한 아이들이 가진 부정적 사고를 바꾸어주었다고 짐작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그림책이 출간된 살림 출판사 홈페이지와 네이버 카페에 올려진 똥코끼리의 노래와 율동이 담긴 동영상은 배변 훈련을 하는 어린이에게 큰 도움이 될 듯 싶다.
'똥코끼리와 함께하는 즐거운 배변 훈련 스티커 놀이' 부록도 즐겁게 배변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교재가 될 거 같다.
재미있는 상상력과 귀여운 캐릭터로 '똥'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바꾸고, 올바른 배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쾌한 그림책이다. 우리 집 두 아이를 강압에 의해 배변 훈련을 시켰던 일이 생각난다. 재미있는 그림책과 노래, 율동이 있었다면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이 그림책을 보면 왠지 화장실이 가고 싶을 거 같다. ^^
(사진출처: '너도 멋진 똥을 누고 싶지?' 본문에서 발췌)